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리포트] 테라사이클 'Loop' 재활용 프로그램 참여 일본 화장품기업 증가

2021.07.28 15:07:24

에릭 가와바타 대표, 순환형 플랫폼 일본로레알, P&G, 시세이도, 고세' 등 6개사 제품 판매

 

[코스인코리아닷컴 일본 통신원 이상호] (주)이온리테일은 2021년 5월부터 테라사이클이 내놓은 순환형 플랫폼 ‘Loop’에 참가하는 업체 6개사의 총 13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반복 사용할 수 있는 재사용 용기로 생활용품이나 식품 등을 제공하는 이 프로그램의 의의와 테라사이클과 일본의 미용업계가 협력해 진행하는 재활용 사업 등에 대해 Loop Japan과 TerraCycle Japan을 책임 맡고 있는 에릭 가와바타 대표를 만나 자세하게 들었다.

 

 

# 테라사이클, 일본서 순환형 경제(Circular Economy) 추진

 

화장품의 빈 용기를 버리는 시대는 종말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순환형 쇼핑 플랫폼 ‘Loop’을 통해 순환형 경제(Circular Economy)의 실현에 참여하는 일본의 미용업계 기업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Loop는 미국의 테라사이클이 제공하는 순환형 경제의 플랫폼으로 ‘버린다는 개념을 버리자’라는 목표 하에 ‘일회용 문화로부터의 탈피’와 ‘재사용 문화로의 회귀’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테라사이클은 2001년 창업한 후 세계 20개국 이상에서 재활용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다양한 기업을 위해 재활용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에서 본격화되기 시작한 Loop의 추진과 테라사이클이 지금까지 진행한 재활용 프로그램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Loop Japan과 TerraCycle Japan 아시아 태평양 총괄 책임자인 에릭 가와바타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일본의 미용업계를 둘러싼 환경변화를 고찰한다.

 

 

# 빈 용기를 ‘쓰레기’에서 ‘자산’으로

 

우선 Loop를 살펴보자. Loop의 구조를 이해하려면 우유배달의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소비자가 소비하는 것은 내용물인 우유뿐이다. 빈 용기가 된 우유병은 ‘쓰레기’가 아니고 우유배달 기업의 ‘자산’으로 반납되어 재사용된다. 이것이 바로 재사용이다. 마찬가지로 Loop에 참여하는 기업의 제품은 반복 사용할 수 있는 전용 용기에 넣어 판매되고 내용물을 다 사용하면 빈 용기는 반납받아서 세척해 다시 기업이 내용물을 충전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현재 대부분의 생활용품에서 주류가 되고 있는 일회용 용기는 기업의 매출 원가, 즉 비용으로 간주된다. 당연히 비용은 낮을수록 좋기 때문에 기업은 가능한 한 저렴하고 적은 재료로 용기를 만들려고 한다. 그러나 용기가 우유병처럼 기업의 자산이 되면 어떨까.

 

일회용 용기처럼 제품의 일부로서 버리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재사용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최초의 원재료 비용이 다소 높아지더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감가상각이 진행되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게다가 ‘용기의 디자인과 기능성을 높여서 반복구매가 촉진되도록 연구한다면 고객의 유치에도 도움이 된다’고 외국의 사례를 들면서 에릭 가와바타 대표는 말한다.

 

소비자의 관점에서 보면 Loop의 제품을 구매하게 되면 사용 후에 반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그러나 그만큼 용기는 스테인리스로 만들어 고급스러움이 있고 기능성도 높은 용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환경 친화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미국에서 도입되고 있는 하겐다즈의 사례를 보면 종이 패키지는 ‘(아이스크림이) 곧 녹아 버린다’, ‘쥐고 있으면 손이 차가워진다’는 등 고객의 불만이 많았지만 Loop 제품으로 하면 보온병 기능이 있는 용기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냉장고에 넣지 않아도 4시간은 녹지 않는다’, ‘손이 차가워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추가된다. 반납의 번거로움은 Loop의 취급점이 늘어날수록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것이다.

 

# 이온의 19개 매장에서 Loop 제품 판매 시작

 

일본에서는 2021년 5월 25일부터 도쿄를 중심으로 한 이온 19개 매장과 이온의 공식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집에서 이온, 이온 넷 슈퍼’에서 Loop의 취급을 시작했다. 이온에서 Loop 제품을 구입해 내용물을 모두 사용한 후에는 이온 매장에 있는 반납상자에서 QR 코드의 스티커를 발행 받아 반납하는 용기에 붙이고 사전에 다운로드 받은 Loop 앱에서 QR 코드를 스캔한 후 반납상자에 투입한다. 이렇게 하면 구입할 때에 보증금으로 지불했던 용기대금이 나중에 앱을 통해 환불된다.

 

Loop 소매점 모델 구조

 

 

시작하는 시점에서 취급하고 있는 제품은 (주)네이쳐스웨이(naturesway)의 ‘닥터브로나 Loop 매직 소프 BA(베이비 마일드)’, LUV WAVES of materials의 ‘LUVHAIR 샴푸’와 ‘LUVHAIR 컨디셔너’ 등 총 13개 품목이며 이온에서는 앞으로 참여 브랜드와 품목을 늘려 나갈 예정이다.

 

 

미국 화장품 소매체인인 울타뷰티(Ulta Beauty)는 고객 서비스의 일환으로 Loop와 제휴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이온이 소매점 파트너로 보유하는 1년의 독점 계약기간이 끝나면 백화점의 화장품 매장 등에도 Loop의 도입이 확산될 전망이다.

