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코스메틱 리포트 (7)] 해외직구 거래 ‘콰징판매’ 두가지 통관코드 프로세스

2021.11.10 14:39:34

콰징판매 시장 진출 테스트 마케팅 바람직, 해외배송(9610), 보세구역 입고(1210) 두가지 방법 활용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함서영] 중국 대륙 시장을 진출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코스인은 본사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함서영 중국 나비쿠(상해)화장품유한공사(娜碧酷(上海)化妆品有限公司) 대표의 '차이나 코스메틱 리포트'를 시리즈로 연재한다. 이번 연재 시리즈는 중국 화장품 시장의 현황과 이슈를 중국 화장품 현장에서 생생하게 보고, 느낀 점을 국내 화장품 업계가 공유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한 것으로 실제 중국 시장 진출에 긴요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반드시 타고 넘어 가야할 만리장성을 극복하는 지혜를 얻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편집자주>

 

중국의 11월은 소비자와 판매자가 모두 기다려온 광군제(솽스이, 双十一)로 축제의 달이다. 11월 11일 당일 이전인 10월 20일부터 온라인 장바구니에 위시리스트를 담아 놓고 예약구매를 걸어 11월 1일 결제가 완료된 제품은 신속한 배송이 이루어지고 있다. 놀라운 배송 시스템은 주문 후 2시간 만에 제품을 수령하는 신기를 보이기도 했는데 예약구매에 따라 미리 물류 준비가 이루어져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인 것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광군제 기간에 주문한 제품을 한달에 걸쳐서 수령하기도 했는데 배송시스템의 진화로 소비자들의 쇼핑 즐거움이 배가되고 있다. 위생허가가 없어도 판매가 가능한 해외직구 거래인 콰징 배송 또한 사전 재고 확보로 신속한 배송이 이루어져 거리의 소멸을 실감하게 했다. 해외직구 거래는 어떻게 신속한 배송이 가능한지, 어떤 방법이 있는지 알고 대응한다면 한국의 브랜드들도 중국의 소비자에게 좀 더 빨리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중국 화장품시장 진출과 관련해 흔하게 받는 질문 중하나가 중국에 어떤 제품으로 진출하면 좋을지에 대한 것인데 최근에 추천하는 카테고리는 남성 제품이다. 남성 제품은 시장 전체의 볼륨이 커지고 있으며 절대 강자가 없어서 아직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틈이 있다. 모든 남성 소비자들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일반적인 남성 소비자들의 특성은 구매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고 타제품과 비교를 덜하며 제품 수령 후 반품이 적다.

 

또 귀차니즘으로 마음에 든 제품의 경우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성향이 있어서 브랜드 로열티를 갖게하는데 여성 소비자에 비해 수월하다. 더불어 중국의 남성들은 우리나라와 달리 BB크림이나 립스틱, 아이브로우 케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에 스킨케어에서 라인을 확대해 유니크한 제품으로 공략한다면 여성 제품에 비해 접근성이 있다.

 

1. 해외직구(콰징, 跨境) 배송 프로세스

 

‘콰징판매(跨境电商, cross-border)’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는 지난 5월호에서 설명했으므로 생략하고자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사항은 아무리 위생허가가 필요없다고 해도 콰징판매가 중심 유통채널이 될 수 없으며 시장 진출에 대한 테스트 마케팅이라고 생각하고 전략을 수립해야 중국 시장 진출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이번 내용에서는 콰징 제품이 중국의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경로인 두 가지 통관코드 프로세스를 알아본다.

 

1-1. 통관코드 9610

 

국내 택배와 비슷한 프로세스로 해외의 구매자로부터 주문, 결제가 이루어지면 한국의 브랜드사에서 EMS 등 항공운송을 이용해 제품을 해외의 구매자에게 배송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의 장점은 판매가 이루어졌을 때만 제품이 발송되므로 재고관리의 리스크가 없다는 것이고 단점은 항공배송이므로 운송비가 높아지고 배송기간이 길어서 구매 고객의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배송비가 높다는 것은 비슷한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불리하며 1~2일내의 총알배송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배송기간이 10일 이상 소요된다는 것은 흥미를 잃을 수 있는 요소이다.

 

최근에는 배송기간을 줄이기 위해 공항 근처의 집화 창고에 재고를 보유하고 판매 시 즉시 발송하는 프로세 스로 배송기간을 약 7일정도로 단축시키기도 한다.

 

그림1 통관코드 9610 프로세스

 

 

1-2. 통관코드 1210

 

위탁판매와 비슷한 프로세스로 ‘보세전자상거래’로 부른다. 소비자에게 판매가 이루어지기 전에 해상운송을 통해 중국 내에서 세관의 허가를 받은 세관특별감독 구역과 보세물류센터에 재고를 입고시킨 후 소비자로 부터 구매가 이루어지면 보세창고에서 제품을 포장 발송하는 방법이다.

