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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인터뷰

[리얼 인터뷰] 독일 LH Brands GmbH 최숙정 이사

“유럽 화장품 시장 진출 첫단계 ‘CPNP’ 인증 신문, 잡지 매체광고 영향력 커”

[코스인코리아닷컴 홍성인 기자] 독일을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 아우디(AUDI) 본사가 있는 잉골슈타트(Ingolstadt). LH Brands GmbH는 2009년 독일 잉골슈타트에 설립된 한국 화장품 브랜드 수입, 유통하는 전문 기업이다.

미샤, 잇츠스킨 등 많은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독일에 성공적으로 유통시켰으며 현재 240㎡ 규모의 한국 화장품 브랜드 멀티샵과 쇼룸을 독일 현지에 준비하고 있다.

LH Brands GmbH의 한국 화장품 쇼싱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유일한 한국인인 최숙정 이사는 지난 11월 24일 개최된 ‘글로벌 이슈, 2018 화장품 시장 현황과 전망 컨퍼런스’에서 ‘유럽 화장품 시장 현황과 전망, 한국 기업 진출 전략’을 주제로 한국 화장품 기업이 유럽 시장으로 진출할 때 갖춰야할 조건을 발표해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최숙정 이사를 만나 유럽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화장품 기업이 꼭 알아야할 사항들을 들었다.



▲ 최숙정 독일 LH Brands GmbH 이사.

독일 LH Brands GmbH는 어떤 회사인가?

독일 LH Brands GmbH의 창업주는 대학교 재학 시절 우연히 접한 한국 BB크림을 직접 사용해 보고 그 효과에 매료되어 한국 화장품 유통 사업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창업주는 2~3주 만에 피부 트러블이 완벽하게 없어진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화장품 사업에 자신감을 얻었고 온라인을 통한 소량 유통, 판매를 시작했다.

대학 졸업 후 본격적으로 한국 화장품 유통 판매사업을 구상하게 되었으며 이에 뮌헨에 있는 코트라의 도움으로 한국내 화장품 박람회 참가하게 됐다. 이때 미샤를 만나게 되었고 잇츠스킨까지 합류하게 되며 명실상부 한국 화장품 유통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국 화장품이 유럽으로 진출하기 위한 조건은 어떤 것이 있는가?

유럽 화장품 시장 진출의 첫 번째 단계는 바로 CPNP(유럽화장품인증)을 받는 것이다. 유럽화장품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유럽 현지에 책임자가 반드시 필요한데 통상적으로 인증 대행사를 직접 책임자로 지정해 인증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

인증 책임자로 선임된 인증 대행사는 인증을 받은 제품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Safety report에 대한 상세 내용을 기재해 CPNP 인증기관에 제출해야 하며 제품에 이상이 생겼을 시 즉각적으로 조치해야 하는 모든 책임을 가진다.

또 유럽으로 진출시 CPNP 인증에 필요한 또 하나의 필수 항목인 Safety report는 수출하고자 하는 제품의 안정성 보고서로 사용된 모든 성분의 질과 분량부터 부작용까지 제품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기재해 제출해야 한다.

기재되는 모든 성분은 성분별 데이터를 세분화 해 성분의 유해성에 대한 안전성을 증빙할 수 있는 데이터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한국 기업이 독자적으로 준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기에 믿을 수 있는 인증대행사를 통해 CPNP 인증을 받는 것이 관건이다.

CPNP 인증을 받고 나면 이제 현지 유통과 판매, 그리고 마케팅이 큰 문제로 다가올 것이다. 유럽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비층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소비층들이 원하는 니즈에 즉각 반응해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유럽 현지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은 어떤 것이 있나?

미샤가 브랜드샵을 오픈한 잉골슈타트는 아우디 본사가 있어 대다수 국민들의 소득수준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는 상태고 독일의 주요 화장품 소비층인 50~60대 인구 비율도 적지 않아 이미 한국 화장품을 구입할 수 있는 소비층이 확보되어 있는 도시였다.

미샤의 브랜드샵을 오픈과 함께 잇츠스킨도 유럽 시장 공략 사업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하게 됐다.

미샤와 잇츠스킨 모두 한국 본사에서 적극적인 업무 협조를 해줬으며 이 시기에 맞춰 내가 LH Brands GmbH에 입사를 하면서 한국 화장품 사업은 더욱 활기를 띄게 됐다. 한국어를 하는 한국인 직원이 한국 본사와 더 쉽고 빠르게 소통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에 회사가 점차 알려지게 됐고 회사에서 유통하는 미샤와 잇츠스킨의 브랜드도 독일에서 인지도를 쌓아갔다. 초기에는 프랑크프루트에 있는 한인 슈퍼나 마켓에서 제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고 이런 식으로 확장된 거래처를 토대로 2015년부터는 세포라, 더글라스 등 글로벌 드럭스토어에서 먼저 연락이 와 미팅을 추진하게 됐다.

