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마케팅 전략 (9)] 4P Mix–제품(Product) 전략(2)

2022.02.11 15:29:09

기업은 왜 신제품을 개발해야 하는가?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신윤창] 국내 LG전자와 피어리스, 애경산업, 필립스전자, LG생명과학, 세라젬H&B, 종근당건강 등에서 영업과 마케팅 분야를 두루 경험한 바탕으로 화장품 마케팅에 대한 기본적인 물음과 방향성을 찾아 나간다. 최근 화장품 시장은 코로나와 함께 국내외적인 많은 변화로 그 어느 때보다도 겪어 보지 못했던 경험을 하고 있다. 하루에도 어려운 결단을 몇번이고 내려야 하는 시점에서 필자가 현장에서 느낀 생생한 경험치가 화장품 마케팅 실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편집자>

 

4) 제품믹스(Product Mix)


PPM 전략의 일환으로 여러 신제품들을 도입해 전체적인 제품들을 구성하는 제품믹스(Product Mix)가 필요하다. 제품믹스는 서로 다른 제품계열(Product Line)의 수를 뜻하는 폭(Width)과 각 제품계열 내의 제품품목(Product Item)들의 수를 의미하는 깊이(Depth)로 이루어졌다.

 

그림1은 애경산업의 생활용품 제품믹스 사례이다. 생활용품의 폭으로서 주방세제, 세탁세제, 덴탈케어, 헤어케어의 계열이 있으며 주방세제 계열에 트리오, 순샘, 크리어 3품목이 있는 것처럼 각각의 계열에 다양한 품목의 깊이가 존재함을 알 수 있다.

 

그림1 애경산업의 생활용품 제품믹스 사례

 

 

따라서 제품믹스는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상에서 제품확장(Product extension)과 계열확장(Line extension) 전략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제품전략의 바탕을 차지하고 있다. 그림2에서 보듯이 계열확장은 넓은 반면에 제품확장이 적다는 것은 적은 품목으로 다양한 영역으로 진입하는 것을 의미하며 계열확장도 넓고 또한 그 밑에 제품들도 많은 경우는 다양한 곳에서 크게 시장을 확장 하는 전략이라 볼 수 있다. 또 적은 계열 내에 제품도 적다는 것은 적은 분야에 전문화를 시도하는 전략이고 적은 계열에서 품목 수를 많이 가져가는 것은 이미 그시장에서 성공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해서 이익을 확대하기 위한 굳히기 전략일 수가 있다.

 

그림2 계열확장 구조도

 

 

따라서 기업은 제품의 추가, 폐기, 수정을 통해 마케팅 목표를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제품믹스(Optimal product mix) 상태를 구성해야 한다. 즉, 제품의 성장성, 안정성, 수익성을 최선으로 하는 품목을 선정해 시간이 경과해도 최적의 제품믹스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현재의 제품믹스에 대해 신제품의 추가, 기존 품목의 재구성과 활성화, 제품의 교체, 그리고 기존 품목의 폐기를 결정하는 것이다.

 

· 전략1 신제품 개발 : 지금까지 콘셉트와 차별화, 포지셔닝 등을 통해 자세히 설명해 왔으나 신제품 개발 측면에서 보다 구체적인 것은 다음 장에 별도로 이야기 하겠다.
 

· 전략2 기존 제품 재구성 : 기존 제품의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한 제품에만 매출이 편중되어 제품 포트폴리오가 필요할 경우, 매출의 분산과 이익을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하기 위해 해당 제품의 4P 믹스를 재결합하거나 리뉴얼(Renewal)을 통해 제품을 재구성하며 타깃에 맞게 제형, 효과, 디자인 등의 세분화를 통해 제품 품목 수를 확대할 수 있다.

 

· 전략3 제품 수정(교체) 전략 :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에 의해서 ① 성숙기나 쇠퇴기에 진입할 때 ② 소비자 니즈의 변화로 인한 선호도가 변화될 때 ③ 매출과 수익이 점점 하락하기 시작할 때 ④ 기술이 진부화될때 ⑤ 강력한 경쟁품의 출현이 예상될 때 등의 환경변화가 예측되면 빠른 시일 내에 제품을 수정 또는 교체 전략을 실시해야 한다.

