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STICS (2)] 계속되는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Global Supply Chain)

2021.08.12 15:18:00

산업, 기업 치명적 피해 '글로벌 공급망 관리(SCM), 적기 생산체계(JIT) 구축' 핵심과제 부상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이상근]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 물류는 우리 일상의 깊숙한 곳까지 영향일 주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물류는 세상을 움직임이는 동력이 되고 있다. 최근 최첨단 기술이 물류 시스템을 혁신하고 있지만 물류이 영향력은 갈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 한 평생 물류 밖에 해본 것이 없는 물류분야에만 한우물을 파고 있는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이사를 통해 물류의 세계를 심층적으로 이해한다. 이상근 대표는 현재 전문물류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분야는3PL은 ‘전기, 전자, 설치’, 'CVS’. ‘Food Service(Cold Chain)의 전문물류와 공동물류(플랫폼물류)는 ‘온라인커머스 풀필먼트’, ‘화장품’, ‘전기전자’의 전문물류 등이다. <편집자>

 

국가나 기업의 입장에서 심각한 리스크로 작용하는 글로벌 공급망(Global Supply Chain)의 단절과 붕괴의 원인은 대부분 스페인 독감과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하리케인과 대홍수 등 자연재해에서 발생됐다. 또 제1차, 2차 세계대전과 같은 국제전, 중동사태와 같은 국지전과 준 전쟁 상황 혹은 UN의 이란제재와 대북제재 등 국제사회의 제재 등으로 발생되기도 한다.

 

글로벌 공급망에 큰 타격을 준 사례는 1995년 고베 대지진,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쓰나미, 같은 해 7월 방콕 대홍수, 2016년 4월 일본 구마모토현의 규모 7.3의 대지진,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등이 있다. 1995년 고베 대지진은 고베 항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을 뿐 아니라 당시 기업들이 도입하기 시작한 글로벌 공급망 관리(SCM : Supply Chain Management)와 재고를 최소화하는 적기 생산체계(JIT : Just In Time, 최소 재고량 유지하고 적시 공급하는 체계)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 엘릭슨, 노키아 시장 내주며 업계 하위권 추락

 

2000년 3월 미국 앨버커키(Albuquerque)의 필립스 전자 공장에서 번개로 작은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직후 필립스는 이 공장의 반도체 부품인 마이크로 칩을 공급 받는 노키아와 에릭슨에 1주일의 조업 중단이 예상된다고 통보했다.

 

노키아는 즉시 탄력적인 공급망을 활용해 대응에 나섰다. 필립스의 다른 공장 뿐 아니라 거래중인 일본, 미국 공급업체들에게 주문을 돌려 제품 생산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반대로 싱글 소싱 전략의 에릭슨은 단지 1주일의 조업 중단으로만 생각하고 가볍게 넘겨버렸다.

 

화재 진화 과정에서 반도체 공정의 핵심인 클린룸 시설이 오염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공장가동 중단은 장기화됐다. 초동 대처가 빨랐던 노키아는 즉시 필립스에 남은 생산 설비를 모두 노키아의 제품을 생산하는 데사용하도록 요구했다. 하지만 에릭슨은 다른 공급선을 확보하지 못해 몇 개월 동안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2003년 태풍 매미는 부산항을 강타해 크레인 11기를 붕괴 또는 이탈시켜 수출입 선적과 하역 마비와 함께 부산, 울산, 포항, 거제, 마산, 창원, 여수 등의 산업시설에큰 경제적 손실을 입혔다. 2011년 3월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에서 리히터 규모 9.0의 강진과 이후 발생한 초대형 쓰나미로 인해 큰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지역은 석유화 학, 제철, 정유와 자동차(도요타, 닛산, 혼다), 전자(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공장 가동을 중단시켰다.

 

이 중 글로벌 공급망과 복잡하게 엮여 있던 자동차, 전자, 기계, 반도체 기업들은 장비와 부품조달 차질로 큰 피해를 입었다. 대지진으로 센다이 등 13개 항만이 지진으로 인해 운영이 중단되면서 수출입 화물의 선적과 하역도 일시 중단됐다. 글로벌 기업은 일본 외 대체 수입처를 확보와 글로벌 공급망 재설계에 많은 시간과 자금을 투입했다.

 

 

2011년 7월부터 4달간의 태국 대홍수는 태국 전역에큰 인명피해와 함께 산업단지 7곳이 침수됐다. 이들 산업단지에는 혼다, 도요타, 포드 자동차와 미쉐린 타이어등 제조업체와 자동차와 컴퓨터 관련 글로벌 부품 공급 업체들이 대규모 입주해 있었다. 이 홍수로 자동차산업의 글로벌 공급망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기업들에게 공급망의 위기관리시스템 구축에 큰 교훈을 준 바 있다.

