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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칼럼

[화장품 컬럼] 화장품 산업의 핵심 기술 :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하재현 편집위원(아이이씨코리아 대표)

[코스인코리아닷컴 하재현 편집위원]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은 지난 수십년 동안 기술적 발전을 거듭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 세기부터 앞으로 수십년 이후까지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 오고 또 이끌어 나갈 기술들은 다음 순서의 키워드로 볼 수 있다 : 제형화 기술(formulationtechnology), 바이오 기술(bioengineeringtechnology), 영상화 기술(imaging technology), 스마트 기술(smart technology).

수십년 전에는 화장품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만 있으면 화장품을 생산하고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대였다. 이 시대에는 외국의 새로운 제품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중요한 R&D 활동 중 하나였다. 계면화학을 근간으로 하는 유화, 가용화, 분산 기술 등 제형의 안정화를 위한 제형화 기술(formulationtechnology)은 신제품 개발의 핵심 기술이었다.

마이크로에멀젼, 팩, 무스 등 새로운 제형을 개발하는 기술과 불안정한 비타민이나 식물 추출 성분을 캡슐화하는 등의 안정화 기술은 혁신적인 제품 개발의 기반이 됐다. 비비크림이나 에어쿠션과 같은 제형화 기술은 여전히 화장품 산업에서 혁신을 이뤄내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하지만 산업이 발전할수록 바이오 기술 등 다른 분야와 접목된 기술은 제형화 기술 못지 않은 중요성을 갖게 됐다.

피부과학을 바탕으로 화장품 소재의 생리적 기전을 연구하고 실용화하는 것은 바이오 기술(bioengineering technology) 시대의 핵심이다. 피부 구조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matrixmetalloproteinase : MMP)의 발현 억제와 콜라겐(collagen) 생합성 증가 촉진, 광노화 이론에 기초한 세포 내 생리 기전에 관한 연구결과들은 레티놀(retinol)이라는 주름개선 소재를 베스트셀러로 만들었다.

멜라닌 색소 생성 기전, 기미 등 색소 침착 질환의 원인에 관한 연구, 유전자 수준 또는 단백질 수준에서의 티로시나아제 억제제(tyrosinaseinhibitor) 연구들은 비타민C 유도체들과 알부틴(albutin) 미백 소재로서 각광받도록 했다.

바이오 기술을 근간으로 인삼의 사포닌(saponin), 녹차의 카테킨(catechin), 포도의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 등 다양한 천연물 유래 소재들이 화장품에 도입됐다. 피부에서 칼슘 이온의 역할, 물분자 수송 단백질에 관한 연구, 세포 지질과 피부장벽기능에 관한 연구는 보습제 개발에 응용됐다.

유전자 수준과 단백질 수준에서 피부의 생리적 특징과 화장품 소재의 기전을 연구하는 바이오 기술은 현 시대 화장품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 나가는 주요 동력이 됐다. 더 나아가 게노믹스(genomics, 유전체학)와 프로테오믹스(proteomics, 단백질체학) 연구는 미래의 개인 맞춤형 화장품 개발에 응용될 기술로 기대되고 있다.

여전히 제형화 기술과 바이오 기술은 화장품 산업을 이끌어 나가는 핵심 축이지만 최근에는 영상화 기술(imaging technology)을 통해 화장품의 품질과 효능을 보여 주는 시대가 시작됐다. 화장품의 효능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여 주는 것은 미디어 시대의 중요한 마케팅 기법이 됐다.

피부를 생검(biopsy)하지 않고 피부 속 단층을 영상화하는 초음파영상(ultrasound imaging), 공초점 레이저 현미경(confocal microscopy), 광간섭단층영상(optical coherencetomography) 등 다양한 영상 기법들이 화장품의 효능을 입증하는 기술로서 널리 활용되기 시작했다.

고해상도 비디오현미경(video-microscopy), 모아레 이미징(moiré imaging), 격자주사식 3차원 형상측정기술(fringe projection) 등 다양한 기법들 덕분에 피부 표면의 거칠기, 주름, 모공의 정량, 정성적 분석과 영상화가 가능하게 됐다.

편광 가시광선, UV 광선 등을 이용한 전안 촬영 장치는 피부 표면의 색상과 멜라닌 색소 분포, 피지, 혈류 분포 등을 분석하는 기법으로 이용되고 있다. 전기, 전자, 광학 등 다른 분야와 기술 융합을 통해 더 다양하고 정밀하며 높은 해상도의 영상화 기술들이 화장품 산업에 지속적으로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세대는 즉각적이고 상호소통 방식의 스마트 기술(instant & interactive smart technology)을 이용해 영상으로 보여 주는 것을 뛰어 넘어 화장품 생산자와 소비자가 접촉하고 공유하고 소통하는 방식으로 산업이 발전되어 나갈 것이다.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자신의 얼굴에 메이크업 제품의 색상 적용을 미리 시행해 본 후에 제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것은 스마트 기술의 한 예이다.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개인의 당일 피부 상태를 체크하고 피부 상태에 따라 보습, 탄력개선, 미백, 피부색 표현 등 적합한 화장품을 선택하도록 도움을 주는 기술도 개발될 것이다. 생산자의 인터넷 서버를 통해서 소비자의 피부 클레임을 즉각적으로 수집하고 대응하는 소통 기술이나 신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기 전에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 그룹에게 배포된 화장품의 사용후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분석하고 마케팅에 응용하는 기술도 개발될 것이다.

화장품 산업은 만드는 기술(formulation technology)에서 피부에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기술(bioengineering technology)을 거쳐 제품의 특징과 성능을 더 잘 보여 주는 기술(imaging technology)로 발전해 왔다. 미래에는 제품의 품질과 성능을 소비자들과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소통하면서 품질을 개선하는 기술(smart technology)의 시대가 될 것이다.

화장품 산업의 기술 발전은 문명의 발전과 같다. 마치 철기 기술을 보유한 부족이 청동기 시대의 부족에 대해 우월성을 가지듯이 기술 발전 단계의 후순위를 누가 먼저 선점하는가에 따라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세계 화장품 산업은 이미 위 기술 발전 단계의 후반부인 보여주는 기술(imaging technology) 단계에 도달해 있고 소통하는 기술(smart technology)을 시작하고 있다.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 전체가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에 뒤쳐지지 않고 오히려 앞서 나아가 국제적인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길 기원한다.

하재현 편집위원

프로필 : 아이이씨코리아 대표이사, 대전보건대학교 화장품과학과 외래교수, 한국피부장벽학회 이사, 전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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