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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칼럼

[화장품 컬럼] 중국 화장품 시장과 우리

김승중 편집위원 (대한민국화장품OEM협의회 간사)

[코스인코리아닷컴 김승중 편집위원] 중국의 화장품 시장은 경제 성장에 따른 중산층의 확대와 여성의 미용 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현재의 시장 규모는 미국, 일본에 이어 3위에 지나지 않지만 머지 않아 인구수를 반영하듯 세계 최대의 화장품 시장이 될 것이 확실하다.


이러한 거대한 시장을 두고 일찌감치 진출한 브랜드력이나 기술적으로 앞선 구미의 글로벌 다국적 기업, 일본 기업이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우리나라 기업의 확대 참여와 함께 4천개가 넘는 중국 현지 생산 기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거세게 도전하고 있는 상황으로 변화되고 있다.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은 여전히 하위권에 속하고 있는데 얼마 전 보도기사에서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의 한국산 화장품 수입액이 증가되어 일본을 제치고 프랑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는 좋은 소식이 있었다.


게다가 여러 차례의 양국 정상 회담을 통한 긴밀한 협력으로 중국에서 바라 보는 우리나라에 대한 시선은 그야말로 따뜻하기만 하다. 중국이 우리 화장품 산업에 있어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듯하다.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 화장품의 중국 진출은 1992년 수교 이후 바로 시작되었다. 당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몇몇 기업이 화장품공장을 건설하며 진출하였으나 가격이나 유통 구조 차이로 오랫동안 제대로 발전하지 못하였다. 그 시절에 절강성 항주에 화장품공장 건설을 지원했던 필자로서는 20년의 발전 과정을 되돌아보는 감회가 새롭기만 하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화장품이 좋기는 하지만 일반 중국인의 소득 수준에 비해 여전히 비싼지라 기한이 다 되거나 부도, 파산 등으로 남겨진 국내의 화장품 재고를 헐값으로 중국에 처분하는 이른바 땡처리 수출이 활발했던 시절도 있었다.


2010년 이후 중국의 경제 성장, 국민소득의 증가와 중산층의 증가, 지속적인 위앤화 절상과 함께 한국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등으로 한류 붐이 이어지고 있기에 우리나라로 오는 단체관광객이 급증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선물과 기념품으로 한국산 화장품을 찾게 되었다.


또 중국 유학생의 증가와 2011년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인 위챗(WeChat, 微信, 웨이신)의 서비스 개시와 맞물려 가격이 좋거나 질이 좋거나 잘 팔리는 화장품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한국산 화장품 리스트가 등장하게 되었으며 유학생들의 구매대행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타오바오(Taobao,淘宝网-개인과 개인간 거래, C2C)와 티몰(Tmall, 天猫-기업과 개인간 거래, B2C) 등 중국의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많은 물량을 구하려는 중개업자와 보따리가 아닌 컨테이너 수준의 기업형 따이공(帶工)이 출현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중국의 특수와 관련하여 관련한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여러 곳의 히트 상품들도 부각되어 급성장한 중소기업의 생산시설 확충과 신규 공장 건설도 요즘 한창이다. 또 새로운 기업의 화장품 사업 참여가 이어지고 있으며 OEM 기업들의 중국 진출 등으로 곳곳에서 우리나라 화장품 기업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상해, 광주, 홍콩에서 열리는 중국의 화장품 전시회마다 많은 한국 기업들과 지자체 등의 참여가 늘고 있으며 중국 위생허가와 진출을 돕는 단체의 소식과 중국 여러 도시의 보세구역 혹은 쇼핑몰 등에서 한국 상품관 설치와 입점 설명회 소식이 많아지고 있는지라 국내 유통 판매에 한계를 느끼는 기업은 중국으로 가야만 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양국간 법규와 제도 및 문화적 차이로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고도 있다. 중국에서는 한국 컨셉을 내세운 중국계 기업의 한류 브랜드의 등장, 한국산인 것처럼 위장한 중국산 짝퉁 브랜드의 해외 수출, 한국 기업 상표의 도둑 출원, 위생허가 책임회사인 파트너 기업의 돌변 등의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으로의 총판권 및 수권서 부여와 해지에 있어 분쟁이 발생하는가 하면 비정상 경로로의 상품 유출, 지나치게 유사한 모방 상품과 짝퉁 상품의 출현 등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특정 화장품들은 다양한 경로로 중국에 들어가서 상점이나 온라인 등을 통해 여기저기서 팔고 있기에 한국산 정품을 인증해 달라는 요구에 이어 유통 판매처에 대한 경로 지정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심지어 중국에서 수입품을 구매하기 보다는 한국에서 구매해야 한국산 정품이라는 인식도 지니고 있다.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매출을 위해 경로와 판매처를 따지지 않고 무분별하게 상품을 내준 것이 이제는 가격 경쟁과 정품 논란에 휘말려 성장의 발목을 잡힐 우려가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중국내 화장품 공급망 정비와 유통 질서 안정화를 통해 중국 소비자의 혼란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필자가 중국 산동성의 2,3선급 도시의 한국 상품 박람회와 한국 상품관을 방문하였을 때 브랜드 기업이 아닌 유통사들이 입점하여 같은 상품들을 여러 곳에서 전시 판매하는 것을 보고 중국 소비자들은 어느 곳에서 파는 게 한국산 정품인지를 묻는 경우를 많이 목격하게 되어 구매 장소의 신뢰도가 구매 결정의 요인이 되는 문화적 차이도 실감하게 되었다.


