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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칼럼] 정도경영과 CSR
신윤창 편집위원(세라젬헬스앤뷰티 한국·중국 대표이사)
장미란 기자 pressmr@cosinkorea
기사 입력 2017-04-2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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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인코리아닷컴 신윤창 편집위원] 요즘 사드의 영향으로 중국 정부의 준법규제가 심해 중국 수출길이 막혔다든가,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로 국내 면세점이나 서울 중심가 화장품 매장의 매출이 급감했다는 기사를 자주 접한다.

자사(세라젬H&B)는 7년 전에 중국법인을 설립해 중국 내에서 직접 브랜드와 제품을 개발·생산·판매를 하고 있으므로 이런 점에선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상황이지만 나름 다른 면에서 사드의 영향을 받고 있다.

물론 당연히 매출이 감소했다. 여기서 감소란 말은 2016년 대비 성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말이다. 자사의 1/4분기 전년 대비 매출성장률은 11%로 사업계획 목표 25% 성장에 도달하지 못했다. 약 35조원에 달하는 중국 화장품 시장의 규모에 비한다면 여전히 국내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큰 편이 아니며 그중 이름도 잘 알려지지 못한 자사의 경우 매년 25% 성장목표는 여전히 그리 높은 수준이 아니다.

그나마 중국 현지화된 자사이지만 1선 대도시와 강소성, 산서성 등 반한 감정에 의한 매출 감소는 꽤 심각한 수준이며 이는 우리나라에 사드가 실제로 설치될 경우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약화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이렇게 이제 막 중국에서 크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 화장품 산업이 사드 배치로 발목을 잡히고 만 것이다.

다른 한편으론 중국 내에서 정부의 규제가 심화되고 있다. 현재 산동성 칭다오에 있는 자사의 중국법인은 국세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있으며 유일하게 수입하는 자사의 필란 브랜드 10개 품목은 위생허가를 받은 품목이지만 상검국의 까다로운 검사로 통관이 지연되고 있다. 또 자사의 제품을 거래하는 점포에는 수시로 약감국(CFDA) 공무원들이 출몰해 제품이 위생허가를 받았는지, 국내생산 제품의 경우 베이안(약감국 품질검사)을 받은 제품인지를 검사하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이 모든 것이 크게 부담이 되지 않을 정도로 자사가 중국의 법규에 어긋나지 않도록 정도경영을 해 왔다는 것이다. 다만 ‘털어서 먼지 안 나는 곳이 없다’는 우려는 있다. 이런저런 점에서 한국에서 수출하는 기업이나 중국 내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이나 힘든 것은 매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거대한 땅 중국 대륙의 방방곡곡에 있는 매장과 거래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영업사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초창기 매출실적이 크지도 않고 안정적이지도 않은 상황에서 영업사원들을 한국처럼 모두 회사 정직원으로 채용하기에는 고정비 부담이 너무 컸으며 중국의 노동계약법이 상당히 회사 측에 불리하므로 정직원으로 채용했다가 나중에 생길 노사분규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위험부담이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회사의 영업을 대신해주는 대리상들과 판매실적에 따른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계약하는 것이었다. 대리상들은 대부분이 여성들로서 우리나라의 방문판매원들처럼 조직적으로 화장품 영업을 하고 있다.

다만 중국은 2005년부터 방판(직소)을 법적으로 규제했기 때문에 직접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화장품 매장에 제품을 입점시켜 점장이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팔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속적인 거래가 되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대리상들은 자사의 영업활동에 가장 근간을 이루는 가족과 같은 존재이다. 하지만 그들은 실적과 상관없이 급여를 받는 회사에 속한 직원들이 아니다. 실적이 좋지 않으면 먹고 살기 힘들어서 스스로 떠나기도 하고 회사에서도 거래를 지속하기가 어렵기도 한 계약 관계일 뿐이다. 그런데 자사가 그들을 거래상의 필요수단으로만 여겼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도 자사는 7년이라는 기간을 중국에 머물지 못했을 것이다.

최근 많은 화장품 회사들이 중국을 대상으로 사업을 한다는 것이, 혹시 돈만 좇는 장사를 한 것이 아닌가? 중국 소비자들에 대한 기업의 철학이나 문화도 없고 중국인들을 위해 어떤 사회적 공헌도 하지 않으면서 오직 대박의 꿈만을 좇아 물밀 듯이 중국으로 들어온 것은 아닌가? 우리는 이번 사드 사태를 통해 스스로 깊이 반성할 필요가 있다.

물론 돈도 중요하다. 기업은 이윤을 남겨야만 영속될 수 있는 법인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짝 사업으로 돈 좀 벌려고만 하는 기업은 장사꾼일 뿐이지 진정한 기업가라 볼 수가 없다.


지난 1월 지역별 대리상들의 신년회 행사 중 나는 산동성 제남지역에 참석했었다. 그날의 행사 중 단연 하이라이트는 그동안 고생하신 부모님들을 모시고 감사를 표하는 시간이었다. 한마디로 폭풍의 눈물바다였다.

그때 나는 한 번 더 생각했다. 저 사람들이 우리 회사 대리상을 안 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지금처럼 여유롭게 살면서 부모님께 감사할 수 있었을까? 문득 가슴 한쪽이 뭉클하며, 내 눈가도 살짝 젖어 올랐다. 그러자 비록 한국을 떠나 중국에서 그 넓은 땅덩어리를 돌아다니며 고생을 했어도 내가 중국에서 참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하는 생각에 스스로 큰 위안이 됐다.

게다가 중국 북경의 세라젬에서는 7개의 희망소학교를 세워 어려운 중국인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10년 전부터 중국적십자기금회에서 실시한 빈곤한 농민과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한 ‘적십자 천사계획’을 후원해 6개 박애진료소에 기부를 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북경대, 청화대, 남개대, 길림대에 ‘세라젬 장학기금’을 설립해 빈곤한 학생들에게 대학의 꿈을 실현해 주고 있고 남방 폭설 재해, 사천 대지진, 서남 5성의 가뭄 피해 등 중국인들에게 재난이 닥쳤을 때마다 앞장서서 도움을 주고 있다.

자사는 7년의 세월을 중국에서 버티고 살아 남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살아남을 것이다. 법을 어기지 않는 정도경영의 기반 위에 어려운 중국인들을 위해 앞장서서 사회공헌을 하며 중국인들의 마음속에 꿈과 희망과 가치를 심는 일을 계속할 것이다. 이것이 장사 좀 해서 돈 벌려는 것이 아닌, 앞으로도 계속 100년 이상을 중국인들과 함께하려고 하는 회사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한자어 기업(企業)의 企자를 파해하면 人+止이다. 즉 사람이 머무는 곳에서 업을 이루는 곳이 기업인만큼 중국에서 성공한 기업이 되길 원한다면 중국인들이 머물 수 있는 터전이 돼야 할 것이다.

신윤창 편집위원

프로필 :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동 대학원 MBA 석사. 1988년 LG전자 입사 이래 피어리스화장품, 애경산업, 필립스전자, 미니골드, LG생명과학 등에서 마케팅과 영업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지금 세라젬헬스앤뷰티 중국법인과 한국법인 통합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저서 : <챌린지로 변화하라>, <우당탕탕 중국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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