 

중국 전역에 구매 후 수령까지 1~2일이면 배송완료가 되기 때문에 소비자만족도가 높은 것이 장점이며 이번 광군제(솽스이, 双十一)와 같이 쇼핑축제가 이루어지는 기간에는 물류도 경쟁력이라서 이 방법이 유리하다. 하지만 유명세를 타는 제품이 아닌 경우 재고관리의 리스크가 높다.

 

그림2 통관코드 1210 프로세스

 

 

중국 내 보세구역에 입고시킨 제품이기에 쉽게 방문해 재고를 관리할 수도 없으며 소비자의 구매 외에는 제품의 반출이 공식적으로 불가하기 때문에 판매 부진시 제품을 반출해 판촉에 사용할 수 도 없다. 소비자의 구매 선택을 받지 못하면 고스란히 유통기한을 넘겨 창고 내에서 폐기를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진출 초기에 중국 콰징 플랫폼으로부터 제안을 받으면 제품판매가 곧 이루어질 것 같아 보여도 해당 콰징 플랫폼에는 수만 개의 제품이 있고 입고시킨 제품은 그중 하나의 제품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만 판매 회전이 되는데 소비자의 마음을 잡는 노력은 콰징 플랫폼에만 기대하면 큰 실망감을 얻을 수 있어 한국 브랜드사의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 성공한다. 필자의 경우도 왕홍의 확신에 찬 판매의지에 기대를 하며 몇 팔레트의 제품을 입고했으나 판매회전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보세창고 내에서 폐기를 했던 뼈아픈 경험이 있다.

 

보세창고에 입고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며 초기에 1카톤 정도 소량만 입고하는 것을 제안한다. 이후 소비자 반응을 보고 점차 재고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물론 소량 운송의 경우 개당 운송비용이 높아지겠으나 제품을 팔레트 단위로 폐기하는 리스크를 감당하는 것 보다 운송비를 더 지불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이다.

 

2. 점점 진화하는 남성화장품 시장 성장

 

중국 정부는 요즘 아이돌에 열광하는 팬덤을 단속하기 시작하며 꽃미남 같은 남성상이 이롭지 않음을 강조 한다. 하지만 아이돌의 외모 가꾸기를 보아온 남성들은 연예인급 그루밍을 시작했고 앞으로도 점점 확대될 것이다. 남성용 스킨케어에서 남성용 세안제를 사용하기 시작한지 불과 2~3년 만에 남성용 제품은 메이크업까지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으며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비비크림, 아이브로우펜슬, 립글로우 사용은 젊은 남성들만의 그루밍이 아니라 비즈니스를 하는 중장년층도 즐겨하기에 실생활에서도 자주 마주친다. 업무상 미팅이 끝나면 개인적 질문이 있다면서 어떤 BB크림을 사용하면 좋은지에 대해 문의를 받는데 조언과 더불어서 선크림으로 자연스러운 톤업을 할 수 있으며 에어쿠션을 사용하면 휴대가 간편하고 바르기 쉽다고 알려 주면 매우 좋아하며 고마워한다. 여성들은 메이크업을 사용하는데 익숙하지만 남성 소비자들은 익숙하지 않으므로 휴대와 사용이 간편한 아이템을 기획한다면 그루밍족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림3 타오바오 남성화장품 (출처 : 타오바오)

 

 

중국 타오바오에서 많이 판매되는 남성화장품을 보면 그림3과 같다. 1번은 BB크림, 2번은 그루밍세트, 3번은 보습크림, 4번은 올인원 제품이다. 이 4가지의 제품이 인기를 얻는 이유를 알아보자.

 

1번 남성 BB크림은 왜 인기가 많은 것일까? 티몰 1위로 23만 개의 판매량을 보이는데 다른 BB크림과 달리 튜브가 아닌 자(jar)타입 용기를 사용해 피부를 밝게 커버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양크림의 기능이 더해진 ‘영양 많은 BB크림’으로 ‘크림’을 강조하고 있다. 주요 성분은 나이아신아마이드, 알란토인, 글리세린이며 특수화장품이 아닌 것을 볼 때 나이아신아마이드 함량은 2% 미만으로 추정되는데 그렇다면 우리나라 기준으로 미백 기능성 제품도 아닌 일반 크림이다. 2% 이상의 미백성분 함유로 미백 기능성 화장품이 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중국 진출을 위한 필수조건인 비안등록을 할 때 우리나라 브랜드사들의 고민은 미백 기능성이다. 미백 기능성 제품을 런칭한 후에 중국 인허가를 진행하며 포장만 바꾸면 안되냐는 문의를 수도 없이 받는다. 절대 안된다. 통관 시 내용물에서 나이아신아마이드 등 미백 기능성 성분 2% 이상의 함량이 적발되면 쉽백(ship back)은 물론 블랙 리스트에 등재되어 향후의 원만한 통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제 꼼수는 없다.

 

한국용과 중국용 두가지로 제품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경우도 있는데 제품준비가 안되어 주문을 받아도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중국용 제품을 따로 생산해 관리하는 것은 생각보다 시도하기 어렵다. 중국에서 발주가 나오면 한국용 제품에 스티커를 붙일까? 단상자만 바꿀까? 꼼수 고민을 시작하는데 아주 위험한 생각이다. 올해부터 강화된 중국의 화장품법은 그 벌칙이 매우 엄하다.

