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인터뷰] 김주덕 성신여자대학교 뷰티융합대학원 원장

2020.09.21 16:24:51

차세대 화장품 산업 이끌 인재 육성, 일반대학원 최고위 학위 박사과정 개설 주목

 

[코스인코리아닷컴 임정연 기자]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해 주고 있는 국가 브랜드가 된 K뷰티.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국내 화장품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온 주인공이 있다. 척박한 불모지, 다른 학문과 비교해서 크게 인정받지 못하던 초창기 시절부터 화장품 산업 전문인력을 육성하겠다는 일념으로 30여 년을 동안 오직 화장품 산업만 바라보며 달려온 외길 인생. 화장품 산업을 국가 미래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학계와 업계, 정부기관 등을 망라하고 뛰어다닌 주인공. 바로 성신여자대학교 뷰티산업학과 김주덕 교수다.

 

화장품 업계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에 화장품학을 개설해 체계적인 인재 양성을 도모해 왔던 김주덕 교수의 오랜 노력이 또 하나의 결실을 앞두고 있다.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에 일반대학원 최고위 학위인 박사과정이 개설된다. 기존 뷰티융합대학원 석사과정으로 개설됐던 화장품학전공, 메이크업특수분장전공, 피부미용전공은 물론 신설되는 헤어전공까지 갖춘 명실공히 국내 최대의 화장품, 미용 산업 전문가 양성 교육기관으로 발돋움할 채비를 갖췄다.

 

코로나19로 학생들도 온라인 수업에 들어가서 학교는 인적이 드문 모습이지만 이곳에서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을 이끌어갈 인재를 키워내는 데 온 힘을 다하고 있는 김주덕 성신여자대학교 뷰티융합대학원 원장을 만났다. 다음은 김주덕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공과대학 출신으로 뷰티 산업에 뛰어든 배경은 무엇인가.

 

지난 1988년 대학원을 졸업하고 LG생활건강 화장품연구소에서 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화장품을 좋아하지 않았다. 80년대는 남자가 화장품을 연구하는 것이 쑥스럽고 바라보는 시선도 호의적이지 않았다. 대학원 논문과 관련해서 화장품 산업 쪽으로 이어지게 됐고 일을 하다 보니 화장품이 전망 있는 미래성장동력 산업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Q 화장품을 학문적으로 도입하게 된 과정을 말해 준다면.

 

화장품이 향후 우리나라 산업을 이끌 중요한 미래성장동력으로 보였다. 대학에서 화장품학과를 만들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다. LG생활건강에서 5년 근무하고 난 이후 1994년 대구경북과학대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화장품학과인 화장품과학과를 개설했다. 다만, 화장품 산업이 더욱 빠르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지역의 4년제 대학교에서 관련 학과를 개설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이후 신문에 칼럼을 기고하고 관련 협회와 단체에도 지속적으로 의견을 피력했다.

 

1999년 숙명여자대학교에서 학부 개설을 제안해 2000년 3월 숙명여자대학교로 옮겨갔다. 하지만 화장품을 학문적으로 하려니까 부딪히는 문제들이 많았다. 기존 다른 학문과 겹치는 부분도 있고 해서 학부 개설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2001년 숙명여자대학교에 특수대학원 석사과정으로 화장품학전공 과정을 개설했다.

 

Q 성신여자대학교 뷰티융합대학원에 대해 말해 준다면.

 

2015년 9월 성신여자대학교에 오면서 학부과정인 뷰티산업학과와 뷰티융합대학원 석사과정을 개설했다. 그전에 성신여자대학교는 메이크업전공과 피부미용전공이 따로 돼 있었는데 뷰티융합대학원을 만들면서 통합했다. 화장품, 피부, 메이크업 등 3개 전공을 아우르는 대학원을 만들고 원장을 맡았다. 현재 대학원생은 100여 명이 공부하고 있다.

 

뷰티융합대학원에서 배출한 인재들이 대학 교수, 기업 CEO, 의사, 약사,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해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 발전에 기여를 하고 있다. 뷰티융합대학원이 국가기간산업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헤어미용전공까지 신설해 명실공히 뷰티융합대학원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Q 2021학년도 전기부터 뷰티산업학과 일반대학원에 최고위 학위 과정인 박사과정이 개설된다. 이에 대해 소감을 말해 준다면.

