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간판기업 톱2, 2년 연속 실적 내리막길 "올해는 회복되나?"

2024.02.01 15:26:29

LG, AP 2022년 이어 지난해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마이너스 성장' 비중국 시장 돌파구 '관건'

 

[코스인코리아닷컴 이효진 기자] 국내 화장품 시장의 간판기업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톱2의 실적이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2021년에는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으나 2022년 기세가 꺾인 이후 2023년까지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엔데믹이 자리잡으면서 국내 화장품 시장이 활기를 띄고 K-뷰티의 인기 등으로 화장품 수출도 증가세를 보인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가파른 성장의 기반이 됐던 중국 화장품 시장의 소비 회복이 지연된 탓이다.

 

LG생활건강의 최근 3년간 매출액은 2021년 8조 915억 원에서 2022년 7조 1,858억 원으로 -11.2%가 감소했고 2023년 6조 8,048억 원으로 -5.3%가 떨어지는 등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조 2,896억 원에서 7,111억 원(-44.9%), 4,870억 원(-31.5%)으로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도 급감해 2021년 8,611억 원에서 2022년 2,583억 원으로 -70.0%가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1,635억 원으로 -36.7%가 떨어졌다.

 

아모레퍼시픽도 실적 부진이 이어진 것은 마찬가지다. 매출액은 2021년 5조 3,261억 원에서 2022년 4조 4,950억 원으로 -15.6%가 감소했고 2023년 4조 213억 원으로 -10.5%가 떨어지는 등 매년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562억 원에서 2,719억 원(-23.7%), 1520억 원(-44.1%)으로 감소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회복세를 보였다. 2021년 2,920억 원에서 2022년 1,492억 원으로 -48.9%가 떨어졌지만 2023년에는 2,347억 원으로 57.3%가 증가했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을 벗어나 해외 시장을 확장하는 것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에 두 기업이 언제쯤 실적 회복에 이를 수 있을 지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3% 감소한 1조 5,672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47억 원으로 같은 기간 -57.6% 급감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한 6조 8,048억 원, 영업이익은 -31.5% 감소한 4,870억 원으로 집계됐다.

 

화장품(Beauty), 생활용품(HDB), 음료(Refreshment) 부문 매출액이 모두 감소했으며 중국향 수요 약세로 화장품 수익성이 하락하고 해외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1조 1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0% 줄었고 영업이익은 299억 원으로 -62.0% 급감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4조 213억 원, 영업이익은 1,5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5%, -44.1% 감소했다.

 

LG생활건강 최근 3년 실적 현황 (단위 : 억원, %)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부진에는 중국 리스크가 컸다. 주력 사업인 화장품 부문이 중국 소비 부진에 발목이 잡혀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몇 년 사이 계속되고 있는 상태다. 중국 소비 부진은 중국 시장 매출뿐 아니라 따이공을 통한 면세 매출에도 악영향을 미치면서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을 끌어 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경영 성과를 발표하며 “지난해 면세와 중국 매출 감소로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했다”고 토로했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사업은 면세 매출 감소로 전년 대비 -14.4% 줄어든 2조 2,10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해외 사업은 아시아 지역 매출 감소로 인해 전년 대비 -5.5% 하락한 1조 3,91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채널 효율화와 재고 축소 활동 등으로 인해 중국 시장에서 매출이 하락한 여파가 컸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로 시야를 좁히면 4분기 실적이 아쉽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최근 3년 실적 현황 (단위 : 억원, %)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사업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6,6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90.8% 감소한 73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 소비자와 외국인 관광객 수요 증가로 온라인과 H&B 등 국내 내수 채널의 매출은 성장했지만 중국 수요 약세가 이어지면서 면세와 중국 매출이 두자릿수 감소했다. 중국향 채널 매출 하락과 해외 구조조정 비용 등으로 영업이익도 줄었다.

 

아모레퍼시픽의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9,2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14.9%) 감소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207억 원에 그치며 급감(-63.7%)했다.

 

증권가도 지난해 4분기 중국 실적에 대해서는 “예견된 부진”이었다는 반응이다. 면세 채널은 B2B 채널이 부진했고 럭셔리 화장품 시장 수요가 약화한 가운데 주력 브랜드의 리뉴얼, 재고 조정 등이 더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비중국 시장 공략을 통해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비중국 시장에서의 성과는 아모레퍼시픽이 한 발 앞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글로벌 주력 시장인 미주와 EMEA(유럽, 중동 등), 일본에서 높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북미와 일본에서는 각각 전년 대비 58%, 30%의 매출 증가를 이뤄냈다. 립 카테고리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성장한 라네즈와 MBS 채널 접점을 확대한 설화수, 이니스프리가 미주 시장의 성장세를 이끌었고 일본에서는 라네즈와 이니스프리가 견고하게 성장하고 헤라와 에스트라 등 신규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영향력을 확대했다.

 

또 EMEA 지역에서는 진출한 모든 브랜드가 성장하며 전체 매출이 62%나 증가했다. 라네즈가 영국의 럭셔리 뷰티 멀티숍 ‘SPACE NK’와 중동의 세포라 채널에 진출하며 글로벌 영토 확장을 선도했다. 아세안 시장은 라네즈의 판매 호조 속에서 전년 수준의 매출을 유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에 그치지 않고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지형을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새롭게 설정된 집중 성장 지역을 중심으로 유통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다양한 사업 모델을 시도해 지속적인 글로벌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증권가도 아모레퍼시픽의 성장 방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중국법인의 적자로 인해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거뒀으나 비중국향 채널의 성장세는 견조했다”면서 “올해 기존 브랜드의 북미, 유럽향 성장 모멘텀이 지속될 전망이고 올해 5월부터 코스알엑스 연결 실적 편입이 예정돼 있어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국내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중국 영업적자 확대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면서 “2분기 편입되는 코스알엑스 실적이 밸류에이션 하단을 지지할 것이나 유의미한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해외법인 실적 턴어라운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LG생활건강에 대해서는 "아직 바닥이라고 하기엔 이르다"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중국 적자 규모가 전분기 대비 축소됐으나 여전히 중국향 매출 비중이 높고 비중국 시장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지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면세 매출 급감과 채널 재정비로 화장품 부문 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상반기에도 따이공, 인바운드, 현지 등 중국향 채널 환경 변화가 나타날 때까지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브랜드 후에 대한 리브랜딩, 미국 구조조정, 일본 내 브랜드 신규 진출 등 사업 전반의 투자를 진행 중이다”면서 “대중국 매출 감소는 축소될 것이나 중국 내 변화된 트렌드 등으로 수요 반등은 약할 것으로 예상하며 확장하는 미국, 일본의 경우 아직 기여도가 낮은 편으로 올해는 투자와 매출 회복이 혼재되며 수익성은 낮아진 수준이 유지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효진 기자 cosinpress@cosi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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