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인도 FTA 타결로 인도 프리미엄 뷰티 판도 흔들... K-뷰티 경쟁 심화 예고

2026.06.15 16:14:57

연구원, 인도 피부톤 반영한 색조 라인, 백탁 없는 자외선차단제 등으로 인도 소비자 공략 필요... FTA 관세 폐지 전에 K-뷰티 브랜드 인지도 확보 필요

 

[코스인코리아닷컴 김민석 기자] 인도와 유럽이 18년간의 협상 끝에 지난 1월 27일 FTA를 체결함에 따라 프리미엄 시장을 놓고 K-뷰티와의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 EU는 전체 관세 품목의 90% 이상을 철폐하고 인도는 86%의 관세 품목을 단계적으로 없애기로 했다. 

 

화장품 분야에서는 인도가 현재 최대 22%에 달하는 수입 관세를 협정 발효 후 5~7년에 걸쳐 전면 철폐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EU 화장품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서 마주해 온 핵심 관세 장벽이 실질적으로 해소된다. 

 

인구 14억 명의 최대 인구 대국인 인도는 성장하는 중산층과 급속히 확대되는 이커머스 생태계를 바탕으로, 글로벌 뷰티 업계가 주목하는 핵심 신흥 시장이다. 협정은 현재 유럽 의회와 인도 내각의 비준 절차를 거쳐 2026~2027년 중 공식 발효될 예정이다.

 

이번 FTA 체결 배경에는 트럼프 관세로 유럽 화장품이 타격을 받자 대안시장으로 인도 뷰티 시장이 주목받았다. 프랑스 향수·화장품산업협회(FEBEA)의 에마뉘엘 기샤르(Emmanuel Guichard) 사무총장은 "인도는 핵심 우선 시장"이라고 밝히며, FTA 발효 이전부터 인도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 왔음을 강조했다.

 

로레알(L'Orél)과 에스티로더(Esté Lauder) 등 글로벌 뷰티 대기업들도 협정 타결 이전부터 인도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를 본격화해 왔다. 로레알은 지난 1월 인도 하이데라바드(Hyderabad)에 인도뷰티테크 허브를 설립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투자 규모는 2030년까지 약 350억 루피(한화 약 5,201억 원)이며, 2,000개 이상의 뷰티 테크 전문직을 창출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뷰티 솔루션을 전 세계 시장에 보급하는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허브는 데이터·AI·차세대 디지털 엔지니어링 분야를 아우르는 통합 기술 거점으로 운영된다.

 

이와 관련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FTA 발효를 앞두고 인도 뷰티 시장의 경쟁 지형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현재 인도 뷰티 시장은 △ 매스 90% △ 프레스티지 10%로 양분돼 있다. 향후 관세 철폐로 유럽산 프리미엄·더마코스메틱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 유럽 브랜드들이 인도 고가 채널에 본격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레알의 경우 인도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95%를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음에도 랑콤(Lancôe), 이브 생 로랑(Yves Saint Laurent),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Armani) 뷰티 등 주요 럭셔리 라인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관세가 철폐되면 이들 라인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에스티로더도 인도 럭셔리 아유르베다 뷰티 브랜드 포레스트 에센셜(Forest Essentials)을 하반기에 인수키로 3월에 합의했다. 포레스트 에센셜은 2000년 미라 쿨카르니(Mira Kulkarni)가 인도 전통의학 아유르베다(Ayurveda)를 기반으로 설립한 프레스티지 스킨케어 브랜드다. 

 

님(Neem), 사프란(Saffron), 아몬드 오일(Almond Oil) 등 천연 성분을 활용한 고급 제형이 강점으로, 크림 한 통 가격이 4만~5만 원대에 달할 만큼 고가 포지셔닝을 고수한다. 인도 전역과 영국,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포함해 약 200개의 단독 매장을 운영 중이며, 2025년 3월 결산 기준 매출은 약 5,470만 유로(한화 약 865억 원)로 전년 대비 18% 늘었다.

 

이렇듯 인도 프레스티지 시장을 놓고 글로벌 기업들의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비해 K-뷰티는 인도 화장품 수입시장에서 스킨/메이크업 기타(23.8%)와 유기 비누(22.2%) 품목에서 20%대 점유율로 수입국 1위를 차지했고, 퍼스널 케어 기타(16.9%), 립 메이크업(11.6%) 등의 품목에서도 유의미한 점유율로 인도 화장품 시장 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가는 초기 단계라는 진단이다. 인도 최대 뷰티 플랫폼인 나이카(Nykaa)와 신흥 편집숍 티라(Tira) 등은 현지 소비자 접점을 확보하는 핵심 유통 채널이지만, K-뷰티 브랜드들의 입점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연구원은 유럽 브랜드의 프리미엄 채널 공략이 본격화되기 전에, 나이카·티라 등 주요 플랫폼에서 브랜드 기반을 선제적으로 다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연구원 관계자는 “K-뷰티가 유럽 브랜드와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은 인도 피부 특성에 맞춘 제품력이다. ▲ 백탁현상 없는 자외선차단제 ▲ 인도 피부톤을 반영한 다양한 색조 라인업 등 유럽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대응이 더딘 영역에 집중한다면 독자적인 포지션을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에서는 이커머스를 통해 Tier 2·3 도시까지 뷰티 소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이는 온라인 채널에 강점을 가진 K-뷰티에 유리한 조건이다. 관세 장벽이 낮아지기 전, 온라인 채널 중심의 브랜드 인지도 확보와 인도 특화 제품 개발을 병행하는 것이 한국 수출 기업의 가장 유효한 대응 전략이 될 것이라고 연구원은 제언했다. 



김민석 기자 mkkim@cosi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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