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송년특집] 뜨거웠던 '화장품 기업공개', 주가 '차가워졌다'

2021.12.21 11:06:17

연초부터 계속된 화장품 기업 IPO 행렬, 흥행열풍 '잠시' 주가 '상고하저' 뚜렷

 

[코스인코리아닷컴 이효진 기자] 올해 화장품업계를 관통한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기업공개(IPO)’다.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 해 동안 주식시장을 향한 화장품 기업들의 상장 도전이 연달아 이어졌다.

 

지난해 말부터 꿈틀댔던 기업공개(IPO) 바람이 화장품 업계 전반을 휩쓸면서 화장품 브랜드사는 물론 제조업체와 원료, 뷰티건강기능식품, 플랫폼 등 화장품 관계사들도 서둘러 주식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중국과의 사드(THAAD) 마찰과 한한령(限韓令) 등의 여파로 수년간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부침을 겪으면서 한동안 기업공개 소식을 듣기 어려웠으나 증시 호황과 살아나기 시작한 화장품 시장 업황 등이 기업공개의 물꼬를 텄다.

 

지난해 말 엔에프씨가 상장한데 이어 올해는 화장품 원료 제조업체 선진뷰티사이언스와 포인트 메이크업 색조화장품 제조개발생산(ODM) 기업 씨앤씨인터내셔널, 바이오코스메틱 제약기업 HK이노엔, K-뷰티 수출 플랫폼 기업 실리콘투, 뷰티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 프롬바이오, 아이패밀리SC(아이패밀리에스씨) 등이 상장을 마쳤다.

 

# 화장품 기업, 기업공개(IPO) 잇따라

 

올해 상장 도전장을 내민 화장품 기업들은 웃고, 울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기업들의 실적 타격이 크지 않았던 데다 유동성을 기반으로 한 증시 호황 등으로 기업공개 시기를 가늠해 온 기업들에게 ‘상장의 적기’라는 인식이 번졌다. 중국과의 관계 회복 분위기도 이 같은 움직임에 힘을 실었다. 서둘러 기업공개에 나선 화장품 기업들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한 것도 화장품 업계의 기업공개 레이스를 부추겼다.

 

 

올해 가장 먼저 상장에 나선 것은 화장품 원료 기업 선진뷰티사이언스다. 선진뷰티사이언스는 2018년 기준 세계 10위의 화장품용 자외선차단 제조사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국내 대형 화장품업체 뿐 아니라 로레알, 샤넬, 에스티로더, 뉴트로지나, 니베아, 록시땅 등 글로벌 브랜드를 고객사로 두고 세계 각국 180여개 화장품 제조업체에 원료를 납품하고 있다.

 

선진뷰티사이언스는 기업공개로 조달하는 자금을 장항 신공장에 대한 시설 투자에 활용,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이에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43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는 카카오게임즈(1,478.51대 1), 포인트모바일(1,447.07대 1)에 이어 코스닥 역대 3위 기록이었다.

 

선진뷰티사이언스 주가 동향 (12월 17일 현재)

 

 

상장 첫날 주가 흐름도 두드러졌다. 선진뷰티사이언스는 이날 시초가를 공모가(11,500원)의 2배인 23,000원부터 시작, 장 초반부터 급등세를 보였다. 주가는 곧장 가격제한폭(30.00%)까지 올라 29,900원에 장을 마치며 거래 시작 직후 상장일에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로 오르는 이른바 ‘따상’을 기록했다.

 

그러나 상장 하루 뒤인 1월 28일 장중 한 때 38,850원까지 급등했던 주가는 빠르게 상승분을 반납하고 전날보다 2,600원 오른 32,5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화장품 업황 부진 등의 여파로 꾸준히 주가 하향세를 보인 선진뷰티사이언스는 12월 1일 장중 12,150원까지 내려앉으며 최저점을 기록한 후 소폭 반등한 상황이다. 12월 17일 장 마감 기준으로 전날보다 100원(-0.72%) 밀린 13,800원을 기록했다.

