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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칼럼

[특별기고] 화장품 미생물 오염과 CMIT/MIT 사태의 근본 대안은?

김정근 대표 "화장품 품질수준 국제화 발맞추어 나아가야"

[바이오엠텍 김정근 대표] 지난 5월 30일 아모레퍼시픽 브랜드숍 아리따움에서 지난 1월 출시된 ‘볼륨업 오일 틴트’ 일부 제품에 대해 자진 회수 행정처분이 내려 졌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밝혔다. 아리따움은 최근 자체 품질검사 과정에서 일부 제품이 미생물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 자진 회수를 한 것이다.

필자가 처음 이 기사를 접했을 때 조금 의아한 것은 출시한 지 거의 5개월이 지나서야 이런 리콜 결정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결국 미생물 오염 사실을 뒤늦게 알고 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참고적으로 오일 틴트 등 오일 유형의 제품은 방부제를 넣는다하더라도 방부력의 효과를 미치는 경우가 미미하므로 위생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조 환경의 청결이 무엇보다 우선적이다.

이후 9월에는 몽드드 오리지널 아기 물티슈에서 기준치를 무려 4,000배 초과한 일반세균이 검출됐다. 태남메디코스(주)가 제조해 (주)몽드드가 유통시킨 이 제품에서 일반 세균이 400,000cfu/g이나 검출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소비자원은 기준 위반제품의 자발적 회수와 시정을 권고했고 이에 해당 업체의 자발적 회수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물이 주성분인 물티슈는 제조유통 과정에서 오염된 미생물이 증식할 가능성이 커 세균과 진균의 오염 억제는 기본중의 기본이다. 또 물티슈는 제형상 방부력이 티슈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항균력이 저해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예전에도 물티슈가 일본으로 수출됐을 때 곰팡이 때문에 리콜되어 상담한 사례도 종종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CMIT/MIT 관련 논란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CMIT/MIT가 물티슈에 이어 이번에는 치약 등 생활용품과 화장품, 그리고 식기 세척기까지 검출되면서 이와 관련된 혼란이 점점 가중되고 있는 추세다.

이런 문제에 대한 근원적인 해결책은 없을까? 문제의 해결을 위해 단순히 CMIT/MIT가 들어간 해당 업체의 제품만 수거한다면 문제점이 해결되는가? 소비자나 업체들은 여전히 이 문제에 대해 찜찜해 한다. 좀 더 화장품 미생물이나 방부제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속 시원한 해결책을 원하지만 여전히 이 문제에 대해서는 속 시원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화장품 미생물 문제와 CMIT/MIT 논란 문제는 연결된 고리와 같다. 국내에서도 이제 미생물 오염 사례가 발생되고 있는 추세다. 국내 1위 업체에서 미생물 관련 리콜 사태가 발생된 것을 시작으로 립글로스 오염부터 아기 물티슈 미생물 오염 문제 등 이제 한국도 점점 미생물 문제가 부각되기 시작하고 있다.

아기들이 쓰는 물티슈가 세균 범벅이라는 이런 끔찍한 지금의 현실에서 과연 안심이라는 문제가 이제는 추상적인 차원이 아닌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라는 시급할 시점이라고 본다. 또 지금까지 업계의 관례는 어떠했는가? 미생물 문제는 간단히 더 강하고 독한 방부제로 해결하려는 안일한 태도에서 CMIT/MIT라는 문제가 촉발된 것이 아닌가?

연이어서 발생되는 이러한 화장품 미생물 오염 문제들과 여려가지 방부제 관련 이슈들은 국제적으로 우리나라 화장품에 대한 인식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한국에서 생산하는 화장품들이 세균 덩어리 혹은 방부제 투성이인 것처럼 인식되어 한국 화장품에 대한 국제적 품질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킬 것이며 한류 열풍에 힘입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화장품 수출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게 된다.

CMIT/MIT 문제도 비슷하다. 단순히 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안전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회수되어야 하는 상황이고 소비자들도 이 치약을 써야 되는지 말아야 되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사용해 왔다면 과연 나에게 무슨 위해가 있는 건 아닌지 혼동스럽기 그지 없는 상황이다. 어느 것 하나 뚜렷하고 적절한 해결책이 보이지가 않다.

결국 화장품 미생물 대책에 대한 전문적인 시스템의 부재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미생물이나 방부제 문제는 득과 실이 없는 문제다. 세균의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문제이기에 미생물에 안전한 최소 조건의 방부 시스템인 중간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며 그 중간점에서 벗어날 때 이런 문제는 끊임없이 발생할 것이다.

방부제는 과해서도 덜해서도 안된다. 그러기 때문에 제품마다 적절한 방부 시스템을 구축해서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최우선일 것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적절한 방부 시스템에 대한 규정이 없다. 하지만 미국, 유럽 등 외국에서는 이와 관련한 규정과 가이드라인이 제정되어 이 기준에 따라 시행되고 있다.

방부제는 적은 양으로 최대의 효과를 발휘하려는 가성비의 논리, 깨끗하고 위생적인 환경보다는 강한 방부제 하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편리성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서 계속해서 강한 방부제를 사용하거나 과다하게 처방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이다.

