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마케팅 전략 (8)] 4P Mix–제품(Product) 전략(1)

2022.01.11 17:51:36

좋은 제품이 잘 팔리는 것이 아니라 잘 팔리는 것이 좋은 제품이 된다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신윤창] 국내 LG전자와 피어리스, 애경산업, 필립스전자, LG생명과학, 세라젬H&B, 종근당건강 등에서 영업과 마케팅 분야를 두루 경험한 바탕으로 화장품 마케팅에 대한 기본적인 물음과 방향성을 찾아 나간다. 최근 화장품 시장은 코로나와 함께 국내외적인 많은 변화로 그 어느 때보다도 겪어 보지 못했던 경험을 하고 있다. 하루에도 어려운 결단을 몇번이고 내려야 하는 시점에서 필자가 현장에서 느낀 생생한 경험치가 화장품 마케팅 실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편집자>

 

차별화된 콘셉트(Concept)란, 말 그대로 콘셉트, 즉 개념일 뿐이다. 콘셉트가 콘셉트로만 머문다면 그저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로 끝나고 말 것이다. 스토리에 큰 힘이 있다고 하지만 그 스토리가 현실이 될 때야 비로소 폭발적인 힘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콘셉트란 스토리는 4P Mix로 현실화됨으로써 진정으로 차별화된 힘을 갖게 된다. 그렇다면 이제는 실행만이 남았다. 소비자가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포지셔닝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 적정한 가격을 정하고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에게 알리고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유통에 제품을 배치해야 한다.

 

이 모든 계획을 묶어서 ‘마케팅 4P Mix’라고 한다. 즉 Product(제품), Price(가격), Promotion(프로모션), Place(유통)의 4가지 이니셜 ‘P’들을 맛있는 비빔밥처럼 잘 비벼(Mix) 먹으면 된다. 그런데 4P 중 어느 것 하나만 잘한다고 성공하기는 힘들다. 이 모든 네 가지가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4P를 Mix하는 것이다.

 

4P는 일타쌍피도 아닌 1타 4피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4P를 사칙연산으로 설명하면 4P는 네 가지를 더하는 덧셈이 아니라 곱해서 가치를 배가시키는 곱셈이라 할 수 있다. 제품이 제대로 된 가격과 유통을 만나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잘 전달된다면 그 가치는 단순히 더하기 수준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인 곱하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곱셈에서 어느 하나라도 ‘0’을 곱하게 되면 그 결과 또한 ‘0’이 된다는 문제가 있다. 즉, Product × Price × Place × Promotion 중 하나라도 제대로 하지 못해서 ‘0’이 된다면 모든 마케팅 결과도 ‘0’이 된다. 결국 모든 마케팅 노력이 허사가 되고 실패로 끝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림1 생산자 관점(4P)과 소비자 관점(4C)의 구성요소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가격이 너무 비싸거나 터무니없이 싸다면 잘 팔리지가 않으며 커뮤니케이션 부재로 소비자에게 알려지지 않아도 팔리지가 않으며 소비자가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곳에 널리 유통되어 있지 못해도 팔리지 않는다. 무엇이든 간에 하나라도 소비자의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라면 성공적이라 볼수 없기 때문에 4P를 조화롭고 합리적으로 Mix하는 것은 전략이라기보다 매우 중요한 실행계획으로서 전술에 가까운 액션플랜(Action Plan)이라 칭하는 게 맞다.

