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02 (목)

  • 구름많음동두천 18.0℃
  • 구름많음강릉 21.4℃
  • 구름많음서울 19.1℃
  • 구름많음대전 16.5℃
  • 맑음대구 13.2℃
  • 맑음울산 16.9℃
  • 구름많음광주 16.4℃
  • 구름많음부산 18.2℃
  • 구름많음고창 17.9℃
  • 맑음제주 17.7℃
  • 구름많음강화 18.0℃
  • 맑음보은 12.9℃
  • 맑음금산 11.6℃
  • 구름많음강진군 13.2℃
  • 맑음경주시 12.0℃
  • 맑음거제 18.3℃
기상청 제공

화장품칼럼

[화장품 컬럼] 중국 온라인 시장 진입

신윤창 편집위원(세라젬헬스앤뷰티 한국, 중국 대표이사)

[코스인코리아닷컴 신윤창 편집위원] 지난 컬럼에서 중국 진출을 모색할 경우 온라인 시장에 먼저 진출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게재한 바가 있다. 그것은 중국 시장을 잘 모르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유통의 진출은 많은 시행착오와 함께 비용과 시간과 노력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온라인 유통이 오프라인보다 수월하다는 것이지, 온라인 유통에 누구나 쉽게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지금 중국의 온라인 시장은 끝물이라고 할 정도로 이미 한국의 수 많은 브랜드가 싸우고 있는 치열한 전쟁터이다.

그래서 내가 몸담고 있는 세라젬H&B의 경우도 2년을 준비한 온라인 브랜드가 주력 쇼핑몰에 제대로 입점하지도 못한 형편이라서 지금은 부진재고를 처분하기 위해 또 다른 온라인 점포를 기웃거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점에서 중국의 온라인 시장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중국 온라인 시장은 화장품의 경우 크게 C2C와 B2C로 구분한다. C2C는 오늘날 중국의 온라인 시장을 일궈온 오픈마켓으로 알리바바의 타오바오(taobao.com)가 대표적이다. B2C는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입점해 판매하는 시장으로 T-mall(티엔마오,天猫), VIP, JD(징동상청), Jumei(쥬메이) 등이 주력 플랫폼을 형성하고 있다.

2015년 중국 온라인 소매 매출액(B2C, C2C)은 약 3조 8,800억 위안(약 685조 원)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특히 2015년엔 B2C의 성장세가 지속되어 B2C 비중이 51.9%를 차지해 C2C를 초과하며 온라인 소비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온라인 소매 매출액 평균성장률은 과거 2011년 이후 50% 내외였던 반면에 2013년부터 성장율이 계속 둔화되어 가고 있지만 여전히 매력있고 거대한 기회를 가지고 있는 시장이라 할 수 있다.

중국 봉황망은 ‘2016 중국 200대 브랜드 순위’를 인용해 타오바오가 2,300억위안(38조40,000억원)의 브랜드 가치를 가지고 있는 중국 최고의 브랜드로 꼽혔다고 9월 21일에 보도를 했다.

그러나 명성에 걸맞지 않게 타오바오는 온갖 불법유통이 판을 치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짜상품뿐 아니라 한국에서 불법 따이공으로 들여온 제품들도 버젓이 팔리고 있으니 말이다. 지난해만 해도 타오바오에서 제공하는 분석자료에 의하면 판매랭킹 10위 안에 들어오는 한국 화장품들 중 대부분이 위생허가 없이 들어온 불법유통 제품이었다.

그러자 알리바바는 최근 ‘타오바오 소비자분쟁 규범’을 발표하고 따이공을 통한 통관을 엄격히 통제하며 정식통관을 거친 수입상품만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가짜상품 근절을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타오바오에선 외국인이라도 여권만 있으면 누구나 상점을 개설하고 판매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상점 하나 개설해서 판매를 한다는 것은 조족지혈(鳥足之血)의 수준으로 누구나 성에 차지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주로 이용하는 것이 타오바오의 많은 거래선을 가지고 있는 벤더 또는 도매상인데, 문제는 유통질서가 무너지고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타오바오는 기업이나 유통에서 부진재고를 땡처리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중국 내수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오프라인 유통에 정상매출한 제품이 재고를 처리하려는 유통 측에서 타오바오에 덤핑해 소비자에게 할인판매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타오바오는 어찌보면 필요악과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반면 해마다 11월 11일 광군절(Solo day)만 되면 기록을 갱신하며 10조가 넘는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을 하루만에 해치우는 알리바바의 T-mall은 입점 조건이 보통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판매하려는 브랜드가 반드시 위생허가를 받은 상품으로 중국 내 상표권을 받은 지 3년 이상 경과해야 하며 입점 보증금과 매년 관리비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조건에 부합되어 간신히 T-mall에 입점했다 해도 브랜드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거나 매출이 부진하면 담당 MD도 없이 그저 방치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T-mall에는 다양한 이벤트 플렛폼들이 연결되어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곳인 취화산(聚划算)은 매일 파격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반짝 이벤트 플랫폼이다.