 

그림3 제품의 추가, 폐기, 수정을 통한 제품믹스 상태 구조도

 

 

· 전략4 제품 철수전략 : ① 시장점유율과 매출 회복에 소요되는 비용이 과도하고 수익률이 낮을 때 ② 이미 기술력이 진부화되어 소비자 선호도가 떨어질 때 ③ 제품 포트폴리오와 부합되지 않아 시너지를 창출하지 못할 때 ④ 쇠퇴기에 진입했을 때 제품을 단종해 시장에서 철수해야 한다. 그러나 무작정 단종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가 완전히 소멸하지 않는 한 그림4와 같은 전략적 단계를 밟으며 Cash Flow를 확보하면서 철수해야 한다.

 

1단계 제품 수확전략은 판매를 감소시키지 않고 비용을 성공적으로 절감시키는 전략이다. 연구개발비와 공장설비를 축소하고 퇴사해 결원된 조직은 충원하지 않으며 불필요한 인력은 퇴직 처리한다. 또 가능한 제품 품질을 유지하면서 고객들에게 지원해 주던 특정 서비스들을 제거하고 광고판촉비는 경쟁사나 고객이 인지 하지 못할 정도로 순차적으로 서서히 감소시켜서 가능한 매출을 최대화하면서 비용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2단계 제품계열 단순화나 3단계 제품철수 때에는 우선 인수자 여부, 설비이전 가능성, 필요 서비스 유지 여부 등을 고려하며 기업의 수익성에 해가 되지 않도록 신속하게 또는 서서히 적절한 속도로 실행해야 한다.

 

그림4 제품 철수전략 단계

 

 

5) 신제품 개발(NPD-New Product Development) 기업은 왜 신제품을 개발해야 하는가?


① 신제품은 기업 성장의 원동력이다. 기술혁명, 세계화, 산업구조의 변화, 주력제품의 성숙기와 쇠퇴기 진입 등의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신제품이 필요하다.

 

② 신제품으로 고객 니즈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빠르게 변화하며 변덕스러운 소비자의 끊임없는 니즈를 만족시켜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신제품이다.

 

③ 신제품은 전략적 역할을 한다. 시장점유율의 제고, 새로운 시장에 진입, 시장 판도의 변화 등에 신제품은 중요한 전략적 역할을 한다.

 

④ 신제품을 통해 단일제품에서 오는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다. 이미 PPM 전략에서 설명했듯이 기업이 제품 하나만을 취급할 때 오는 위험은 매우 높다. 특히 소비자의 욕구가 변하고 새로운 기술의 출현과 시장 성숙화 등을 고려할 때 위험을 분산한다는 측면에서 신제품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⑤ 신제품은 시장을 방어하고 경쟁력을 강화시켜 준다. 기업의 마케팅 환경은 언제나 경쟁자의 도전 또는 공격에 노출되어 있다. 따라서 리더는 경쟁자의 새로운 도전이 될 빈 구멍을 미리 찾아 메움으로서 경쟁자가 파고들어 올 여지를 제거할 수 있으며 반대로 후발 주자는 선두주자의 빈틈을 노려 시장을 공략할 때 신제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⑥ 기업은 신제품을 통해 끊임없이 시장 적응훈련을 하며 성장한다. 어느 상황을 막론하고 리더는 게으르거나 자만하지 않고 시장을 방어하고 도전자는 시장침투를 위해 많은 준비와 노력을 하는데 이러한 치열한 경쟁상황에서 기업은 신제품을 통해 끊임없이 적응해 나가야 한다.

 

⑦ 기타 제품 라인업, 생산설비 활용, 인력, 유통망 등의 역량을 활용해 고정비 절감과 규모의 경제 달성 등을 위해 신제품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이유로 기업은 끊임없이 신제품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제품전략으로 제품과 시장을 개발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하려고 한다.