한편 중국 진출에 따른 상표등록과 위생허가 과정에서도 살펴볼 것이 있다. 상표를 중국인에게 선점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위생허가만 받으면 팔린다는 것도 큰 착각인 듯하다. 위생허가 비용을 대주겠다, 허가를 빨리 빼주겠다는 식의 호의적 선심은 한번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중국의 법규와 제도에 따라 정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올바른데 쉽고 편한 길을 택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다. 


중국 진출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중국내 상표등록이 필요하며 그 이후에 중국시장에 상품 견본 배포와 직구 등을 통한 시장반응 평가를 보고 반응이 있는 품목에 대해서 주중책임회사의 선정과 함께 위생허가를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중국 사업에 성공하려면 진정한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중국 파트너들이 돈이 되도록 해야 한다. 단기간에 성취하기보다는 오랜 기간을 두고 교류해야 한다. 그래야 대를 물려가며 사업이 이어진다” 라는 조언에서 중국에서의 친구(朋友)들과의 동업, 투자, 꽌시(关系, 관계) 등에 관한 이야기는 중국 기업과 어떻게 교류 협력을 해야 하는가를 느끼게도 한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제도 변화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자국의 화장품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순순히 외자계 기업에 기회를 내주지는 않을 듯하다. 중국의 화장품 기업들은 경험과 기술력이 부족하여 현재는 우리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우리의 진출 속도 그 이상으로 중국 기업들이 성장하고 있어 언제까지나 승승장구할 수는 없다고 본다.


지리적으로 가까이 있어 수많은 사람들이 중국을 오가며 중국 시장을 개척한다는 것에서 희망을 보기 보다는 이러한 중국인들의 정서와 제도적, 문화적 차이를 알고서 지속성장을 위한 전략적으로 진출한 기업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였다.


장삿속 나들이 형태로 중국을 오가는 활동이 아닐까? 중국의 화장품 시장에서 우리에 대한 요구는 훈풍인데 우리 측은 열풍, 광풍과도 같은 분위기로 대응 진출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중국의 IT 기업 샤오미(小米, Xiaomi)의 경우처럼 얕잡아 보던 ‘대륙의 실수’가 ‘대륙의 실체’로 추월하고 있음에서 우리의 화장품도 예외적일 수는 없다고 본다.





김승중  대한민국화장품OEM협의회 간사


프로필 : (주)아리바이오 화장품사업부 대표 및 경영고문, 대전대학교 겸임교수(뷰티건강관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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