 

4P라는 개념은 1960년대 에드먼드 제롬 매카시가 창안한 기업관점의 오래된 개념이다. 그러다 보니 시대가 바뀌면서 기업관점의 4P는 소비자 관점으로 전환되어 4C로 변화됐다. 로버트 로터본은 1990년에 ‘새로운 마케팅 시대 : 4P는 끝났다. 단어 C의 시대가 온다’ 란 책을 통해 4P 대신에 고객의 관점으로 전환한 4C 개념을 주장해서 상당한 호응을 얻어 지금은 거의 마케팅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4C란 고객의 혜택/가치(Customer Benefit/Value), 고객이 부담하는 비용(Cost of Customer), 고객의 편리성(Convenience),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을 의미한다. 즉, 고객이 제품을 구입을 한다는 것은 고객에게 가치로 돌아가는 것이고 가격은 고객이 지불해야 할 비용이며 유통은 고객이 얼마나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느냐 하는 편리성이고 기업이 행하는 프로모션은 고객과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그러나 4P나 4C는 전통적인 제조기업의 마케팅 믹스로서 기업과 산업의 특성에 따라 유통기업이나 서비스기업의 4P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더욱 다양한 P들이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최근 인터넷 시대에서 온라인 콘텐츠 기업의 마케팅 4C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즉, 인터넷 기업의 4C는 인터넷상에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Contents), 인터넷 사용자들의 공동체인 커뮤니티(Community), 사용자에 대한 맞춤 서비스(Customization), 상품을 거래하는 전자상거래(Commerce)로서 이를 4P처럼 제대로 믹스해야만 될것이다.

 

그 외에도 SNS 공감의 시대에 부각되는 감성(Emotion) 마케팅에 대해서는 고객전도사(Evangelist), 열정(Enthusiasm), 경험(Experience), 교환(Exchange)이라는 4E가 있으며 모바일 마케팅의 4M으로 상품(Merchandise), 시장(Market), 미디어(Media), 메시지(Message)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최근 중요한 유통의 하나인 온라인 모바일 등을 고려해 마케팅 믹스는 4P를 기본으로 해 온라인 4C와 모바일 4M과 감성의 4E 믹스까지 고려하며 고객 관점의 마케팅 전략에 응용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마케팅 액션플랜의 기본으로서 4P는 변함없이 중요한 기본이다. 4P 믹스는 그 하나하나가 모두 중요한 가장 기본적인 세부 실행 계획으로서 반드시 앞에서 만든 STP 전략이 내포하고 있는 진정한 의미를 깊이 인지하고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가시화된 액션플랜으로 만들어야 한다.

 

1. Product(제품) 전략


마케팅의 시작은 제품에서 시작해서 제품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제품 전략은 마케팅의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케팅에서 제품 전략을 빼고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프로모션하거나 판매하는 것을 마케팅의 전부로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마케팅 중심적인 사고가 아니라 좋은 제품만 만들면 잘 팔리겠지 하는 과거의 판매자 중심적인 사고방식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에서 명심해야 할 것은 ‘좋은 제품이 잘 팔리는 것이 아니라 잘 팔리는 것이 좋은 제품이 된다’는 사실이다. 좋은 제품이란 의미는 제조사의 착각이고 잘 팔리는 제품의 기준은 소비자의 관점이다. 그래서 항상 소비자의 관점으로 전환이 되어야 하지만 기업 중심적인 회사에선 관점의 전환이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림2 주사위 모양의 수박은 높은 가격과 소비자 니즈와의 불일치로 실패했다.

 

 

일본의 한 농부가 개발한 주사위 모양의 82달러(한화약 9만 7,000원)짜리 사각형 육면체 수박에 대한 기사가 뉴스에 실린 적이 있다. 농부는 사각형 수박을 만들기 위해 육면체의 틀 안에 작은 수박을 넣고 수박이 자라기를 기다렸지만 둥그런 수박은 삐뚤어지게 튀어나오기도 하고 터지기도 하는 등 해보니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 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된 육면체 수박을 수확했어도 그 수가 많지 않아 가격이 너무 비싸진 건 아닌가 싶다.