 

 

 

2016년 5월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는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지진 발생후 해당 지역 공장에 한해 가동을 중단한 혼다, 닛산과 달리 도요타는 일본 내 26개 공장이 모두 가동 중단됐고, 재가동 시기도 가장 늦었다.

 

혼다와 닛산은 2011년 동부 대지진 이후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고 공급선을 다변화해 이 지진에서 상대적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도요타는 재고를 최소화하고 2차와 1차 협력업체를 거쳐 최종 조립 공정에 이르기까지 낭비없이 동기화하는 도요타 시스템을 고수하면서 리스크에는 오히려 취약했다.

 

# 코로나19 사태, 글로벌 경제 질서 큰 충격


코로나19 사태 초기 중국 내 공장 가동이 멈추고 중국 내 소비가 위축되면서 나타날 충격에만 초점이 맞춰 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우리나라와 일본,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넘어 전세계로 확산됐다. 이에 글로벌 각국의 공장이 문을 닫고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중단되고 글로벌 소비도 모두 감소했다.

 

코로나19의 확산은 WHO의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선언에까지 이르렀다. 글로벌 경제는 짙은 암운이 드리워진 가운데 각국 기업들의 인력 감축, 임금 동결 등 경제 질서 한파가 현실화됐다. 관광, 물류 등 코로나19의 영향에 직접 노출된 업종들은 물론이고 자동차, 철강, 전자 등 산업계 전반에 걸쳐 큰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는 3월 수에즈 운하 정체 사태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글로벌 항구 정체 문제가 겹치면서 미-중 서부노선인 LA, 롱비치항 등 항구 10곳 중 최소 7곳에 상습 정체 현상이 일어나는 등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는 계속 진행 중이다.

 

 

 

# 자연재해, 전쟁 등 빈도 낮지만 영향 큰 공급망 관리 소홀

 

기업들은 반복적이고 영향이 작은 위험관리에 집중하는 반면,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와 코로나19 같은 빈도는 낮지만 영향이 큰 위험관리에는 소홀한 편이다. 2000년 필립스 공장 화재 직후 이 공장에서 마이크로 칩을 공급받던 에릭슨의 잘못된 대응은 에릭슨을 업계 최하위로 떨어뜨렸다. 2016년 규슈 지진 발생으로 도요타는 일본 내 26개 모든 공장의 가동이 중단됐고 재가동 시기도 가장 늦었다.

 

기업은 수익성을 희생하지 않고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공급사슬 내에 확보하려 한다. 이를 위해선 각 산업의 공급사슬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위험을 이해하고 자신의 기업에 적합한 위험요인 관리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기업은 수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고 위험에 처할 때마다 그 위험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고민해서는 이미 늦다. 기업은 리스크를 일련의 시스템 속에서 매뉴얼화해 관리할 때에만 각종 위험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있다.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이사


물류학과가 없을 때 유통산업을 전공해 석사를, 박사는 경영학과 산업공학을 공부했다. 산업포장, 대통령표창 등 정부 표창도 십여 개 받았다.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 후(Marquis Who’s Who)에도 등재됐다. 한국로지스틱스학회, 한국SCM학회 등 물류관련학회 6곳의 산업계 부회장을 맡고 있다. 국토부의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외 3개 위원회 위원과 산업부, 과기부 등의 물류 자문을 하고 있다. KBS 경제세미나, 대한상의, 한국무역협회, 국책연구기관, 최고경영자과정, 대학 특강 등 강연을 하고 있다. 아웃소싱타임스, 무역경제신문 등에는 정기 기고를, 전문지에는 수시 기고를 하고 있다. 단행본 책으로 '뉴노멀 시대 물류기업은 사라질까', '한국택배 20년사'(공저) 등이 있다. e-mail : ceo@sylogis.co.kr

 



최현정 기자 hikari_0706@cosinkorea.com
Copyright ⓒ Since 2012 COS'IN. All Right Reserved.

PC버전으로 보기

서울 금천구 디지털로9길 99 스타밸리 805호 전화 02-2068-3413 팩스 : 02-2068-3414 이메일 : cosinkorea@cosinkorea.com 사업자등록번호 : 107-87-70472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제 2013-서울영등포-1210호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지현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박지현 코스인코리아닷컴의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Since 2012 COS'IN.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