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08 (수)

  • 맑음동두천 2.3℃
  • 맑음강릉 10.2℃
  • 구름많음서울 4.6℃
  • 맑음대전 5.5℃
  • 맑음대구 6.7℃
  • 맑음울산 9.7℃
  • 맑음광주 7.4℃
  • 맑음부산 14.4℃
  • 맑음고창 5.6℃
  • 맑음제주 13.6℃
  • 맑음강화 4.1℃
  • 맑음보은 2.1℃
  • 맑음금산 2.7℃
  • 맑음강진군 8.6℃
  • 맑음경주시 7.5℃
  • 맑음거제 10.7℃
기상청 제공

기획시리즈

[중국 마케팅 돋보기 (17)] ‘차이나는 차이나’ 트레이드 시대 넘어 마케팅 시대로

중국 기업 경영, 인사제도 체제 구축 현지화 전략 '핵심'

 

동북아시아에서 한국과 중국의 상호 간 협력과 경쟁을 날로 증가하고 있고 한중 간 정치, 경제, 사회 등 제반 관계 또 복잡하고 밀접하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사드 배치의 영향으로 한중 간 제반 관계가 정체된 시기도 있었지만 한국의 정권교체와 북한의 비핵화 움직임 등이 맞물려 중국과의 관계도 또다시 변화하고 있다. 1995년부터 20여 년을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진행한 김창용 사임당화장품 전무는 그동안 체득한 경험들을 시리즈로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지난 한중 관계를 되새겨 보고 이를 통해 향후 화장품 업계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코스인코리아닷컴 김창용 편집위원] 중국 현지 진출 기업의 인사 제도 구축은 현지 인력의 모집과 배치 그리고 순환 보직 승진, 보상 시스템의 정립 등을 망라하는 매우 중요한 현지화 전략의 하나다.

 

90년대 현지에서 한국식 직급 체제와 현지의 관례를 적절한 조화를 통해 합리적인 한국의 현지 기업 인사 조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과제였다. 당시의 한국 기업의 일반적인 직급 체제는 사원, 주임,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의 단계가 보편적이었다. 물론 지금은 조직 체계의 단순화를 통해 의사 결정의 신속화를 기하는 추세다.

 

현지 채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교육 체계를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소학교(초등학교), 중학교(일반·전문), 고등학교(일반·전문), 그리고 전문대(2년제·3년제), 본과(4년제)의 체제로 돼 있다. 이러한 교육 시스템의 이해를 바탕으로 현지에서 인사 제도를 마련하고 여기에 맞추어 모집 활동이 진행된다.

 

화장품 기업의 경우 전문직(생산직·미용 판매직), 일반직(영업·생산·관리)으로 채용 대상을 달리하고 있으므로 여기에 맞게 조직 시스템을 갖추고자 했다. 물론 이는 참고 사항으로 각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그리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변형되고 개선돼 가는 경향은 존재한다. 우선 전문 직종으로는 생산(갑, 을, 병), 미용(갑, 을, 병)의 직급 체계를 설정하고 여기에 근속 연수와 인사 고과 제도를 통해 정기 승진, 특별 승진 제도를 두는 조직 시스템을 구축했다.

 

일반직은 갑(본과 졸업), 을(전문대 졸업), 병(고졸)으로 신입사원이 배치되도록 했으며 정확한 근무 연수, 인사 고과를 통해 주관, 부과장, 과장, 부부장, 부장으로 승진하는 직급 체계를 구축했다. 물론 경력직은 이러한 기본 조직 체제에 맞추어 적절히 배치가 되도록 설계했다.

 

한국식으로 주임이라는 직급을 두려고 했는데, 중국에서 주임이라는 직급은 상당히 높은 직위임을 인식하고 이를 주관이라는 호칭으로 네이밍했다. 또 과장급(부과장·정과장)을 일반적인 호칭으로 경리라고 칭하도록 해 로컬 기업의 호칭과 대칭이 되도록 설계했던 것이다. 이러한 조직 직급, 호칭에 대한 설계를 바탕으로 채용, 고과 뿐 아니라 적절한 보상 체계를 구축해 현지 직원들에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근무 환경을 마련하게 됐으며 또한 공정한 보상 체제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인사 고과와 성과 보상 체계화 매우 중요

 

상여금에 대한 지급은 정기적이고 관례화돼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그 본연의 의미는 기업의 성과가 좋을 때 그리고 특별한 경우에 지급하는 비정기적인 성과급이라고 생각한다. 이 뿐 아니라 이를 인사 고과와 보상의 연계를 통해 기업 목표의 달성이라는 지향점을 전 직원이 공유하고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유도함이 현지 관리자의 의무일 것이다.

 

초기에 중국에서 상여금을 관례화시키면 이를 정기 급여의 일부로 인식하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현지 기업의 급여 체제를 수립할 때 상여에 대한 정례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반드시 기업이 목표 달성이나 특정한 성과를 달성했을 때에 비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제도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또 성과급을 지급 할 때에는 이를 인사 고과와 연동하는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현지에서 인사 고과를 시행할 때의 주의 사항은 중국인들은 평등 개념이 매우 강하다는 것이다. 객관성이 결여된 인사 고과에는 상당한 거부 반응이 야기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따라서 상향식 고과와 수평식 고과, 하향식 고과의 균형이 갖춰진 고과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러한 합리적 고과 시스템의 정립과 함께 이와 연계된 보상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합리적 고과 평가와 연계된 보상 시스템의 계량화, 객관화가 전제돼야 할 것이다.