 

그림5 현재 제품과 새로운 제품으로 할 수 있는 제품전략

 

 

① 현재 제품으로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전략은 기존 진입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경쟁사 고객을 스위치 하는 한편, 기존 고객의 구매빈도나 구매량을 증대시켜 시장 점유율을 증대시키고자 한다. 하지만 이는 시장의 리더가 아니면 쉽지가 않다.

 

② 따라서 기존 시장에 새로운 신제품을 추가하는 신제품 개발전략이 필요하다. 이는 반드시 기업 내부에서 고객과 연관된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고 신규시장 개발 또는 신규 비즈니스 개발을 위해 수평적 통합과 수직적 통합을 통해 기업 또는 사업의 인수합병(M&A)에 의해 목적을 이룰 수도 있다.

 

③ 기존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고객 또는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이는 대부분 유통의 확대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오프라인 유통 중심이었던 기업이 온라인 시장에 진입하거나 대형마트에서 작은 편의점까지 유통을 확대할 수도 있으며 국내를 벗어나 글로벌로 시장을 확대해 진출할 수도 있다.

 

④ 신제품으로 신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완전히 신사업을 하는 것과 같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여러 산업분야에 문어발식 확장을 하여 사업다각화를 하는 것도 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통합전략

 

이상한 나라에서 탈출한 앨리스는 또 다시 이상한 나라에 가게 되어 붉은여왕(Red Queen)과 함께 길을 달려가게 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속편인 ‘거울나라의 앨리스(Through the Looking-Glass, and What Alice Found There)’에서 나오는 장면이다.

 

그런데 거울 나라에서는 주변 환경이 멈추어 있지 않고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열심히 뛰어도 좀처럼 몸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이것은 마치 어린아이들이 에스컬레이터를 거꾸로 오르며 장난칠 때처럼 내려오는 에스컬레이터의 속도보다 빠르지 않으면 꼭대기에 당도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마찬가지로 기업의 성장이 정체되어 있다는 것은 경쟁사의 성장에 비해서 뒤떨어지고 쇠퇴하는 것과 다름 없다. 시카고대학의 생물학자 밴 베일른(Van Valen)은 생태계에서 환경의 변화보다 더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면 결국 도태된다는 측면에서 이를 생태계의 ‘붉은여왕 효과(Red Queen Effect)’라고 불렀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초창기엔 시장에 진입해서 핵심역량과 전문화를 통해 집약성장이 가능하지만 이것만으로 지속적인 성장은 어렵다.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 붉은여왕 효과처럼 환경의 변화나 경쟁사의 성장보다 더 큰성장을 하기 위해선 신제품이 필요한 것이다.

 

그림6처럼 기업은 큰 노력 없이도 성장할 수 있는 미래를 예상할 수가 있다. 시장의 기본적인 성장률이 있고 지금까지 과거와 현재를 통해 어느 정도 미래의 모습이 예측 가능하다. 그러나 기업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비전과 목표를 설정해서 박차를 가한다. 그래서 현실과 미래의 목표 사이에는 넘기 힘든 괴리가 생긴다. 즉, 예상되는 미래 대비, 원하는 미래 목표 사이에 전략적 갭(Strategic Gap)이 발생한다. 따라서 기업은 전략적 갭을 넘어서기 위해 통합적 성장과 다각화를 통해 기대되는 성장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그림6 시장의 기본적인 성장 예상도

 

 

통합성장은 흔히들 M&A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데 ‘수직적 통합(Vertical Combination)’과 ‘수평적 통합(Horizontal Combination)’의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수직적 통합은 원재료의 획득에서 최종제품의 생산, 판매에 이르는 전체적인 공급과정을 기업 내에서 모두 행함으로써 운영비의 절감, 공급과 수요의 확보, 제품 개발 프로세스의 효율적 통제, 기술혁신의 용이성 등을 통해 수익성이 있는 사업을 가능하게 한다.

