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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화장품 생산액 10조 시대 의미와 과제

빅2 쏠림 압정형 산업구조 개편, 수출 다변화, 중소기업 대책 절실


[코스인코리아닷컴 정부재 기자] 화장품 산업이 사상 유례없는 초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2015년 국내 화장품 생산실적을 보면 화장품 산업이 침체에 빠진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돌파구가 될 것이란 확신을 갖게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5년 국내 화장품 생산실적은 10조 7,328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하고 무역수지 흑자규모도 1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화장품 생산실적이 2014년 8조 9,704억원 보다 무려 19.64% 증가한 가운데 무역흑자도 15억 10만달러(1조 6,973억원)로 전년 대비 100% 가까이 급증한 기록이다.


특히 지난해 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10억6,236만 달러로 20개 수출국가중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화장품 수출액 25억8,780만 달러의 41.05%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런 성과는 그동안 정부의 규제개혁, 정책지원과 함께 화장품 업계 내부의 혁신 제품 개발 경쟁 등 지속적인 연구개발의 결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연초 2016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2017년 6월까지 화장품, 식료품, 생활용품, 패션의류 등을 5대 유망품목으로 선정하고 이들 산업을 새로운 수출주력 산업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화장품을 새로운 수출 주력산업으로 집중 육성해 2010년까지 수출금액 60억 달러, 수출비중 40%를 달성해 우리나라를 세계 7대 화장품 강국으로 도약시킨다는 전략이다.


식약처도 화장품 산업 정책지원에 나선 상태다. 식약처는 지난해 의약외품이던 물티슈를 화장품 영역으로 끌어들인데 이어 올해는 기능성화장품 범위확대와 함께 메이크업 화장품의 발색력을 높이는 티타늄옥사이드(Tio2) 성분의 일반화장품에 대한 배합한도를 폐지하는 등 과감한 규제개혁으로 혁신 화장품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등 규제보다 화장품 산업 지원에 무게를 둔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국내 화장품 산업은 빅2 기업이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한 양강구도로 이른바 ‘압정형’ 산업구조가 늘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게 사실이다.


특히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생산실적은 각각 3조 7,485원과 2조8,868억원이며 점유율은 아모레퍼시픽이 34.93%, LG생활건강은 26.90%다. 이들 빅2 점유율은 국내 전체 화장품 생산실적의 61% 에 이른다.


수출국가 쏠림 현상도 여전하다. 지난해 국가별 화장품 수출액은 중국이 10억623만 달러로 1위, 홍콩이 6억4,181만달러로 2위를, 미국이 188억 달러 규모다.


이어 일본이 1억 2,237만 달러, 대만 1억 1,903만 달러 규모로 중국과 홍콩 점유율이 전체 화장품 수출액의 65.8%에 달할 정도로 화장품 수출이 특정국가에 편중돼 수출선 다변화도 과제다.


국내 화장품 산업은 이처럼 빅2 기업이 국내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한 가운데 제조업체 2,017여곳, 제조판매업체 6,422개 업체가 소비자가 기준 18조원대의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등 시장포화에 따른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현재 상당수 기업들이 앞다퉈 중국 등 글로벌 화장품 시장 진출에 힘을 쏟고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대기업과 달리 기술력과 품질력을 갖춘 우수한 중소 화장품 기업들이 해외시장과 규제 정보 부족으로 화장품 수출에 애로를 겪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중소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 등 해외 화장품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행정적, 재정적 지원대책을 통해 K-뷰티의 세계 시장 확산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화장품 산업이 국가 이미지 향상과 국가경제 발전에 더욱 기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빅2 시장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은데다 우수 중소 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대책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2015년 기준 상위 2개 기업 화장품 생산실적은 6조 6.351억원 규모다. 국내 화장품 전체 생산실적의 61.8%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상위 20대 기업 생산액은 전체 생산실적의 80.3%인 8조6,254억원대에 이른다.


반면 화장품 생산실적 10억 미만인 중소기업이 전체 화장품 제조업체 중 89.3%인 2,500여개사로 취약한 산업 생태계롤 보이는 실정이다.


국내 제약 산업이 연간매출 2,000~3,000억원 규모의 중견사가 두터운 ‘종형’ 구조인 반면 화장품 산업은 중견그룹이 실종된 채 상위권과 하위권 그룹으로 이원화된 이른바 ‘압정형’ 구조로 양극화된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화장품 수출이 중국, 홍콩, 대만 등 동남아시아 특정국가에 몰려 있는 등 수출국가 쏠림현상으로 인해 중국의 비관세 장벽 등 대외경제 상황에 따른 취약성까지 내포하고 있다. 여기에 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이 확대되면서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국내 제품간 가격경쟁 등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중국 화장품 시장은 결코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따이공으로 대표되는 물류규제에 이어 위생허가를 받지 않은 화장품의 온라인 쇼핑몰 판매금지와 화장품 표시광고 실증제 도입 등 화장품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최근 개정한 화장품 조례안이 앞으로 본격 시행되면 정상적인 루트를 통해 중국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는 길이 더욱 좁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이 앞으로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세계 소비자들이 공감하는 품질력과 브랜드력을 갖춘 화장품 생산을 위한 업계의 노력과 함께 정부의 과감한 재정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특히 우수 중소 화장품 기업을 발굴하고 이들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다국적 화장품 기업들과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조성을 위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정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


여기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양분된 압정형 산업구조를 종형 산업구조로 전환해 전체적인 화장품 산업 체질 개선을 위한 중소기업 육성 정책도 정부쪽에서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내 화장품 수출을 포함한 생산실적이 급증하는 것은 K-코스메틱에 대한 안전성과 품질의 우수성을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쿠션, 마스크팩으로 대표되는 K-코스메틱이 요즘에는 중국을 넘어 미국, 유럽 시장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에 정부와 업계가 주목해야 한다.


화장품 산업이 단순히 한류 덕분이 아닌 기술력과 품질로 전세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대표적인 문화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가 지혜를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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