 

# ‘기대만발’ 화장품 새내기주, 12월 1일 ‘악몽의 날’ 됐다

 

선진뷰티사이언스 이후 다소 잠잠했던 화장품 기업공개를 이어간 것은 포인트 메이크업 색조화장품 제조개발생산(ODM) 기업 씨앤씨인터내셔널이다.

 

포인트 메이크업 ODM 전문기업인 씨앤씨인터내셔널은 독보적인 기획력, 우수한 제품 기술, 선제적 생산 시설 확보 등 핵심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는 글로벌 4대 브랜드 Audit(품질검사) 통과한 국내 유일기업이자 국내 최초 글로벌 프레스티지 제품 생산기지 등의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상장을 계기로 제품 라인업 추가와 프레스티지 고객 확대를 통해 색조화장품 ODM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위드 코로나’에 따른 수혜 기업으로 꼽히며 일반 공모청약 경쟁률 898대 1을 기록, 약 9조 4,000억 원 규모의 청약 증거금이 몰렸다.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의 수요예측에는 1,239개 기관이 참여해 1,02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앞에 주가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은 5월 17일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인 47,500원보다 250원(-0.5%) 낮은 47,250원에 형성됐다. 결국 이날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시초가 대비 6,100원 하락한 41,1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씨앤씨인터내셔널 주가 동향 (12월 17일 현재)

 

 

하반기로 갈수록 미끄러지기 시작한 씨앤씨인터내셔널의 주가는 12월 1일 장중 한때 16,550원까지 떨어지며 최저점을 찍었다. 이후 18,000원대에서 거래 중으로 12월 17일 장 마감 기준으로 전날보다 200원(1.08%) 하락한 18,400원을 기록했다.

 

# “글로벌 시장 선도” 포부는 컸으나 주가는 ‘주르륵’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중국 소비둔화 우려가 더해진 올 하반기에도 화장품 기업들의 기업공개는 계속됐다. 바이오코스메틱 제약기업 HK이노엔은 국내외 기관 투자자 경쟁률이 1871대 1로 최근 10년 내 코스닥, 바이오·제약 모두에서 역대 최고 경쟁률을 보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HK이노엔 주가 동향 (12월 17일 현재)

 

 

하지만 정작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8월 10일 공모가(59,000원)보다 15.4% 오른 68,100원으로 출발한 HK이노엔의 주가는 장중 한 때 78,900원까지 치솟은 후 하락 전환해 시초가 대비 0.6%, 공모가와 비교해 16.1% 오른 68,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하락세를 보이던 HK이노엔의 주가는 9월 29일 장중 한 때 49,200원을 기록하며 최저점을 찍었다. 그러나 10월 5일 미국 제약사 머크(MSD)의 코로나 치료제 개발 성공 소식에 관련주로 묶이면서 다음날인 10월 6일에는 주가가 80,300원까지 치솟았다.

 

HK이노엔은 주가 급등에 따른 상승분을 반납하고 현재 55,0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12월 들어 50,000원대로 내려앉았던 주가가 반등을 꾀하고 있으나 시초가 회복까지는 갈 길이 먼 상황이다.

 

K-뷰티 수출 플랫폼 기업 실리콘투도 코스닥에 입성했다. 실리콘투는 온라인몰 ‘스타일코리안닷컴’을 통해 전 세계 200여개국에 국내 화장품 브랜드를 역직구로 판매하는 E-커머스 플랫폼 기업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반으로 상장까지 거침없는 질주를 했다.

 

실리콘투는 K-브랜드 카테고리 확장, 해외거점 확대와 신규 브랜드 육성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K-브랜드를 선도해 나가는 플랫폼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실리콘투 주가 동향 (12월 17일 현재)

 

 

그러나 9월 29일 상장 후 주가는 미끄럼틀을 타고 있다. 실리콘투의 시초가는 공모가(27,200원) 보다 41.54% 높은 38,500원에 형성됐으나 이날 41,800원의 고점을 찍은 이후 급락했다. 결국 시초가보다 9500원(-24.68%) 하락한 2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실리콘투는 12월 17일 장 마감 기준으로 전날과 동일(0.00%)한 1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48.8%)까지 떨어진 셈이다.