 

지난 33년간 화장품 분야에 몸담아 오면서 많은 일을 했지만 일반대학원에 최고위 학위 과정인 박사과정을 개설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웠다. 학생들이 석사과정을 끝내고 연계해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학과 교수가 7명이 돼야 대학원을 만들 수 있는데 그렇지 못했다. 또 여러 가지 부딪히는 문제들로 어려움이 많았다. 드디어 2021학년도 전기부터 뷰티산업학과에 일반대학원 과정으로 박사과정을 개설하게 됐다. 이학박사 과정이다.

 

박사과정은 직장인들 대상으로 토요일에 공부하는 주말반을 개설할 예정이다. 내년 3월부터 시작된다. LG생활건강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할 당시부터 느껴온 교육기관에 대한 절실함이 결실을 맺게 된 것 같다. 최고위 학위 과정인 박사과정을 개설한 만큼 우리나라 화장품, 미용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고급 인력을 더욱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지금까지 세번이나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았다. 학계 뿐 아니라 기업계, 정부기관 활동도 폭넓게 해왔는데, 구체적인 활동을 설명해 준다면.

 

그동안 배출한 석사급 이상의 제자만 500명이 넘는다. 이들 중에는 대학교 전임교수부터 기업체 CEO, 공무원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해 화장품 산업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는 80~90년대만 해도 화장품을 사치품으로 여겨 정부에서 지원해 주지 않았다. 규제 일변도였다. 2000년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미래기술예측단을 구성해 화장품 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 체계를 세웠다. 10년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화장품산업발전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산학협력의 기틀을 만들어 왔다고 생각한다.

 

이런 활동으로 화장품 산업에 대한 정부의 인식 변화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과거 화장품이 무역역조가 심한 산업이었는데, 2013년 처음으로 수출이 수입을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정부에서도 화장품 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선회했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보건복지부에서 2013년 G7을 발표했는데 이 목표가 2016년 화장품 수출이 세계 5위를 달성해 다시 2017년에 2023년 G3 국가로 가기 위한 로드맵 작성을 주도했다.

 

 

Q 국내 화장품 산업 육성을 위한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해 준다면.

 

화장품을 미래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화장품은 수출 유망 품목 5위 안에 들 정도로 수출이 잘되는 산업이다. 그동안 화장품 이슈가 생길 때마다 신문 칼럼이나 방송 출연 등으로 화장품 산업의 대변인 역할을 해왔다. 이제 오랜 바람이었던 박사과정을 만들었으니 고급 인력들이 사회에 많이 나가서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의 대들보 역할을 더 많이 해주면 좋겠다. 우리나라 같이 부존자원이 부족한 곳에서는 새로운 산업을 창출해야 한다.

 

전자, 자동차가 지금은 먹거리 산업이지만 미래에는 바이오 산업이 먹거리 산업이 될 것이다. 바이오 안에 화장품 산업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본다. 국가 차원에서도 화장품 마케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주면 좋겠다. 화장품은 이미지 산업이라서 국가 브랜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지금은 국가 이미지가 좋아서 중국 뿐 아니라 중남미, 유럽 등으로도 수출이 늘고 있다.

 

화장품특성화대학원을 만들어서 전략적으로 전문인재를 육성하고 규제도 과감히 풀어주고 화장품 성장 규모에 맞게 R&D도 적극 지원해 준다면 화장품은 미래의 유망산업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다. 로레알도 프랑스에서 1990년대 7대 국책사업으로 전략적으로 육성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다. 우리 정부에서도 화장품 마케팅을 강화하면 세계적인 명품 화장품 브랜드가 많이 나올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화장품 산업은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효자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간의 학문적 성과를 발판 삼아 화장품, 미용 산업이 국가기간산업으로 제역할을 다할 수 있는 결실의 순간을 기대해 본다. 김주덕 뷰티융합대학원 원장은 끝으로 후배들이 좋은 여건에서 공부하고 학문적으로 체계화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우수 논문을 쓸 수 있는 여건도 만들어 주는 것이 마지막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주덕 성신여자대학교 뷰티융합대학원 원장 프로필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 학부, 석사, 박사

엘지생활건강 화장품 연구소 근무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교수 역임

성신여자대학교 뷰티생활산업국제대학 학장 및 대학원장 역임

한국화장품미용학회 고문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화장품발전협의회 회장 역임

보건복지부 화장품산업발전기획 단장 역임

(현) 성신여자대학교 뷰티융합대학원 원장

(현)식약처 국민청원 안전검사 심의위원
(현)국가 기술표준원 기술표준 심의위원(정밀화학분과 위원장)

 



임정연 기자 sunshine@cosi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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