홍콩 코스모프로프 같은 세계적인 화장품 박람회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 독일 멀티샵 담당자들이 미팅을 원한 것이다. 이런 미팅이 1년 이상 지속됐고 올해 초 본격적으로 세포라, 더글라스 등 대형 드러그스토어를 통해 정식으로 판매하게 것이다.

대형 드럭스토어에 들어가면서 2016년 매출은 2015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고 2017년은 더 큰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LH Brands GmbH의 경영 방침은 브랜드 수를 늘리기보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잇츠스킨과 미샤 브랜드의 현지화 정착에 노력하고 있다.

이유는 대부분의 유럽인들은 니베아 하나만 바르면 된다는 인식이 깊다. 화장품에 많은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지금껏 그들이 다양한 제품군이 있는 화장품 브랜드를 접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을 바꾸고 소비자가 다양한 제품을 구입하게끔 유도하는 마케팅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마케팅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SNS 등 뉴미디어가 아닌 바로 잡지와 신문이다. 유럽은 아직까지 잡지나 신문의 영향력이 크다.

한국은 이제 뉴미디어가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잡았지만 독일은 아직까지 전통 미디어가 강세를 띄고 있다. 이유는 소비층이 50~60대가 가장 영향력 있는 소비층이기 때문에 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잡지, 신문이 직접적인 소비와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젊은층들은 유행을 주도하면서 온라인 미디어를 이용하지만 직접적인 소비로 이어지는 비율은 높지 않다. 반면 직접적인 소비로 이어지는 세대는 50~60대고 그들은 여전히 그들과 익숙한 잡지, 신문을 보며 정보를 얻는다.

이들이 한번 구매하기 시작하면 딸, 아들 등 가족들 것까지 사가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제품을 구입하는 이른바 큰 손이 된다. 그리고 유행에 민감하지 않아 한번 본인의 마음에 드는 제품은 꾸준히 사용하는 것을 좋아한다. 제품의 기능이 업그레이드되거나 포장이 변하는 것에도 민감할 정도다.

이런 소비자들의 특성상 갑작스럽게 새로운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진입하고 큰 성과를 이룰 수 있는 시장은 절대 아니다. 한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맛보았던 단 기간내 짜릿한 성과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느긋하게 충분한 시간을 두고 기다리며 고개들이 자연스럽게 그들 생활의 일부라 인정할 수 있어야 비로소 완벽한 유럽 시장 진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홍보 마케팅 수단으로 좀 더 공격적인 바케팅 방안으로 ‘프레스데이’를 제안한다.

프레스데이는 작은 세미나실에 홍보하고자 하는 제품들을 예쁘게 진열하고 간단한 식사 등을 함께 준비해 기자들을 초청하고 가벼운 식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제품을 시용하고 제품에 대한 정보를 기자에게 전달한다. 직접 제품을 시용한 기자는 제품평을 기사화 하고 이렇게 작성된 기사는 보도자료 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을 가진다. 이 기사의 파급효과는 훨씬 더 강력하다.

또 공신력 있는 기관의 테스트에도 참가해 정식 테스트를 거치면 이 기관의 출입기자들이 자연스럽게 이 테스트를 통과한 한국 화장품을 이슈화해 보도한다. 이런 류의 기사 역시 일반 보도자료 보다 훨씬 강력한 공신력을 바탕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게 된다.

실례로 미샤의 비비크림이 이 테스트에서 1등을 하며 공신력과 브랜드 인지도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았다. 이 기사는 많은 매체에 보도되어 이슈화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유럽 진출 원하는 한국 화장품 기업에 전하고자 하는 말은?

가장 중요한 것은 느긋함이다. 제품 개발할 때 마음가짐, 초심을 잃지 않으며 오랜 시간 변함없는 공을 들여야 유럽의 문은 열린다. 절대 중국 시장에 진출했던 경험을 유럽 시장에 그대로 적용하지 말기를 바란다.

중국 시장에 도전할 때도 물론 많은 시간과 노력의 결실로 성공을 했겠지만 유럽 시장은 소비자의 특성상 그들의 마음을 얻고 인정받아야 비로소 진출할 수 있는 길이 보이기 때문에 조급하지 않고 여유를 가지고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가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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