 

수직적 통합은 ‘전방통합(前方統合)’과 ‘후방통합(後方統合)’으로 구분된다. 먼저 전방통합은 원부자재 기업이 생산공장을 통합하거나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유통기업을 통합하는 것으로서 이는 기업의 시장지 배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반면, 후방통합은 유통기업이 생산기업을 통합하거나 생산기업이 원부자재 기업을 통합하는 것으로서 기업이 공급자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전략이다.

 

그러나 수직적 통합을 통해 몸집이 거대해진 기업은 환경변화에 대응이 느리고 조직의 유연성이 떨어질 수있다. 또 더욱 값싼 외부 공급원을 이용할 수 없게 되어 대규모 생산이 안 될 경우 오히려 원가가 상승될 가능성이 있으며 다른 사업에 대해서는 효율적 관리가 어려워지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LG생활건강이 원부자재 회사를 인수하거나 판매회사를 만드는 것은 전형적인 수직적 통합 사례이다.

 

반면, 수평적 통합은 유사하거나 다른 산업의 사업을 인수하는 것으로 현대자동차가 기아자동차를 인수하고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인수, LG생활건강이 페이스샵 등 다른 화장품 분야를 인수한 것은 같은 경우이다. 한편, LG생활건강이 한국 코카콜라 사업을 인수한 것과 다른 산업의 사업을 수평적 통합한 비관련 다각화 사례이다.

 

그림7 LG생활건강의 수직적 통합과 수평적 통합 사례

 

 

수평적 통합을 통해 기업은 규모의 경제를 창출하고 유통 업체와 공급 업체에 대한 상대적 힘을 높여 시장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제품차별화와 새로운 시장진입이 용이할 수 있다. 반면, 수평적 통합을 통한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은 차별화된 중소기업이 설자리를 잃게 하고 재벌이라는 무소불위의 계급을 탄생시키는 사회적 폐단도 발생하게 했다.

 

NPD Process(신제품 개발 과정)


필자가 다녔던 애경산업은 당시 다국적 기업인 유니레버와 합작했다가 독립한지 얼마 안 됐을 때였기 때문에 신제품 기획에서 개발, 출시, 광고까지 유니레버 방식의 BM(브랜드 매니저) 체제의 총괄적인 마케팅을 지향했었다. 당시 애경산업의 NPD 프로세스는 마케팅을 중심으로 연관된 R&D, 디자인, 포장개발, 법무팀 등의 다른 부서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통합적으로 연결한 전사적인 NPD 프로세스였다.

 

신제품은 기업의 존망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전사적인 핵심과제이므로 NPD 프로세스는 전사적 프로세스를 구성하는게 바람직하다. 다만,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중소기업이라면 BM의 역할을 마케팅 임원 또는 대표이사가 직접 하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각자 회사마다 다른 환경과 조직 특성에 맞게 NPD 프로세스를 만들고 이에 따라 신제품 개발을 한다면 제품 출시를 위한 모든 준비과정에 차질이 없는 체크리스트겸 이정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제품수명주기가 더욱 짧아지면서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고 하더라도 제품출시의 적기를 놓치면 시장에서 성공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복잡하고 긴 NPD 프로세스를 모두 지키기는 건 쉽지 않으므로 모든 신제품을 이런 과정을 통해 개발할 필요는 없다. 빠른 시장 트렌드에 맞게 적기에 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면 어떤 것들은 생략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알고 안 하는 것과 모르고 못 하는 것은 천지차이란 것이다. 그래도 지금까지 이야기한 환경분석과 STP전략이란 일련의 과정을 통해 소비자의 니즈에 맞도록 NPD 프로세스를 충실하게 거친 신제품이 보다 성공할 확률이 높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림8 NPD Process(신제품 개발과정)

 

 

6) 히트상품 개발 방안


신제품 개발의 목적은 역시 잘 팔리는 히트상품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원칙적으로 히트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발빠르게 소비자의 니즈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화장품, 생활용품, 식품같은 트렌드가 빠른 FMCG(Fast Moving Consumer Goods) 제품들처럼 기술의 변화가 크지 않으며 PLC가 빨라서 빠른 NPD 프로세스를 요구하는 산업에서 적용하는 것이 좋다.

