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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자연주의 화장품 시대에 있어서 준비되어야 할 사항

천연 방부제 과연 안전한가?

[코스인코리아닷컴 김정근] 최근 자연주의 화장품 시장이 전 세계적인 열풍으로 불고 있다. 한방 소재 유기농 재료를 주 원료로 하는 자연주의 화장품은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 것이며 향후 전망 또한 밝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자연주의 열풍에 불어 닥친 그 반대급부적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들이 흔히 볼 수 있는 인터넷에서 자연주의 화장품에 대한 광고에서도 종종 찾아 볼 수 있다.  

최근 화학 방부제가 사람에게 해로울 수 있다는 논란에 대한 대안으로 자연화장품을 광고하는데 천연 방부제를 넣었다고 하면서 천연방부제가 미생물을 억제할 수 있는 식물 추출물을 원료로 만들어 사용하기 때문에 '화학성분을 배제한 천연의 화장품'이라고 광고하고 있다.   

무방부제 천연 방부제를 표방하면서 내세우는 시험 자료들을 보면 천연 화장품 원료 사진과 함께 원료의 MIC(Microbial Inhibitory Concentration) 시험 자료를 내세우면서 마치 그 원료의 항균력이 제품  전체의 방부력인 것처럼 소비자에게 오인의 소지를 줄 수 있게 한다. 

여기서 따져보아야 할 사항은 MIC(Micrbial Inhibitory Contration)는 원료의 항균력은 맞지만 천연 방부능력을 지닌 식물 추출물을 100%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MIC 데이타는 전체 화장품의 방부력을 대별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또 시험방법에 있어서도 화장품의 방부력 시험은 단기간이 아니라 짧게는 일년 길게는 3년 동안의 제품 유통기간 혹은 소비자 사용기간 동안 소비자의 2차 오염까지 포함한 장기적인 방부 능력을 제품 개발시 사전에 측정하는 시험이기에 단순히 원료의 항균력을 단기적으로 측정하는 시험과는 그 기간에 있어서 서로 다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방부제는 제조 과정상의 1차 오염에 대한 살균 능력도 갖추어야 하며 유통기한동안에 소비자 사용 중의 2차 오염에 대해서도 살균와 함께 항균 방부 기능을 갖추어야 하는 이중적 기능을 갖추어 한다. 

그런 측면에서 따진다면 최근 화학 방부제에 대한 불안 심리를 이용해서 소비자들에게 단순히 원료의 항균 능력만을 내세워서 마치 천연 항균력을 갖춘 화장품인 것처럼 광고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업계의 얄팍한 상술이 아닐 수 없다. 

2005년 한국소비자보호원은 무방부제 광고 천연 화장품 10종을 수거 조사한 결과 7종에서 메칠 파라벤과 소르빈산 페녹시 에탄올 등 성분의 방부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것은 천연 방부제의 방부 능력이 미생물 오염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에도 힘든 수준이기 때문에 소위 천연 방부제 혹은 무방부제라고 하면서 일부 업체에서는 화학 방부제를 첨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 중요한 측면은 자연주의 화장품, 천연 화장품, 일반 화장품이 출하전 제대로 검증된 방부 시스템을 갖추고 출시를 하고 있느냐의 문제점인 것이다. 
 
서두에도 말했듯이 화장품은 보통 유통기한이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을 가지고 있으며 소비자들도 보통 몇 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화장품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세균, 곰팡이 등에 노출되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용 기간동안 소비자들은 병원성균에 노출될 수도 있기에 방부 시스템이 취약해지면 화장품은 세균의 온상지가 되어 소비자들에게 심각한 위해 요소로 작용할 수가 있다. 

혹은 반대로 이같은 위험성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업계에서의 방부 처방이 과다하게 처방된다면 이는 소비자에게 과다하게 방부제가 노출되는 것이며 방부제의 본실적인 특성은 천연이나 화학이나 모두 인간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언제나 적정량의 방부 처방을 해야 하는 것은 필수 불가결한 사항이다. 
 
결국 방부력 시험 목적은 가장 최소량의 방부제로 가장 적절한 방부 효과를 내는 제품을 설계 하는데 있으며 이는 제품 출하 후 소비자가 화장품을 끝까지 사용하는 동안 최소한의 방부제를 사용해 가장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증하는데 있는 것이다. 

방부력 시험 기준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제도적으로 확립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외국에서는 각 나라별 시험 기준인 CTFA나 USP기준을 따르고 있다. 
 
방부력 시험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다면 병원성 세균 균주 3종(대장균, 녹농균, 포도상 구균)과 이스트(칸디다 알비칸즈), 곰팡이(Aspergillus niger), 그리고 현장 검출균(물, 공기, 용기 등)에 대해 각각 균 활성도를 최대화시킨 후 10만에서 100만마리의 균을 방부 처방이 되어 있는 화장품에 인위적으로 접종시켜 사멸 여부를 측정하는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균 접종 후 각각의 균주들은 7일(CTFA) 혹은 14일(USP)이내 세균은 99.9% 곰팡이 이스트는 90% 사멸되어야 하고 이후 추가적인 증식이 없어야 한다. 전체 시험 기간은 4주(28일)부터 균주 재접종까지 총 56일 동안 제품의 사멸 여부를 측정한다. 