 

그런데 과연 누가 수박을 이렇게 비싼 돈을 주고 살까? 고객이 수박에게 바라는 니즈는 관상용이 아니라 시원함과 단맛이다. 물론 가격까지 싸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다르다’라는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고객이 원하는 본질에서 벗어난 아이디어였기 때문에 결국 실패를 했다. 따라서 제품 전략의 핵심은 그 전 단계인 STP, 특히 소비자 입장의 포지셔닝에 달려 있다. 포지셔닝이 제대로 되어야 제품도 제대로 될 수 있고 그런 제품은 4P Mix에 의해 더 잘 팔리는 제품이 될 수 있는 공산이 크다.

 

1) 소비자 혜택(Benefit)과 가치(Value)


제품의 가치라는 것은 단순히 그 제품이 제공하는 본질적인 속성과 기능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소비자가 어떤 제품을 구입한다는 것은 제품의 속성 외에도 디자인과 패키지, 브랜드, 그리고 그 제품의 부가적인 서비스들(품질보증, A/S, 배송, 평판 등)을 모두 포함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제품은 그 기능과 감성이 함께 어우러져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개발자들은 제품의 기능의 늪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기능이나 품질만 우수하면 잘 팔리겠지 하는 환상 속에 빠져서 실패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러므로 제품 전략에서는 항상 제품의 속성 또는 기능이 아니라 그 제품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가치적인 측면에서 생각해야 한다. 즉, 제품은 기획단계에서부터 기능적인 편익(Functional Benefit)과 감성적인 편익(Emotional Benefit)이 함께 어우러져 연구개발돼야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사례로서 필자가 애경에서 기획했던 마리끌레르 화장품의 경우는 다음과 같다.

 

- Functional Benefit : 젊은 피부에 맞는 깨끗하고 자연스러운 색조화장품, 피부 거부감이 적고 지속성 있는 발색 효과와 투명감 있는 피부표현. 화려한 장식을 제거한 심플하고 세련된 젊은 감각의 미니멀리즘 용기 디자인.

 

- Emotional Benefit : 프랑스 파리 Fashion 브랜드인 마리끌레르의 자부심, 유행에 앞서가는 자신감과 만족감, 젊음의 프라이드.

 

그림3 필립 코틀러의 ‘제품구성의 3단계’

 

 

그림3과 같이 기능과 감성이 모두 어우러진 복합적인 제품의 개념을 필립 코틀러는 ‘제품구성의 3단계’를 통해 설명해 줬다.

 

- 핵심제품(Core product) : 소비자들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거나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 제공되는 근본적인 가치이다.

 

- 실제제품(Actual product) : 소비자들에게 가치를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고 패키지 되어 눈에 보이는(Tangible) 상징적 속성들이 결합된 형태이다.

 

- 확장제품(Augmented product) : 소비자들이 제품의 구매로부터 충분한 만족을 얻을 수 있도록 실제의 구매와 소비 활동과 관련해 제공되는 여러 가지 부수의 서비스들을 의미한다.

 

2) 제품수명주기(PLC)와 캐즘(Chasm)


제품도 사람처럼 태어나서 성장하고 결국은 사라진다는 측면에서 수명이 있다는 의미로 제품수명주기(PLCProduct Life Cycle)가 있다. 세상에는 수많은 신제품들이 태어났다가 사라지고 있다. 때로는 초신성처럼 반짝 나타났다가 몇 년도 되지 않아 우리들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제품들도 있는 반면, 코카콜라처럼 100년이 넘은 제품은 사람들보다도 더 오래 장수하며 시장에서 여전히 1등의 자리를 놓지 않고 있기도 하다. 이런 걸 보면 어떻게 마케팅을 통해 제품 수명을 관리하느냐에 따라 그수명주기도 달라질 수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그림4는 제품수명주기를 보여주는 정규분포와 비슷한 모양이다. 신제품은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를 거쳐 쇠퇴기를 맞아 시장에서 사라진다. 이에 맞게 기업은 신제품의 기획단계에서 PLC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각 PLC 단계에 맞는 제품 전략을 달리함으로써 제품을 강하게 성장시키거나 유지하고 때론 세상에 안녕을 고하며 단종시키기도 하며 지속적인 리뉴얼(Renewal)을 통해 수명을 연장하거나 후속 제품 출시를 통해 기존 제품이 단종되어도 수명을 연장할 수도 있다.

