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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한류 붐 훈풍 K-뷰티 거품이 사라지면…

중국 급격한 성장, 사드 문제 해결 후도 전망 밝지 않아


[코스인코리아닷컴 홍성인 기자] 올해 2분기 들어 화장품 경기가 눈에 띄게 꺾이면서 업계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K-뷰티 열풍 속 너도나도 화장품 시장을 블루칩이라 생각해 뛰어 들었지만 사드 보복으로 대 중국 수출이 수월하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을 벗어난 다른 지역의 시장 개척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화장품 시장이 앞으로 전망이 밝은 산업으로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럴까?

K-뷰티는 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세계 7대 뷰티 기업 성장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많은 이들이 아모레퍼시픽의 입지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으며 이 회사 출신 인재들은 스스로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느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바라 볼 필요가 있다. 상반기 기자가 만난 업계 관계자들은 예전 같지 않다는 말과 함께 “K-뷰티의 성장을 자력으로만 성장했다고 보지 않는다”는 의견을 피력하곤 한다.

‘K-컬처의 세계화’와 맞물려 한국 화장품과 화장법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고 그 바람을 타고 일부 품목에서 히트 상품이 나왔다는 게 냉정한 평가다. 만약 K-컬처의 성공이 없었다면 세계인들이 과연 우리 화장품을 제대로 알기나 했을까?

아무튼 한류에 편승해 비비크림과 마스크팩, 쿠션 등에서의 성공을 이룰 수 있었고 우리도 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또 앞으로도 충분히 히트 상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 이후 눈여겨 볼만한 히트 상품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중국 시장이 예전 같지 않자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잔뜩 위축된 모습이 역력하다.

새로운 것도 없고 함부로 도전도 못하는 정체기가 지금의 상황이다. 대기업은 자금력으로 새로운 시장을 찾는다지만 중소기업은 중국 올인으로 다른 대안을 찾기에는 여력이 없다. 대기업 역시 중국을 대체할 만한 시장 확보가 어려운 형편이다.

대기업들의 중국 외 시장 진출 관련 홍보자료를 받아 볼 때가 있다. 시기상조일수 있으나 타 지역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중국 시장도 예전과 같은 정치적 관계가 회복돼 수출 길이 무난해진다 해도 과거와 같은 호황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이미 중국은 자국내 화장품 기업 육성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우수 연구인력 중 상당수가 중국 기업에 헌팅됐다고 이제는 마케팅 인력 영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국 화장품 수준의 제품 연구는 어느 정도 이뤄져 있고 마케팅만 남았다는 얘기다. 최근의 중국 언론보도를 보면 자국 내 브랜드의 빠른 성장을 잇달아 보도하고 있다.

업계가 한‧중 관계 개선을 기다리는 동안 중국 로컬 브랜드는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가까운 시일 내 중국 화장품 시장 경쟁이 더욱 험난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호황의 그늘은 ‘거품’이다. 최근 5년의 호황은 한순간에 신기루로 변할지 모른다. 그에 반해 분위기에 길들여진 한국 화장품은 땀과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유행’은 어느 한 시기에 빠르게 왔다가 지나간다. K-뷰티 역시 유행처럼 지나갈 수도 있다. 유행을 지속시키고 보편화시키려면 버릴 수 없는 K-뷰티만의 매력을 갖춰야 한다. 한국 화장품이 1회용 또는 몇 번 쓰다 마는 인스턴트화가 되지 않도록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히트 한국 화장품과 비슷한 제품이 시장에서 범람하고 가짜 제품까지 버젓이 팔리는 중국 시장이다. 우수한 품질만이 소비자의 눈길을 떼지 못하게 한다. K-뷰티만 고집하는 마니아 소비자층이 두터워지도록 업계의 다각적인 고민과 노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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