 

 

평등에 대한 의견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인간적 평등이며, 또 다른 하나는 업무 능력에 차이를 인정하는 그 자체가 평등인 것이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이를 동일한 평등의 개념으로 인식해 고과에 의한 차별적 보상에 대해서 평등하게 지급돼야 한다는 관념과 충돌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인간적 평등과 업무 수행 능력의 차별을 인정하고 차별화된 보상 자체가 평등하다는 개념의 설득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추세는 점진적으로 개인적 업무 능력을 인정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추세다.

 

한번은 인사 고과를 계량화해 이를 상여금의 지급 비율로 삼아 상여금을 지급했는데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종업원이 상당수여서 본연의 상여 보상의 목적이 희석되는 경우가 발생했다. 그래서 바로 평등에 대한 관념의 차이가 있음을 인지하고 이를 교육과 설득을 통해 우수한 업무 수행 실적, 고과 점수를 받은 직원이 더 많은 보상을 받은 것이 평등임을 인식시키는 노력을 함께 했던 경험이 있다.

 

아무튼 인사직급 체제의 현지화와 여기에 맞는 타당한 인사 고과 시스템 그리고 보상시스템의 정립이야말로 현지 기업 경영의 관건일 것이다. 이러한 현지인의 인사, 조직 관리 체제의 확립을 바탕으로 현지인이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기업 문화를 조성하는 게 현지화 경영의 한 축이 될 것이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인력관리 시스템

 

중국어에 ‘疑人不用 用人不疑’라는 말이 있다. 의심스러우면 고용하지 말고 고용했으면 의심하지 말라는 의미다. 현지인 채용, 관리에 있어서 한 번쯤 되새겨 볼 만한 구절이다. 그만큼 중국인은 신뢰를 중요시한다는 의미며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표출된 형태가 바로 꽌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지인을 채용할 때에는 더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또 채용 후의 인사 관리에서도 중요시해야 하는 구절이기도 하다. 현지의 우수한 인재의 채용은 그만큼 다방면에서 고려해서 결정해야 하며 피채용인의 주변 인간관계도 채용 시 철저히 파악해야 할 것이다.

 

나의 경험의 한 토막을 소개한다면 한 번은 영업 사원과 물류 기사가 함께 제품 배송과 시장 개척의 임무를 띠고 위성 도시 출장을 간 적이 있다. 영업 사원과 물류 기사는 일차로 기존 거래처에 제품 배송과 함께 수금을 한 후 영업 사원은 현지 시장조사를 위해 현지에 남게 되고 물류 기사는 현금과 함께 본사로 돌아오게 했다.

 

물론 사무실로 돌아온 물류 기사는 현지에서 수금한 현금을 입, 출납 부문에 입금해야 하는데 이는 물류 기사의 업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영업 사원이 돌아오면 그에게 전달해 영업 사원이 입금해야 한다고 여기고 현금을 가지고 퇴근하게 됐던 것이다. 그러나 퇴근 후에 그는 그 현금에 현혹돼 이를 휴대하고 그날 밤으로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이를 어찌 해석해야 하는지?

 

영업사원과 차량 기사 간의 신뢰가 무너진 상황이 문제였던 것이다. 또 각 담당 업무의 한계가 명확한 상황에서 월권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도 있었을 것이다.

 

이게 바로 메이 꽌시니까

 

한편으로는 내부 입금 시스템에 빈틈이 있다고도 판단됐다. 이러한 금전 사고를 당하고 난 후에 내부 직원 간 그리고 직원과 회사 간의 신뢰는 상당한 금이 가기도 했다. 이를 수습하는 데 있어서 또 다른 각도의 중국을 경험하게 됐다. 물류 기사의 선발 시 주변 인간관계를 면밀히 기재하고 파악해 놓은 결과 그 주변인 즉 회사에 물류 기사를 소개하신 분에게 물류 기사의 수배를 요청했으나 이를 찾지 못하고 해결책을 함께 강구하는 과정에서 물류 기사를 회사에 소개해 준 사람이 이를 보상해주는 것이 아닌가!

 

이게 바로 중국인의 꽌시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 아무쪼록 중국의 파트너가 됐든 현지 직원의 채용이 됐든 거래 관계나 인간관계에서는 그 바탕이 신뢰가 돼야 할 것이며 신뢰하기 어렵다면 꽌시 맺기에 신중을 기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창용 사임당화장품 전무

 

프로필

(전) 뷰티화장품 부사장, 토니모리 해외사업 부문장, 한국무역협회 해외 마케팅 자문위원, 코리아나화장품 중국 천진법인 총경리, 웰코스 화장품사업부 이사, 아모레퍼시픽 중국 심양법인 총경리, 아모레퍼시픽 중국지역 연수(중국 강소성 쑤저우대학), 아모레퍼시픽 영업부문, 마케팅부문, 기획부문

 

관련태그

중국 마케팅 돋보기  중국  김창용  차이나는 차이나  차이나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