 

그림4 제품의 수명주기

 

 

신제품이 처음 나오는 도입기는 마치 어린아이가 태어나서 소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가 끊임없이 도움을 주는 시기와 같다. 그런 점에서 도입기에는 신제품이 시장에서 자리 잡기 위해 상당한 마케팅 비용이 소요된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이 시기에 신시장 또는 기존 시장의 침투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하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수많은 신제품들이 제대로 커 보지도 못하고 소비자와의 큰 캐즘(간극, Chasm)을 넘지 못한 채 쓰러져 나가는 것도 바로 이 시기이다.

 

캐즘이란 원래 지질학 용어로서 지각변동 등으로 지층 사이에 형성된 큰 틈이나 협곡을 의미한다. 눈 덮인 겨울산행을 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바로 이 캐즘이다. 자칫하면 영영 헤어 나올 수 없는 구렁텅이에 빠져 생명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제품도 마찬가지이다. 소비자라는 정상을 정복하기 위해 뛰어넘어야 할 큰 간극인 것이다. 캐즘 마케팅은 첨단기술 분야의 마케팅 전문가인 제프리 무어가 ‘캐즘 뛰어넘기(Crossing the Chasm)’란 책을 출판한 이후 정착하게 됐는데 특히 첨단기술 분야에서 사람들이 새로운 기술을 사용한 신제품의 가치를 판단 하고 수용하는 데 걸리는 기간, 즉 기술수용주기(Tech Adoption Life Cycle, TALC)라 할 수 있다. 그 이름이나 모형부터가 PLC를 응용해 TALC가 만들어진 점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비단 첨단제품 뿐만 아니라도 모든 신제품이 시장에 정착하기까지는 이런 캐즘이 존재하고 있다. 실제로 매년 수많은 브랜드가 탄생하지만 소비자에게 기억되는 것은 그중 극히 일부이다. 매년 쏟아지는 수많은 신제품 중에서 성공하는 제품은 10%가 채 안 되는 것도 소비자의 인식으로 들어가는 데 큰 장애벽인 캐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림5 기술수용주기(Tech Adoption Life Cycle, TALC)

 

 

그래서 제프리 무어는 PLC 곡선과 유사한 정규분포 그래프상에 혁신 수용자(Innovators), 선각 수용자(Early Adopters), 전기다수 수용자(Early Majority), 후기다수 수용자(Late Majority), 지각 수용자(Laggards), 5단계의 수용자 그룹이 존재하며 선각 수용자와 전기다수 수용자 사이에 거대한 캐즘이 도사리고 있음을 명시했다.

 

대부분의 신제품들은 새로운 제품을 애호하는 선각수용자(Early Adopters)들까지만 인기를 끌었다가 캐즘을 극복하지 못하고 주류 시장(Early Majority)을 형성하지 못한 채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게 현실이다. 이러한 캐즘은 초기 수용자와 그 이후의 다수 수용자가 신제품에 대해 다른 구매동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므로 기업은 PLC와 함께 각각의 수용자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통해 캐즘을 극복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그림6 5단계의 수용자 그룹 중 캐즘의 위치

 

 

캐즘을 극복하고 매출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캐즘에 머무르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따라서 제품의 차별화된 콘셉트 뿐만 아니라 상품 출시 초기 혹은 출시 이전이라도 수요를 환기시킬 수 있는 자극을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하는데 초기에는 단순히 광고만 하는 것보다 총체적인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를 계획하고 진행해야 한다.

