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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칼럼

[화장품 컬럼] 2016년 7월 중국은 지금…

신윤창 편집위원(중국 청도 세라젬화장품 법인장)

[코스인코리아닷컴 신윤창 편집위원] 7월 한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결정하자 연일 한국의 방송과 신문이 시끄럽다.

발표 당일 한국의 화장품 회사 주가가 일제히 폭락했고 배치 결정된 지역주민들의 반대시위도 시끄럽지만 아무래도 최근 한국 화장품의 돈줄을 쥐고 있는 중국의 경제적 보복이 이어질까 걱정의 소리가 무척 높다.

실제로 중국은 자유무역을 하고 있지만 공산당 1당 독재로 이뤄진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이를 간과하고 한국에서 손쉽게 무역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공산당의 파워가 얼마나 큰지를 잘 모른다. 한마디로 정부에서 하지 마라 하면 무조건 하지 말아야 한다. “설마 그렇게까지나 하겠어?” 하는 일이 실제로 이뤄지는 곳이 중국이다.

그래서 중국 관광객인 요우커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는 유통, 관광업계는 중국 정부가 가장 손쉽게 타격을 줄 수 있는 분야로 손꼽히고 있으며 그 중심에 화장품이 있다.

특히 면세점의 매출 비중을 보면 올해 상반기 롯데면세점의 경우 서울 시내 매장을 기준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구매액이 전체 매출의 78%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신라면세점도 서울 장충동 매장 매출의 80%를 중국인에 의존했고, 공항 면세점까지 더해도 중국인 매출 비중이 65%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온라인을 통해 해외에 직접 판매를 하는 ‘역직구’ 시장도 중국 의존도가 상당히 크다. 올해 1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급증한 4,787억원으로 처음으로 직접 구매액을 추월했다. 이 중 중국의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티몰(Tmall.com)과 징둥상청 등을 통한 중국 판매 비중이 70%에 육박했는데 특히 마스크팩 등의 한국 화장품과 휴대전화 등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크게 인기를 끌었다.

이중 티몰은 중국 내 온라인 화장품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화장품에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티몰 글로벌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티몰 글로벌 입점 한달 만에 300만위안 이상 매출을 달성했고 2015년 11월 11일 광군제 당일에만 리엔 윤고 제품 18만개 판매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렇게 한국 화장품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사드 배치를 전격 결정해 발표했으며 이에 반대하는 중국 언론이 한국과 사드에 대해 연일 부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요우커들의 한국여행에 대한 제재를 할 가능성도 있으며 여론이 ‘반한(反韓)’ 분위기를 몰아가게 되면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쉽게 잘 따르는 경향이 있어서 중국에서 화장품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본인도 크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회사의 각 부서를 돌아다니며 50여명의 직원들에게 사드와 관련해 TV나 인터넷에서 보거나 들은 기사가 있는지, 또는 중국인들끼리 하는 이야기는 없는지를 물어 보았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사드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었으며 설사 알고 있더라도 크게 신경쓰지도 않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중국인 개인이 아닌 조직과 유통은 달랐다. 이미 내가 속한 세라젬화장품이 거래하고 있는 대리상들 사이에는 사드와 관련해서 한국 화장품 불매운동에 대한 글이 웨이신(위챗)을 통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래는 웨이신 내용을 번역한 글의 일부이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에 와서 열병식에 참석해 중국 국민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을 동의했다. 박근혜 정부는 남중국해 분쟁을 틈타 등 뒤에서 칼이 꽂았다. 이제부터 중국 시람들은 한국산 제품, 한국 스타, 한국 배우 등을 모두 다 배척해야 한다. 그들은 우리의 돈을 벌면서 우리나라를 해한다. 중국인들이여 일어나라!”

가뜩이나 홍수와 폭염이 강타하는 중국의 7~8월 비수기 속에서 이 같은 사건으로 우리는 지금 중국에서 영업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중국 경쟁사의 애국심을 이용한 조직적인 활동으로써 한국 화장품을 극복하기 위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화장품 회사의 반격의 기회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론 다행스러운 것도 있다. 사드의 대항마격인 대사건으로 7월 12일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가 지난 3년 6개월간의 심리를 마치고 만장일치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남중국해는 그동안 필리핀과 베트남의 배타적 경제수역과 겹쳐 이들 국가와 중국 간에 조업 갈등이 있었는데 실상은 어업보다 군사적 요충지를 확보하기 위한 중국과 미국간의 갈등인 것이다. 이번 판결로 암초 위에 인공섬을 만든 중국의 조치는 그 실효성을 잃게 됐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은 남중국해가 역사적으로 중국의 영토라면서 중국의 영토 주권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중재판결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중국과 미국 사이의 긴장이 계속 커질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 이쯤되면 중국과 대립되고 있는 미국의 군사적 요충지인 남중국해와 한국의 사드 중 중국인들에겐 어떤 것이 더 심각하게 작용될까? 나는 남중국해 영유권이 더 크다고 본다. 실제로 과거 중국과 일본의 분쟁지역 센카쿠열도 혹은 다오위다오의 경우 때도 중국인들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하며 거리로 뛰어나와 반대 시위를 했으며 내가 거주하고 있는 칭다오에서는 일본 자동차 회사에 난입해 자동차를 부수는 폭동수준의 사건도 발생했었다.

남중국해 영유권 판결에 대해 한국의 아이돌 가수 중에 빅토리아 등 중국 출신 아이돌들이 SNS를 통해 ‘중국은 한 점도 작아질 수 없다’는 글과 함께 남중국해 판결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으며 미쓰에이의 페이, 피에스타의 차오루, 슈퍼주니어M 조미, 엑소의 레이 등이 지지 입장을 보였다.

그러자 중국 네티즌 중에는 중국에서 활동 중인 소녀시대 윤아에게도 ‘중국에서 계속 돈을 벌고 싶다면 빨리 입장을 표명하라’며 입장표명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아직 중국의 젊은이들에겐 여전히 한국의 드라마와 노래가 인기 있으며 골치 아픈 정치보다는 한국의 연예인들처럼 이뻐지고 싶어하는 욕망이 더욱 강하다.

7월만 해도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큰 인기를 끌어 회당 평균 1,250만건의 조회수로 7월 6일까지 누적 1억 1,000만건을 넘어 섰고 송중기가 아시아 투어의 마지막을 상하이에서 장식했다. 또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라바(Larva)’가 250억원에 달하는 계약을 통해 중국에 진출하게 됐으며 치맥열풍에 이어 우리나라의 삼계탕이 중국에 수출됐고 화장품 업계에선 이니스프리가 상하이 디즈니랜드에 화장품 브랜드론 유일하게 독점 입점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제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발표한 사드 배치를 우리가 막을 수 없다면 그 후 폭풍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화장품업계에선 더욱 중국 소비자들에 대한 진정한 마음이 중요하다.

무조건 제품만 많이 팔겠다는 생각으로 과열경쟁, 가격인하, 따이공, 덤핑 같은 수단들을 버리고 진정 중국인들 속에 좋은 회사로 좋은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한 노력이 진정성 있게 그들의 가슴 속에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 분명 중요한 사실은 그런 브랜드만이 국경을 초월하고 정치를 초월해 소비자들 마인드 속에 계속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신윤창 편집위원
프로필 :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동 대학원 MBA 석사. 1988년 LG전자 입사이래 피어리스화장품, 애경산업, 필립스전자, 미니골드, LG생명과학 등의 여러 회사에서 마케팅과 영업을 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지금은 중국 청도 세라젬화장품의 법인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챌린지로 변화하라>, <우당탕탕 중국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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