 

이런 환경에서 소비자들은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유추해 미래에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 될 것인지에 대해 비교적 정확한 표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장에서 히트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타깃 고객이 요구하는 사항을 얼마나 잘 충족시킬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헤비유저(Heavy User)인 핵심고객을 명확히 선정하고 그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한 STP 전략이 제품개 발에서 매우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또 최근 저성장 시대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신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대대적인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는 것보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과 소비자들의 작은 변심에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기존 제품을 개량해서 새로움을 부가해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효율적이기도 하다. 먼저 기업 내부적으로 기존 제품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히트 상품의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것이다.

 

과거 고성장 시대에는 상품개발에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까지 적지 않은 투자를 해도 돌아오는 성과가 커서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의 저성장 시대에선 높은 기술 개발 비용에 비해서 개발된 제품의 수명은 더욱 짧아졌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져서 신제품에 대한 폭발적인 매출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지금은 완전한 신제품보다 이미 있는 것을 기본으로 바꾸고, 나누고, 늘리고, 줄이는 과정 등을 통해 자사의 기존제품이나 경쟁사의 제품들보다 더 저렴하거나 다르거나 좋거나 매력적으로 신제품이 기획되는 것이 지금 저성장 시대의 가장 효율적인 신제품 개발 방법이 될 수 있다.

 

① 기존 제품의 구성 요소를 추가하거나 크기를 확대


지속적으로 새로운 구매 욕구를 일으키기 위해서 기존 제품에 새로운 성분을 추가하며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특히 남성화장품은 남자들이 사용을 손쉽고 단순하게 하고 싶어 하는 니즈에 착안해 2-in-1을 넘어 4-in-1, All-in-1으로 기능이 계속 추가되는 한편, 사용의 편의성을 증대해 최근 남성화장품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또 본연의 기능은 유지하면서 상품 자체의 사이즈만 늘리기도 한다. 그것이 내용물이든 패키지든, 고객이 생각하는 ‘일정한 사이즈’라는 고정관념에 반전을 일으킴으로써 새로운 구매 욕구를 만들어낼 수 있다. 기능은 유지하되 크기나 용량을 크게 변화시킴으로써 전에는 없었던 매력을 발산하는 새로운 상품이 되는 것이다.

 

최근 화장품 업계에서 숫자 마케팅이 히트를 하는 것도 제품의 용량을 늘리거나 핵심원료의 함량을 크게 늘려 숫자로 표시함으로써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같은 가격으로 경쟁사보다 더 많은 용량을 제공해 경쟁적 우위를 점하려는 것이다. 아무런 기능의 변화가 없더라도 크기, 용량 등의 증가는 소비자의 니즈와 원츠를 새롭게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상품기획이 될 수 있다.

 

② 제품의 기능이나 크기를 축소


반대로 고객에게 불필요한 기능을 빼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카페인이 없는 커피, 설탕이 첨가되지 않는 음료수 등처럼 피부에 좋지 않은 유해성분이나 동물성 원료를 제거한 제품은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으로는 안전함과 피부만족을 제공함과 동시에 환경적으로도 좋은 이미지를 제공한다. 이는 내용물 뿐 아니라 패키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환경을 오염시키는 플라스틱이나 재활용이 되지 않는 재질을 축소 또는 제거한 친환경 포장재들이 소비자들에게 기업과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좋게 하여 히트상품이 될 수 있다.

 

③ 색상 바꾸기


컬러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색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이것이 곧 구매 충동으로 직결된다. 미국의 컬러 컨설턴트인 캐시 라만쿠사(Kathy Lamancusa)는 소비자가 제품에 대해 갖는 첫 인상의 60%는 컬러에 의해 결정된다고 했으며 한국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때 시각 효과가 87%나 영향을 준다고 할 만큼 색상을 바꾸는 일은 새로운 차별화를 창출할 수 있다.