 

PLC상에서 신제품이 도입기에서 성장기로 넘어가야 하는 시점에 존재하는 캐즘은 어린아이의 성장통처럼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 성장통 때문에 아이는 소년소녀가 되고 다시 청년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처럼 제품도 장기적으로 소비자들과 함께 성장할 수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성장기는 신제품이 소비자들과의 캐즘을 극복하고 선각 수용자를 넘어 전기다수 수용자에게로 널리 확산되어 큰 성장을 하는 시기이다. 이때는 경쟁사에서 비슷한 제품이 나오기도 하며 경쟁사의 강한 대응전략이 쏟아지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고 확대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이 더욱 필요할 때이다.

 

다음으로 성숙기에 접어든 제품은 이제 더 이상 신제품이 아니다. 만약 제품이 성숙기까지 살아남았다면 그동안 투자했던 것을 걷어 들이는 추수의 단계로서 이익을 창출하게 된다. 따라서 이때는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으로 SKU(Stock Keeping Unit)를 늘려 시장을 방어하며 새롭게 재탄생할 수 있도록 리뉴얼 작업이 진행돼야 한다.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찬란했던 로마의 영광도 덧없이 사라질 테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쇠퇴기에 접어든 제품은 과감히 철수해야 한다. 어제의 태만함이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이니 누구를 탓하겠는가? 한때의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 치료를 하긴 이미 너무 늦고 말았다. 그래서 때론 안 하는 것도 상책이다. 그동안 들어간 비용이 아깝다면 싱크(Sink)대에 물 버리듯이 과감히 버리고 이미 투자되어 거둬들일 수없는 매몰비용(Sunk Cost)은 잊어버려야 한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데도 그 비용이 아까워 다시 한번 살려보겠 다고 하다간 그보다 더 많은 비용을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성숙기에서 쇠퇴기로 접어들기 전에 혁신(리뉴얼)을 통해 수명을 연장시키고 다시 성장하도록 할수도 있고 새로운 신제품을 론칭해 쇠퇴기에 들어간 제품을 먹여 살리며 전체적으로는 성장을 지속시킬 수도 있다. 이처럼 PLC 전략을 어떻게 응용하느냐에 따라 브랜드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수가 있는 근간이 된다.

 

3) PPM(Product Portfolio Management)


주식투자에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이 있다. 주식을 투자함에 있어 하나의 주식에만 모든 돈을 투자한다면 그 하나의 주식이 큰 이득을 줄 때는 매우 좋은 시절을 보내겠지만 어떤 환경적 요인으로 갑자기 그 주식이 폭락할 경우 전 재산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온 개념이 분산투자이다. 즉, 리스크를 분산해야 비 오는 날에만 장사가 되는 우산장사 아들과 햇볕 쨍쨍한 날 장사를 하는 짚신장사 아들을 모두 데리고 사는 어머니처럼 걱정이 없다는 것이다. 관리분야에서는 이를 리스크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Risk Portfolio Management)라고 한다.

 

같은 맥락에서 기업에서 한 제품만으로 성장하는 것엔 한계가 있으며 그 제품이 성숙기에 들어갔을 때 대타가 없으면 회사에 끼치는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고 지속적인 성장과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효과적인 프로덕트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Product Portfolio Management, PPM) 전략이 필요하다.

 

PPM 전략은 제품별 마케팅 전략의 방향성을 수립하고 이에 따른 기업의 한정된 투자 재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기 위한 방법으로 매우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다. PPM은 최적의 수익을 위해 다수의 제품들을 상호 충돌 없이 전략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자는 것으로서 바로 선택과 집중의 기본적인 틀을 제공한다. 따라서 PPM은 기업의 전체적인 상황에 대한 고찰과 전략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하며 의사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점이 있다.

