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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큰 수업료 낸 화장품 업계

사드 사태로 거대 시장 중국 진출 새 전략 시급 시사점 안겨줘


[코스인코리아닷컴 홍성인 기자] 화장품 업계에서 그동안 중국 시장은 블루칩과 같았다. 물건을 잘 만들어 마케팅만 잘하면 수익은 생각 이상으로 돌아오던 시장이었다. 13억이 넘는 인구. 그들 중 제품 1개씩만 구입해도 13억 개를 팔 수 있다는 기대는 너나 할 것 없이 중국 화장품 시장으로 나가야 한다고 경쟁적으로 이야기했다.

그런 시장이 지난 반 년 동안 악몽같은 시장으로 바뀌었다. 한국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를 설치한다고 하자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적 경제 조치를 취했으며 단체관광 금지 조치는 국내 관광업계에 직격탄으로 다가왔다.

2016년 기준 800만 명에 이르는 중국 관광객들은 눈에 띄게 줄어 들었으며, 이들 중 60%에 달하는 단체관광객들이 줄어서 면세점, 명동 뷰티숍 등은 직접적인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또 수출에 있어서도 통관 지연과 강화된 검역 기준(사실상 원칙적인 규정)을 내세워 반입 루트의 난관은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중 하나였다.

한가지 더 중요한 것은 중국 내 분위기다. 중국이 수입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생각 이상으로 크다는 위기의식 속에서 자국 내 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는 향후 한국 기업이 중국 시장이라는 곳을 접근할 때 시사하는 바가 큰 부분이다.

비단 화장품뿐 아니라 다른 산업에 있어서도 중국이라는 시장이 지속가능한 사업 대상으로 안심하기에는 변수가 늘 상존하는 곳이라는 것이다. 결국 중국은 스스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시간을 버는 것이고 어느 정도의 능력이 갖춰지면 외국의 것을 배척하는 행위가 강하게 나타난다.

세계 1위의 인구라는 유혹에 말려 한국 기업이 안주했을 때는 상당히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음을 이번 상황으로 크게 느꼈을 것이다.

현재 국내 기업은 동남아시아, 유럽, 미국 등 새로운 시장 진입을 위한 고민을 활발히 하고 있다. 한창 중국 시장에서 호황을 이룰 때는 크게 보이지 않던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이런 모습이 조금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는 지적도 한다.

중국이라는 시장에서 ‘성공’이라는 꿈을 갖고 많은 투자를 했던 사람들에게는 시기에 따라서는 큰 손실을 봤을 것이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돌리자면 성공을 위한 비싼 수업료를 지불했다고 할 수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의 소식을 빌자면 오는 6월 중순께에는 중국인들의 단체관광 금지 조치가 풀릴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중국에서도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낳은 이야기다. 또 중국 관광업계에서도 예전처럼 한국 단체관광 문제에 대해 “절대 불가”가 아닌 “모르는 상황”으로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시장이 풀려도 과거처럼 중국이 ‘믿을 곳’이라는 인식은 많이 사라질 것이다. 언제 어떠한 변수가 존재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상황이 개선돼도 지금과 같은 새로운 시장 개척에 대한 노력은 계속돼야 하고 화장품 기업들 역시 단지 중국이 아닌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도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거대 시장’이 결국 큰 것만 있지 않다는 교훈을 얻은 지금이다. 화장품 업계는 이제 또 다른 도약을 위해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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