과하거나 강한 방부제 사용은 순차적으로 세균 내성의 문제로 발전하게 된다. 내성균 1만리만 있어도 모든 제품내 미생물은 폭발적으로 증식하게 되며 기존의 방부 처방으로는 저해가 불가능하게 된다. 문제는 이런 내성 문제가 방부제의 농도와 비례해서 발생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작업환경의 세척과 멸균에 대한 전문적인 접근 방법, 검증의 단계를 통해 제조 환경이 미생물로 부터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화장품 미생물 시험법도 구체적으로 제품의 유형과 방부력에 따라 달라진다. 즉, 미생물 검사를 했을 때 충분히 제품의 생균수와 병원성 균을 검출할 수 있는지 여부를 사전에 제품별로 희석액과 희석 비율에 대한 검증을 해줘야 한다. 이러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게 되면 미생물이 발생된 제품을 제품 출시전 사전에 알지 못하고 출하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화장품 미생물은 방부력에 의해 검출될 수 있는 조건이 달라지기 때문에 최적의 중화액과 희석 비율의 조건을 찾아야 한다.

화장품 미생물 관련 문제는 사실상 눈에 보이지 않는 오염 문제를 찾아내고 검출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최첨단의 검출 장치 분석기기를 갖춘다고 해결할 수 있는 측면과는 거리가 멀다. 이 분야는 무엇보다 미생물 담당자의 경험과 숙련도 해당 분야와 관련된 지식이 필요하다.

필자도 교육을 하면서 종종 화장품 미생물 분야를 외과수술과 비교를 많이 한다. 수술과 관련된 책은 많이 있지만 일반인이 수술과 관련된 책을 보고 환자를 수술할 수 있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수술할 수 있는 사람은 의사들 밖에 없고 의사들은 의과 대학을 다니는 내내  관련 서적을 통해 공부하고 무엇보다 교수의 지도하에 직접 수술 경험을 쌓게 된다.

미생물 관련 경험도 마찬가지다. 개개인의 자질, 경험, 전문성이 중요하다. 어떤 특정의 기계나 분석기기를 통해 하는 실험과는 그 의미가 달라진다.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현재 우리나라의 화장품 미생물 관련 수준은 아직 외국 수준과 비교해 매우 열악한 측면을 감출 수가 없다.

화장품 미생물 문제는 소비자들에게 자칫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접근은 좀 더 체계적이어야 하며 제조환경의 세척과 멸균, 작업자, 시험법, 화장품 처방, 실험자들에 대한 각 단계별  검증의 단계를 둬 미생물 오염으로부터 자유로운 제품을 출시해야 하며 이 모든 방법이 국제적인 규격과 일맥상통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종종 외국으로 제품을 수출했는데 미생물이 발생해서 리콜위기에 직면한 제품에 대한 상담 사례를 접하게 된다. 그런 경우를 볼 때마다 외국 규격에 맞는 시험법을 사전에 숙지했다면 이런 경우를 당하지 않았을텐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게 된다.

또 역으로 외국계 회사가 국내 회사와 ODM OEM 계약을 맺으면서 미생물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곤란을 겪고 있는 경우도 비일 비재하게 발생하게 된다.

이제 우리나라 화장품은 중국이나 일본, 유럽, 미국, 동남아시아 등 세계 모든 국가에서 그 국제적 위치를 공고히 하면서 최고의 수출 효자 품목이 되고 있다. 이에 걸맞게 화장품의 품질 수준도 국제화에 발맞춰 나가야 한다.

미생물은 무엇보다 예방론적인 측면이 강하다. 미생물이 발생하기 전 그 원인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며 출시 전에는 소비자에게 어떤 위해가 가지 않도록 사전에 100% 병원성 균을 검출할 수 있는 정확도를 갖추어야 한다. 이미 외국에서는 화장품 미생물과 관련해 많은 경험이 있으며 이에 관련해 EU, CTFA, USP 등에서는 미생물 관련 규정을 제정해 놓았다.

우리나라도 하루속히 업계의 화장품 미생물 관련 수준을 국제적 수준으로 격상시켜야 한다. 이제 우리나라 화장품 수요자는 국내가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해야 한다. 모든 화장품 미생물 시험법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시험법을 지향해야 한다. 이것은 소비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이미 1970년대 마스카라에 녹농균이 감염되어 사람의 눈이 실명된 뼈아픔 사례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금보다 화장품 미생물에 대한 투자와 교육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 예전에 대부분의 회사를 보면 미생물 담당자가 많아야 1~2명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나마 담당자의 시간적인 업무 배분에도 전문적으로 맡겨 두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런 환경 속에서 미생물 교육 기회를 찾기가 힘들고 대부분 관련 정보를 통해서 홀로 독학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행히 요즘은 화장품 미생물 교육기회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문성을 키우기에는 시간과 프로그램이 충분치 않는 것이 사실이다.

화장품 미생물 관련 문제는 All or Nothing인 경우가 많다. 지금 당장이라도 아니 내일이라도 터져 나올 수 있는 것이 미생물 문제다. 미생물 한마리가 하룻밤이면 백만마리 수준으로 증가한다. 방부제에 의해 내성을 갖게 되면 그런 문제는 얼마든지 발생한다. 이런 모든 문제를 방부제 하나로 해결하겠다고 하는 자세는 너무나도 어처구니가 없는 발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화장품 회사에서는 관련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며 전문인력에 대한 교육 투자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진정으로 우리나라 화장품이 세계화로 나아갈 수 있는 품질 인프라를 구축하는 길이며 세계화의 초석이 될 것이다. 

김정근 바이오엠텍 대표이사
 
프로필 : 
바이오엠텍 화장품 방부력 미생물 시험 품질관리 ISO-GMP 연구소장 겸 대표이사, 대전보건대학교 겸임교수, 화장품 미생물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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