 

# 꽁꽁 얼어붙은 증시, 화장품 기업공개 ‘반전’ 없었다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고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화장품 기업들의 사정도 악화됐다. 프롬바이오, 아이패밀리SC는 공모가 희망밴드 최하단보다 낮은 가격에 공모가를 결정했을 정도다.

 

뷰티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 프롬바이오는 코스닥 시장 상장 첫날인 9월 28일 시초가를 공모가보다 1,250원(6.94%) 높은 19,250원에 형성하며 조심스러운 출발을 했다. 장중 한 때 24,250원까지 오르며 기대감을 키웠던 주가는 결국 시초가보다 600원(+3.12) 오른 19,8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프롬바이오는 상장 다음날부터 하락세를 본격화해 현재 11,000원대 거래되고 있다. 12월 17일 장 마감 기준 프롬바이오 주가는 전날과 동일(0.00%)한 11,100원을 기록했다.

 

프롬바이오 주가 동향 (12월 17일 현재)

 

 

아이패밀리SC(아이패밀리에스씨)는 10월 28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 올해 화장품 기업공개의 마침표를 찍었다.

 

결혼서비스 제공업체 아이웨딩네트웍스를 전신으로 하는 아이패밀리SC는 코스닥 시장 기업공개를 추진하다가 무산된 후 색조 메이크업 ‘롬앤’을 론칭, 사업을 확대한 끝에 올해 상장 재도전에 성공했다.

 

색조브랜드 롬앤의 급성장과 함께 기업공개까지 속도를 냈으나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63.1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공모가는 희망범위(39,000~48,000원) 최하단보다 35.89% 낮은 25,000원으로 정해졌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서도 경쟁률이 20.88대 1에 그쳤다.

 

아이패밀리SC 주가 동향 (12월 17일 현재)

 

 

아이패밀리SC는 상장 첫날 시초가를 공모가보다 3,650원(14.6%) 높은 28,650원에 형성하고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결국 시초가보다 3,250원 낮은 25,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오면서 12월 2일 장중 한때 16,550원으로 최저점을 찍고 현재 18,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 화장품 기업공개, 따뜻한 ‘봄날’ 올까

 

화장품 기업 주가가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화장품 기업의 IPO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넥스트아이의 관계사인 화장품 OEM·ODM·OBM 전문기업 뉴앤뉴는 키움증권과 기업공개(IPO) 주간사 계약을 체결하고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마스크팩 시트 제조업체 셀바이오휴먼텍은 당초 연내 상장을 목표로 했으나 시장 상황에 맞춰 상장 일정을 미뤘다. 셀바이오휴먼텍은 10월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헬스앤뷰티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CJ그룹 계열의 헬스앤뷰티 기업 CJ올리브영은 내년 증시 입성을 준비 중이다. CJ올리브영은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모건스탠리를 대표 주관사로, KB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를 공동 주관사로 선정, 기업공개 준비를 본격화했다.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마녀공장도 내년 코스닥 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클린뷰티, 비건 뷰티를 콘셉트로 MZ세대의 취향을 저격,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성장을 지속해온 만큼 상장까지 가는 길이 멀지 않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마녀공장이 상장을 향해 보폭을 넓히면서 모회사인 엘앤피코스메틱의 기업공개 재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마크스팩 브랜드 ‘메디힐’로 유명한 엘앤피코스메틱은 지난 2016년 상장을 시도했으나 당시 사드 이슈로 화장품 시장이 충격을 받으면서 상장 계획을 연기한 바 있다.

 

메디힐의 제조사로 잘 알려진 화장품 OEM ODM 제조업체 이시스코스메틱도 기업공개 추진 의지를 내비쳐왔고 스킨케어 브랜드 JM솔루션으로 잘 알려진 지피클럽도 내년 증시 입성을 준비 중이다.

 



이효진 기자 cosinpress@cosi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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