 

반면, 지나치게 시장 점유율 위주의 관점으로 고성장 브랜드에만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고 두 개 이상의 브랜드가 존재할 경우 각각의 역할에 따른 시너지(Synergy) 효과에 대해 소홀히 할수 있으며 시장 지향적 사고보다 자사 중심적 사고를 하는 경향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PPM 모델 중의 하나인 단순한 BCG 모델에 대해서 설명해 보겠다. 사실 너무 오래된 모델이라 요즘은 그리 잘 사용하지 않지만 PPM적인 사고방식을 단순화해 모델로 제시해 주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고 학습하기 쉽다는 점에서 소개해 본다.

 

BCG 모델은 Boston Consulting Group이 개발한 2×2 Matrix 모델로 가로축에 상대적 시장 점유율, 세로축에 시장 성장률을 표시해 캐시카우(Cash Cow), 스타(Star), 도그(Dog), 물음표(Question Mark), 4개의 영역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표현한 것이다.

 

그림7 BCG 모델

 

 

① 캐시카우(Cash Cow) : 말 그대로 우유가 아니라 돈을 만들어 주는 젖소이다. 이곳에 속한 제품은 이미 출시된 지 오래되어 성공을 거둔 제품이기 때문에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 시장점유율이 높고 PLC 측면에서는 성장기 후기에서 성숙기에 속한 브랜드이므로 성장률은 둔화된 상태이다. 따라서 신규 브랜드처럼 성장을 위한 많은 자금의 투입이 필요 없고 규모의 경제를 통한 생산성과 고수익이 창출되므로 오히려 신제품이나 성장기 제품들에게 자원을 배분하고 지원해 줄 수 있다.

 

② 스타(Star) : 스타는 한창 떠오르는 샛별이다. 그래서 돈이 많이 들어간다. 스타 제품은 시장의 성장률이 높아 계속 매출이 성장하리라 기대되며 경쟁 브랜드 보다 시장점유율도 높아서 히트상품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일등 브랜드가 되게 하기 위해 지속적인 자금 투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나중에는 스타를 더욱 키우고 잘 유지해서 황금젖소인 캐시카우로 만들어야 기업은 지속가능하게 될 것이다.

 

③ 도그(Dog) : 시장점유율도 낮고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작다면 사업적으로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도그는 PLC 측면에서 일반적으로 성숙기 말기와 쇠퇴기에 속해 있는 제품으로 매출과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며 가능성이 없는 제품이다. 따라서 도그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사업을 유지하거나 축소, 철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전략이다. 특히 도입기 신제품이 캐즘을 극복 하지 못하고 시장에서 자리를 못 잡을 경우 스타로 가지 못하고 도그가 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④ 물음표(Question Mark) : 세상에 나오는 모든 신제품들은 처음엔 물음표(?)를 달고 나올 것이다. 그러나 물음표를 가지고 태어났다 해도 모든 신제품들에겐 어떻게든 스타로 키우기 위해 온 힘을 쏟아부어야 한다. 그러다가 스타가 되지 못하는 신제품은 도그 신세가 될 것이기 때문에 물음표인 것이다. 따라서 도입기 이후 지속 적으로 자금을 더 투하할 것인지 아니면 끊어야 할지를 빠르고 올바르게 판단할 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실패한 신제품은 비용을 더 투입하는 것보다 깨끗하게 손털고 나오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비로소 물음표는 느낌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림8 BCG 영역별에 따른 전략

 

 

 

신윤창 AMH&B 전무
LG전자, 피어리스화장품, 애경산업, 필립스전자, LG생명과학에서 영업과 마케팅 업무를 했다. 이후 세라젬H&B와 종근당건강의 중국법인장과 화장품사업본부장을 지냈다. 특히 세라젬H&B에서는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마케팅 박사학위를 수료한 후 현재 대전대학교 대학원 뷰티건강관리학과 마케팅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신규 화장품회사 AM H&B에서 전무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챌린지로 변화하라', '우당탕탕 중국 이야기', '인식의 싸움', '지금 중요한 것은 마케팅이다'가 있다.

 



최현정 기자 hikari_0706@cosi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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