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김민석 기자] 영국이 화장품 자외선차단 성분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다. 2025년 5월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 WTO)에 옥시벤존(benzophenone-3)의 허용 농도를 제한하는 규정안을 통보한데 이어, 같은 해 10월에는 4-메틸벤질리덴 캠퍼(4-Methylbenzylidene Camphor, 4-MBC) 등 일부 성분의 금지를 담은 추가 개정안(G/TBT/N/GBR/107)을 WTO에 통보했다.
2026년 1월 15일에는 '화장품규정 제한 화학물질 개정·경과 규정 2026(SI2026/23)'으로 의회에 상정되어 법제화 절차가 본격화됐다.
이번 조치는 ▲ 옥시벤존 농도 제한과 ▲ 4-MBC 전면 금지 두 가지다. 옥시벤존에는 제품 유형별 농도 상한이 적용된다. 얼굴·손·입술용 제품(스프레이 제외)은 최대 6%, 바디용 및 스프레이·디스펜서 제형은 2.2%, 그 밖의 제품군은 0.5%로 제한된다.
자외선차단이 아닌 안정제 목적으로 소량 사용하는 경우에도 같은 기준이 그대로 적용된다. 규정은 2026년 1월 발효됐으며, 기출시 제품의 판매 소진 기한은 2026년 7월까지다.
옥시벤존(Oxybenzone, 화학명: Benzophenone-3)은 자외선 차단제(선크림)에 널리 쓰여온 대표적인 화학적(유기) 자외선 차단 성분이다. 자외선 중에서도 피부 노화를 유발하는 UVA와 화상을 일으키는 UVB를 모두 흡수하는 필터 역할을 한다.
하지만 피부를 통해 체내로 쉽게 흡수되며, 호르몬(에스트로겐) 교란 가능성과 해양 생태계(산호초·어류)에 DNA 변형, 백화현상을 유발한다고 해서 하와이, 태국, 팔라우 등 해양 휴양지에서는 옥시벤존이 포함된 선크림 반입 및 사용을 법으로 전면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화장품 주의사항 표시의무’ 개정안에 따라 벤조페논-3(옥시벤존)을 2.4% 넘게 사용한 자외선 차단 기능성화장품은 ‘용법․용량에 따른 부위에만 사용하고 전신에 사용하지 말 것’ 문구를 추가로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벤조페논-3(옥시벤존)은 전신에 사용하는 제품에는 2.4%까지 사용할 수 있고, 얼굴, 손 및 입술에 사용하는 제품은 5%까지 사용가능하다.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25.9.2 개정, `26.3.1 시행)
따라서 옥시벤존을 사용하는 자외선차단제는 영국 수출용의 경우 제형 변환이 요구된다.
화학물질안전과학자문단(SAG-CS)은 4-MBC에 안전한 사용농도 자체가 없다고 판정함에 따라4-MBC는 영국 화장품규정 부속서II(AnnexII)에 금지성분으로 등재됐다. 내분비교란 가능성과 유전독성이 금지근거로 제시됐으며, 이는 EU 등 주요국에서 이루어진 선행 평가와도 방향을 같이 한다.
농도 조정이나 라벨링을 통한 대체 수단은 허용되지 않으며, 2026년 7월 15일 이후 신규 출시 제품에 금지가 적용된다. 기출시 제품은 2027년 1월 15일까지 판매 소진이 허용된다. 다만 영국은 독립적인 규제 집행 체계를 운영하고 있어, EU 기준을 충족한 제품이라도 영국 시장에서는 별도로 적합성을 확인해야 한다.
4-MBC는 농도 예외없이 전면 금지되므로, 영국화장품규정 부속서VI(AnnexVI)에 등재된 허용 필터 중 적합한 대체성분을 확보해야 한다. 새로운 필터를 도입할 경우 안정성·효능시험과 함께, 제품안전성보고서(Cosmetic Product Safety Report) 및 제품정보파일(Product Information File, PIF)도 최신 내용으로 갱신해야 한다. 옥시벤존은 완전 배제보다 제품 유형별 농도 상한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성분 감사(ingredient audit)부터 착수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한국 선케어제품에 널리 쓰여온 화학적 자외선 차단필터 가운데 일부는 영국 규정 허용목록에 없거나 현재 재평가 중이다. 제품설계 단계부터 성분 적합성을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한 이유다.
영국시장 수출기업은 그레이트브리튼 책임자(UK Responsible Person) 지정의무를 갖추는 한편, 해당 기한 내에 재설계와 인증 갱신을 완료해야 제품회수 리스크를 방지할 수 있다. 화학물질안전과학자문단이 현재 검토 중인 추가성분이 향후 규제화될 가능성도 있어, 일회성 대응보다 중장기 성분위험 관리체계를 갖추는 편이 바람직하다.
연구원은 “이번 규제는 K-뷰티 선케어브랜드에 기회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옥시벤존과 4-MBC는 EU에서도 이미 규제대상에 오른 성분인만큼, EU 기준에 맞춰 선제적으로 배합을 전환한 기업이라면 영국 대응에 드는 추가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무기자외선차단제(mineralsunscreen) 등 양 시장에서 공통으로 허용되는 필터기반으로 라인업을 재편하는 전략도 검토할만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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