 

또 Loop는 2021년 여름을 목표로 관동지역의 5,000가구를 대상으로 Loop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오픈할 예정이며 I-ne, 고세, 시세이도 등이 브랜드 파트너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에릭 가와바타 대표는 "소비자는 제품의 선택방법을 조금 바꾸는 것만으로 환경부하를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게 될 때까지 일회용 제품에 비해 다소 단가는 높지만 ’그린 프리미엄‘을 지불하려는 환경의식이 높은 소비자는 앞으로 일본에서도 증가할 것이다. 지속가능 경영을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브랜드를 강하게 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이 Loop는 재사용 가능한 제품을 어디서나 구입할 수 있고 쉽게 반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일회용 문화에 물든 생활양식을 그다지 바꾸지 않고도 간단하고 편리하게 저렴한 가격으로 재사용 문화를 정착시키려 하고 있다.

 

# 지속가능한 생활양식 지원하는 것이 브랜드 가치 높인다

 

다음으로 테라사이클이 다루는 재활용 프로그램을 살펴 보자. 일본 기업의 환경의식에 대해 에릭 가와바타 대표는 “‘외국계 기업이 일본 기업보다 환경의식이 높다’, ‘일본 기업은 환경문제에 대한 대처가 늦은 편이다’라고 일본 기업의 사업가들이 얘기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서 테라사이클이 일본에 본격 진출한 2014년 ‘재활용의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하자’라고 제안했을 때, 가오와 라이온이 흔쾌히 수락한 점을 꼽았다. 사실, 가오와는 리필 팩을 재활용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고 라이온과는 칫솔의 재활용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2014년이라면 일본에서 지속가능 경영, ESG 경영 등의 단어가 도입되기 이전의 이야기다. ‘서양 기업의 환경의식이 높은 것은 미디어, 소비자,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압력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에릭 가와바타 대표는 지적한다. 영국에서는 BBC 제작의 해양 다큐멘터리 시리즈인 ‘블루 플래닛’이 공개됨으로써 사람들의 환경의식이 크게 높아졌고, 프랑스에서는 다양한 미디어에서 환경문제를 다룬 것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환경 친화적인 제품만 선택한다’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적은 가운데, 가오와 라이온은 회수 재활용 프로그램에 기꺼이 참여했다. ‘내가 아는 일본의 관련 업계 최고 기업인 두 회사는 ’그것은 좋은 일이기 때문에‘라는 이유만으로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재활용 프로그램에 기꺼이 참여했다’라고 에릭 가와바타 대표는 말했다.

 

사실 현재 테라사이클의 회수 재활용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은 미용, 퍼스널 케어 계통이 가장 많다고 한다. 왜냐하면 화장품 등 일상적으로 사용하며 애착이 있는 제품이 사용이 끝난 순간에 쓰레기가 되어 버리는 것에 유감을 느끼거나 어떻게 버리면 좋을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워하는 사용자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추가 구매할 때 빈 용기를 가져오면 재활용하고 뭔가의 혜택을 고객에게 돌려준다’라는 고객과의 소통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좋은 서비스로서 효과적이라 생각된다.

 

테라사이클에 있어 아시아 최초의 뷰티 케어의 재활용 파트너가 된 일본 로레알은 ‘키엘즈(kiehls)’에서 회수 재활용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키엘즈의 빈 용기를 매장에 가지고 오면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든 스패출러(주걱) 등을 선물한다. 이러한 노력은 고객과 매장 직원으로부터 호평을 받아 테라사이클과 일본 로레알은 2021년 2월 포괄적인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앞으로 일본 로레알은 주요 12개 브랜드를 비롯해 화장품 빈 용기의 회수 노력을 전체 사업장에서 시작해 일본 시장에서 소비자를 끌어들인 순환형 사회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고세는 테라사이클과 함께 2020년 9월부터 ‘Maison KOSÉ’에서 플라스틱 용기의 회수 프로그램인 ‘SEKKISEI Earth Beauty Program’을 실시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이온’, ‘이온 스타일’ 33개 화장품 매장으로도 수거 장소를 넓혀 ‘雪肌精(SEKKISEI)’를 비롯한 고세 브랜드의 사용이 끝난 스킨케어 용기의 회수에 노력하고 있다. 또 2021년 1월에는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한 장바구니를 제작해 이온 스타일 아게오(上尾)에서 비치된 모든 장바구니를 ‘SEKKISEI/雪肌精’의 로고가 붙은 재생품으로 교체했다.

 

 

또 2021년 6월부터 일본 로레알, P&G, 시세이도, 고세의 화장품, 생활용품 4개 회사와 테라사이클이 협력해 전국의 ‘이온’, ‘이온 스타일’ 87개 매장에서 ‘그램 뷰띠크 리사이클 프로그램’이라고 이름을 붙인 구입 장소나 메이커를 불문하고 사용이 끝난 용기의 회수 재활용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회수한 용기는 세척, 분쇄 후에 재생 플라스틱 소재로서 재사용된다.

 

이제 더 이상 환경문제를 단순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로 취급하는 시대는 끝났다. ‘지속가능성의 핵심은 혁신과 디자인이다’라고 에릭 가와바타 대표가 말하는 것처럼 용기를 쓰레기에서 자원으로 바꾸려면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바꿔야 한다. 그러나 환경문제에 노력하는 것이 아무리 올바른 행위라 하더라도 경제적 합리성이 없으면 계속하기 어려우며 ‘쓰레기(라는 개념) 없는 세상’을 실현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재사용이든 재활용이든 Loop나 테라사이클이 제공하는 순환형 경제의 플랫폼에 참여하는 기업이 늘어날수록 지속가능한 미래가 다가올 것이다.

 



이상호 기자 leekisti@cosi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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