T-mall에서 어느 정도 인정 받을 수 있는 매출을 올리려면 취화산의 파격할인 이벤트는 필수 코스이지만 이마저도 쉽지가 않다. 제품을 할인 판매 하는데도 참가비만 수천만원을 내야 하며 설령 돈을 냈어도 잘 필릴 것 같지 않은 무명 브랜드는 담당 MD가 이벤트 일정을 쉽게 잡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수 많은 브랜드가 광군절에 참가할 수 있는 조건을 달성하기 위해 줄을 서 있기 때문에 무명 브랜드는 돈을 주어도 취화산에 들어가는 것조차도 힘든 게 현실이다.

T-mall은 매년 8월 광군절 행사에 참가할 업체와 브랜드를 선정하는데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매출실적을 1~7월까지 달성해야만 참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 업체들은 취화산과 같은 다양한 이벤트 플랫폼에서 각종 행사를 통해 매출을 올리려고 혈안인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T-mall에서 이룬 매출실적은 그저 T-mall 하나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중국에서 T-mall은 일종의 온라인 플래그쉽 스토어이기 때문에 T-mall에서 성공적인 매출이란 곧 쥬메이, 징동상청과 같은 다른 B2C 쇼핑몰에 자동적으로 입점되어 더 많은 판매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약속과도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 온라인 시장에 노크하기 위해선 어렵겠지만 시간을 가지고 철저히 준비를 해 T-mall에 입점부터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한편 모바일과 SNS의 급속한 성장에 부응해 텐센트가 운영하는 웨이신(WeChat)의 비즈니스 모델도 주목할 만하다. 웨이신의 무엇보다도 큰 장점은 T-mall과는 달리 기업의 공식계정으로 자체 쇼핑몰 개설이 매우 쉽다는 것이다. 또 홍보와 이벤트를 통해 웨이신의 팔로어를 늘리면, 웨이신을 이용하는 팔로어들을 대리상으로 흡수하여 판매를 할 수도 있는데, 이것이 최근 2년간 관심의 대상인 ‘웨이상’이다.

그러나 지금의 웨이상들은 조직화되어 있는 거대한 유통의 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또 개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판매를 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역시 불법 제품들이 쉽게 거래도 되고 있다. 즉, 온라인 쇼핑몰에서 근절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불법거래가 모바일 웨이상으로 옮겨간 형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온라인 상점보다 웨이상들과 거래하는 것은 까다로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쉽게 중국에 화장품을 판매할 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웨이상들도 누구에게나 쉽게 판매할 수 있는 한국의 유명 브랜드들을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차별화된 컨셉의 한국산 화장품이라면 중국에서 웨이상 조직을 갖춘 회사와 조인해 중국 모바일 유통에 진입하는 것도 크게 어렵진 않을 것이다.

이젠 역으로 웨이상을 통해 웨이신에서 소문이 나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가 알려지면 그 후에 온라인 B2C 플랫폼에 진출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내가 중국에서 실제로 겪었던 것이다.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세라젬H&B는 중국법인에서 온라인 전용 브랜드인 ‘라시에’를 개발해 어렵게 T-mall에 입점하였으나 알려지지 않은 중국산 브랜드의 한계로 취화산에서 행사 한번 못한 채 온라인 진입에 실패했다.

그 후 절치부심해 ‘Made in Korea’ 브랜드인 ‘베리브’를 위생허가를 승인방다 곧 10월이면 웨이상 거래를 시작하게 된다. 참고로 한국에서 보따리로 화장품을 사와서 개인이 판매하는 웨이상이 아니라 비교적 큰 조직을 거느린 웨이상들은 따이공 제품보다 위생허가 받은 제품을 원한다.

요즘은 중국 정부의 단속이 심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들도 규모가 있는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으로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거래를 원하기 때문임을 명심해야 한다.

신윤창 편집위원


프로필 :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동 대학원 MBA 석사. 1988년 LG전자 입사이래 피어리스화장품, 애경산업, 필립스전자, 미니골드, LG생명과학 등에서 마케팅과 영업을 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지금은 세라젬헬스앤뷰티 중국법인과 한국법인 통합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저서 : <챌린지로 변화하라>, <우당탕탕 중국이야기>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