 

특히 색상 바꾸기는 특별한 기술이나 큰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이는 기업에겐 비슷한 상품들 간의 구분을 주어 유통의 편리성을 제공하며 소비자들에게는 좋아하는 색상에 대한 만족감을 상승시키는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색상 바꾸기의 목적이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색으로 무조건 유행을 쫓는 것에 머무르는 것은 좋지 않다. 앞으로 인기를 끌 색을 만들어 내고 남들이 하지 않은 과감한 시도를 통해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야만 새로운 차별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④ 디자인 변경


디자인 변경은 소비자들에게 시각적으로 확연하게 상품을 구분해 다르게 인식하게 한다. A형만 존재하던 세상에 기능은 같지만 모양이 다른 B형이 출현하면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기존의 것보다 참신한 제품으로 인지하게 된다. 때론 아주 특이한 모양으로 이슈를 만들 수도 있지만 오래 지속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디자인 변경은 트렌드가 빠른 여성용 패션, 화장품, 액세서리 분야에서 가장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스토리텔링이나 명확한 목표고객에 대한 설정 또는 납득할 만한 맥락이 없이 단순히 디자인만 바꿔서 다르게 보이려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고객들이 인정할수 있는 차별점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불편을 해소함으로써 고객 관점에서의 R&D나 디자인이 동반되어야만 한계점을 넘을 수 있다.

 

⑤ 소재 변경


소재 변경은 기존 제품의 모양과 크기를 동일하게 유지하면서도 제품이 제공하는 특정한 효과를 더욱 증대할 수 있을 때 사용된다. 소재 변경은 시각과 촉각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전달하며 향을 바꿈으로써 후각을 통해 상품변경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기도 한다. 소재 변경은 기업 입장에서 효능의 차별화를 제공하며 아직 가격 형성이 안 된 신소재를 사용할 경우 원가절감을 꾀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소재를 바꾸면 가격이 달라지고 가격이 달라지면 자연스럽게 구매대상도 달라진다. 만약 소재를 바꾸었는데도 가격이 같고 구매대상이 같다면 소재 변경은 기업의 원가구조 개선에 역할을 했을 것이다.

 

화장품 분야에서 기존제품의 제형을 바꿔서 신상품으로 출시하는 경우는 매우 빈번한 편이다. 클렌징 제품만 해도 크림, 로션, 오일, 워터, 거품 타입 등의 다양한 제형과 소재가 존재하며 마스크 시트에는 부직포, 순면, 하이드로 젤, 바이오 셀룰로오스, 물에 녹는 시트 등 소재의 변화를 통한 신상품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소재와 재료, 부품들은 중간재와 산업재 성격을 띠기 때문에 고객들은 소재의 변경에 대한 정보를 쉽게 인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더 좋은 소재로 변경한 것을 설명 없이 그대로 두면 색상이나 모양을 바꾼 상품기획보다 주목을 끌지 못할 우려가 매우 높다. 따라서 기업은 달라진 소재에 대한 정보를 고객에게 정확하게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이 상품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최근처럼 투명경영과 환경보호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이 먼저 적극적으로 친환경적인 소재에 대한 변화와 개선을 알리는 것은 회사와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 제고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⑥ 저렴하게 변경


소비자 입장에서 같은 상품이라면 저렴한 것이 비싼 것보다 더 낫다. 그러나 저렴한 것은 반드시 값이 싸다는 것만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가치가 얻는 가치보다 더 저렴하다고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를 가격 대비 성능, 가성비라고 부른다. 한마디로 말해서 가성비가 좋아야 한다.