 

그러므로 최초 신제품 런칭 시 과감하게 미백 기능성을 내려놓기 바란다. 미백 기능성이라서 더 많이 판매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나이아신아마이드, 알부틴 등 미백관련 성분 2% 미만의 함량으로 ‘미백’이 아닌 피부를 ‘환하고 밝게’ 케어하는 스토리텔링으로도 소비자는 만족하고 히트제품이 될 수 있다. 1번의 BB크림도 그렇지 않은가.

 

그림4 남성BB크림 (출처 : 타오바오)

 

 

우리나라 남성들의 경우 올인원 제품을 선호하는데 2번 남성 초보자세트를 보면 중국의 남성들은 보다 다양하고 세부적인 케어를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총 12가지로 이루어진 남성 초보자 세트는 클렌징폼, 토너, 메이크업베이스, 톤업크림, BB크림, 컨실러, 컨튜어링스틱, 파우더, 눈썹 손질 도구, 아이라이너, 립스틱, 클렌징워터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5 남성 초보자 세트 (출처 : 타오바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갖춘 남성화장품 세트를 본 기억이 아직 없다. 여성들도 이렇게 화장을 하고 있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럼 불필요한가? 이 브랜드는 이렇게 라인업하므로써 남성 그루밍 브랜드로 소비자의 기억속에 인지됐다. 남성 소비자들의 성향이 꼭 사용해야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호기심이 있으면 갖고 싶어서 구입 하는 경우가 있으니 그 니즈를 자극한 것이다.

 

3번의 제품은 유명 브랜드가 아님에도 어떻게 인기 상품이 됐는가? 중국인의 배포가 녹아든 전략이라고할 수 있다. 30일간 사용 후 구매결정 하는 전략으로 인기를 얻어 플래그십 스토어에 85,000개의 리뷰가 달려 있고 만족과 구매결정이 96%를 넘는다. 보습크림이 지만 펌프용기에 담아 크림의 고정된 인식을 탈피했고 24시간 보습을 강조한다. 보습의 ‘moisturizing’ 효과에서 한발 더 나아가 ‘anti-drying’을 강조한다. 역시 중국인의 스킨케어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기본적으로 보습이 제일 중요하다.

 

그림6 테스트기간 30일후 구입하는 판매전략 (출처 : 타오바오)

 

 

4번은 유명 로컬 브랜드 ‘쯔란탕(自然堂, 자연당)’의 남성 올인원 제품으로 콘셉트는 히말라야 빙하수이다. 히말라야 북쪽 해발 5,128m의 샘에서 취수한 빙하수를 주성분으로 수분공급과 보습을 강조하고 있다. 히말라야 빙하수는 천연 소분자 빙하수로 수분공급 효과가 우수해 하루종일 촉촉한 보습을 유지한다는 것을 스토리텔링한다.

 

위의 내용들을 보면 보면 BB크림이라고 하더라도 튜브가 아닌 자(jar)타입 용기를 사용하고 수분크림도 펌프용기에 담아 기존과 다른 차별화 포인트를 가진 제품들이 유명 브랜드가 아니어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여지는 것이 중요한 중국 소비자들의 경우 디자인을 중시하는데 남성제품은 특히 디자인이 구매 의사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고급스럽고 화려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화된 ‘다름’이 중요하다.

 

이렇게 제품선택 의사결정에서 디자인이 중요한 이유는 내용물에 대한 디테일을 깊이 파악하지 못해서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경우 화장품을 기획 개발하는 BM의 수준을 넘어서 발림성, 점도, 지속성 등 제형텍스처를 분석해가며 사용하는 사람이 많은데 중국 소비자들은 아직 화장품 사용 경험이 오래 되지 않아서 촉촉하거나 환하거나 커버가 잘되거나 등의 기본에 충실하다면 좋은 내용물로 인식하고 디자인에서 차별점을 갖으니 디자인에서 울림이 오는 제품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호에서 소개한 립스틱의 사례도 용량을 0.8g으로 아주 작게 하고 디자인만 변경했는데 1,800만 개의 수량이 판매된 것을 보면 내용물 중심의 사고를 갖는 우리의 마인드에서 팩케이징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중국 진출용 선두제품으로 남성화장품을 결정하였다면 핵심 성분과 기본 사용감을 갖추고 차별화된 디자인 패키징에 비중을 높여 보자. 중국 남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게 될 것이다.

 

 

함서영

중국 나비쿠(상해)화장품 유한공사(娜碧酷(上海)化妆品有限公司) 대표


나비끄(주) 대표이사, 아이큐어(주) 화장품사업본부 본부장 상무를 지냈다. 네슈라, 셀랩, 김정문알로에, 한국화장품에 근무하면서 화장품 상품개발과 마케팅 분야에서 35년의 경력을 갖고 있다. 대전대학교 등 화장품 관련 학과의 강의도 하고 있으며 코스인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현정 기자 hikari_0706@cosi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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