그렇다면 왜 7일 혹은 14일 동안 처음 접종균의 사멸 비율을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고 또 재 접종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멸 비율을 쉽게 설명한다면 아침에 화장품을 사용한 후 화장품이 소비자의 손가락에 의해 세균에 오염되었다고 가정했을 때 저녁때 다시 사용했을 때에는 제품이 사멸되어야 한다는 기준에서 국제적인 기준을 정했다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그리고 종종 시험을 하다 보면 접종 균수가 7일 이내인 2일에서 3일 안에 사멸되어도 각 회사별로 합격을 내리고 방부 처방을 완성시키는 사례가 많은데 이는 일부 생활용품을 제외한 일반적인 화장품의 관점에서 본다면 방부제를 필요 이상으로 과다 처방했다고 말할 수 있다. 

화장품의 방부제의 역가와 효력은 초기 단계와 유통기한이 끝나는 시점과 차이가 날 수 있으므로 외국계  회사들은 제품을 고온 가속 실험을 하고 사용하는 용기, 재질, 수분 활성도 등에 따라서 방부력 시험 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본다면 일부 상위 업체를 제외하고 외국 기준에 맞는 방부력 시험을 할 수 있는 전문 기술 인력이 부족하고 방부실험 관련 교육 훈련 기회도 별로 없는 형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다수의 회사들은 국제적인 기준에 따른 방법보다 기업내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출시 후 미생물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하게(?) 방부제를 처방해 아까도 말했듯이 접종후 7일이 아닌 3일 혹은 그 안에 사별되는 강력한 방부 시스템으로 처방을 꾸미거나 그 반대로 적절한 방부 시스템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더 심한 경우는 사전에 방부력에 대한 검증도 안하고 예전 경험에 비추어 그냥 방부처방을 꾸미고 출시하는 회사도 있으며 이는 결국 소비자의 피해와 위협으로 온다는 것은 자명한 현실인 것이다. 

그러면 외국의 경우에는 어떠한가? 안전하고 적절한 방부 시스템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외국 업체들은 자체 시스템이나 인력을 갖추고 교육 훈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설비나 인원이 갖추어지지 않은 업체들은 전문 시험기관에 의뢰하여 출시전 방부력을 사전 검증하는 것이 정례화 되어 있다. 

하지만 국내 대다수의 화장품 업체들은 아직까지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어 놓지도 못하고 있는 가운데 천연 자연주의 화장품 시대를 맞이 한다면 더욱 더 위험 천만한 상황에 놓일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즉, 화장품 내에 자연주의 한방 천연 물질의 함량이 많을수록 결론적으로 더욱 방부시스템을 강화해야 하는데 결론적으로 제대로 된 방부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게 된다면 필연적으로 소비자의 피해로 가게 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은 양이 있으면 음이 있는 것처럼 반대급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커지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자연에서 얻은 천연 방부제란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체에 어떠한 위험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오해이며 위험한 생각이다.
 
방부제의 본질적 특성은 천연이나 화학적이나 모두 인간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사전에 적절한 양과 효과 경시적 안전성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지 않으면 안된다. 

또 소비자들도 화학 방부제는 무조건 나쁘고 천연 방부제는 무조건 좋다는 인식을 버리고 내가 사용하고자 하는 화장품이 과연 적절하게 방부 처방이 되어 있는지 안전한지 혹은 과다하게 방부 처방된 것은 아닌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기존 업체들도 이제는 천연 화장품 시대에 걸맞는 바이오 공정 기술과 안전성 확보에 주력해야 하며 단순히 천연화장품 무방부제라고 선전하면서 화학 방부제를 몰래 섞어서 출하시키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는 없어져야 할 것이다. 

향후 좀 더 면밀히 천연 방부제, 무방부제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지만 우선적으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소비자를 위한 합리적 방부시스템을 구축하고 정확한 평가를 통해 소비자들이 믿고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기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국내 화장품 업계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미 방부시스템을 갖춘 회사들도 얼마든지 있다. 필자는 이미 이런 시스템이 갖추어진 회사가 아닌 그 밖의 회사에 대해 한정된 사례임을 다시금 말하고자 한다. 

화장품의 품질관리는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또 대한민국에서 대다수의 화장품 회사들이 잘 한다 하더라도 일부 업체들의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전체 화장품 회사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판단은 이 글을 읽는 화장품 회사와 소비자의 몪일 것이다. 자연주의 화장품 시대를 맞아 우선적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를 다시한번 곰곰이 따져볼 일이다. 

김정근 연구실장
 
화장품 방부력 미생물시험 품질관리 ISO-GMP 
연구소 프로피드 연구실장 
화장품 미생물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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