 

가격이 저렴하면 사람들은 조금 먼 거리도 약간의 불편함과 수고나 기다림도 대부분 감수할 만큼 낮은 가격이 가지는 파워는 시공을 초월해 막강하다. 저렴한 가격만큼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시키는 것도 없다. 특히 최근에는 SNS를 통해 소비자들이 무명의 신제품들을 직접 만나고 공유하면서 가성비 좋은 제품들이 유명 브랜드들을 극복하고 있는 사례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가격을 낮추려면 최대한 정확하게 목표시장의 규모를 예측하고 원부자재에서 상품이 만들어져서 유통이 되기까지 가치사슬(Value Chain)의 전 과정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원가를 절약할 수 있을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협력업체와의 이면합의 또는 고압적인 위치를 이용해 일시적으로 납품가를 낮추어 상품을 저렴하게 파는 것은 오래갈 수가 없다. 지속적인 제조마진과 유통마진이 확보되지 않으면 저렴한 상품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부실 상품과 부적합한 상품이 나오는 근본적인 이유는 가격이라는 결과에만 집착해서 SCM(Supply Chain Management) 과정에 속해 있는 많은 업체들 중에 누구 하나라도 손실이 나기 때문이다.

 

‘세상에 손해 보는 장사를 하는 사람 없다’라는 말처럼 어느 기업이라도 손해가 나면 이를 막기 위해 제품이 부실화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신상품의 가격 대비 소비자가 수용할 수 있는 품질을 높여야 지속적으로 가성 비가 좋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품’으로 차별화될 수 있을 것이다.

 

⑦ 타이밍의 미학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 할지라도 출시의 적기를 놓치면 성공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 과거 맥킨지의 분석에 의하면 하이테크 산업에서 신제품 출시가 6개월 늦어지면 총 잠재이익의 30% 정도가 상실된다고 했다. 그래서 기업들은 개발기간 단축을 위해 프로세스 혁신, 생산 공정의 혁신 등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빨리 출시해야 된다는 것은 아니다. 속도란 속력과 방향성의 상호 작용으로 나타난다. 방향이 틀리면 아무리 빨리 달려도 히트할 수가 없다. 시대를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제품들이 초기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수는 1986년에 첫 제품이 출시됐지만 당시 물을 사 먹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던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았다가 90년대 들어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해 지금은 1조 원이 넘는 규모로 성장했다. 비록 미래의 소비자 트렌드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너무 앞서가는 시기상조의 신제품들은 소비자의 인식 속에 자리잡기까지 비교적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야구에서 훌륭한 타자는 때를 기다렸다가 가장 잘 칠수 있는 공이 올 때를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즉,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를 찾아서 기다렸던 공이 오면 전력으로 방망이를 휘두르는 것이다. 티핑 포인트란 유행의 출현, 신제품 수요의 폭발적 증가 시점을 의미하는데 모든 게 다 때가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카스, 새우깡, 칠성사이다, 초코파이, 하이트, 라네즈 등은 여전히 우리나라의 인기 있는 히트 상품들이다. 또한 이들의 공통점은 히트 상품이라는 점 이외에 장수상품이라는 것이다. 과거 히트상품들을 살펴보면 의외로 단명한 제품들이 많다. 캐즘을 극복했다 해도 후기 대다수의 수용자에게 확산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기에 교두보를 확보해 확산된 장수 제품들은 사회의 문화적 코드로 자리 잡게 되어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기반을 제공해 준다. 더욱이 고객과의 밀접한 관계를 통해 새로운 시장으로의 진출 역시 수월하게 이룰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Untact) 시대가 되어 대부분 기업이 힘든 와중에도 히트상품들은 여전히 흔들리지 않고 지속적인 매출을 이루고 있는데, 이것이 히트상품의 진정한 파괴력이다.

 

 

신윤창 AMH&B 전무
LG전자, 피어리스화장품, 애경산업, 필립스전자, LG생명과학에서 영업과 마케팅을 했다. 이후 세라젬H&B와 종근당건강의 중국법인장과 화장품사업본부장을 지냈다. 특히 세라젬H&B에서는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마케팅 박사학위를 수료한 후 현재 대전대학교 대학원 뷰티건강관리학과 마케팅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신규 화장품회사 AM H&B에서 전무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챌린지로 변화하라', '우당탕탕 중국 이야기', '인식의 싸움', '지금 중요한 것은 마케팅이다'가 있다.

 



최현정 기자 hikari_0706@cosi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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