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PPWR 시행 초읽기…K뷰티, ‘패키징 데이터 거버넌스’ 구축 서둘러야

2026.07.10 10:33:41

대한화장품협회, 딜로이트와 'PPWR 대응 설명회' 개최
DoC·TD 작성부터 공급망 관리까지 실무 대응 방안 공유

 

[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유럽연합(EU)의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 시행을 한달 여 앞둔 가운데, 국내 화장품 업계가 대응 체계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PPWR은 단순한 포장재 변경을 넘어 포장 구성 요소, 재활용성, 유해물질 정보 등 공급망 전반의 데이터 관리 역량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9일 대한화장품협회(회장 서경배)는 서울 여의도 FKI 컨퍼런스 타워 다이아몬드홀에서 ‘화장품 산업 EU PPWR 대응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는 EU 현지 동향 파악부터 적합성 선언서(Declaration of Conformity, DoC)와 기술문서(Technical Documentation, TD) 작성 실무까지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으며, 국내 화장품 업계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해 유럽 수출 현안을 공유했다. 

 

 

본격적인 행사 시작에 앞서 인사말에 나선 연제호 대한화장품협회 부회장은 규제 대응에 난항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애로사항에 깊이 공감하며 협회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연 부회장은 “EU PPWR은 아직 세부 이행 기준과 후속 입법이 확정되지 않아, 현장에서 규제 대응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협회의 역할은 가장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전하는 창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글로벌 컨설팅 그룹 딜로이트(Deloitte)와 함께 EU 현지의 최신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해 왔다”며, “규정이 계속 다듬어지고 있는 단계인 만큼 오늘 공유하는 내용이 모든 물음에 대한 유일한 정답은 아닐지라도, 실무자들이 방향을 잡아나갈 수 있는 길잡이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딜로이트 네덜란드가 사전 녹화 영상을 통해 ‘PPWR 최신 동향과 현지 기업 대응 현황’을 소개했다. 딜로이트 네덜란드 측은 "EU 역외 기업도 유럽 시장에 제품을 유통하려면 예외 없이 PPWR이 적용된다"며 "복잡한 규제 타임라인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발표에 따르면 오는 8월 12일 시행되는 PPWR은 2027년부터 2038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실제로 유해물질 제한 규정은 올해 8월부터 시행되지만, 포장재의 재활용성과 퇴비화 가능성 관련 요건은 제품군에 따라 2028년 또는 2030년 이후까지 유예된다. 또한 2030년부터는 특정 운송용 포장재의 최소 40% 이상을 재사용 가능한 포장재로 구성해야 하는 등 규제가 점차 강화될 예정이다.

 

딜로이트 네덜란드 측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향후 세부 이행 입법과 추가 규정을 지속적으로 발표할 예정인 만큼 기업들의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화장품 산업의 복잡한 공급망을 고려할 때 주요 주체들의 법적 책임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원료·부자재 공급사는 포장재 성분 및 유해물질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제조사는 DoC·TD 작성 및 포장재 기준 준수의 책임을 진다. 수입업자는 PPWR 적합 여부를 확인하고, 유통업자는 생산자의 생산자책임재활용(EPR) 등록 여부 등을 점검해야 한다. 

 

이어 수출을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DoC와 TD의 핵심 요건도 소개했다. DoC에는 포장재가 규정에 충족함을 입증하는 적합성 평가 결과가 포함돼야 하며, TD에는 물질 제한부터 재활용성 평가까지의 세부 데이터와 검증 근거가 담겨야 한다. 해당 문서는 상황에 따라 최소 5년에서 최대 10년간 보관해야 한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연경흠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상무가 ‘화장품 산업의 EU PPWR 대응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연 상무는 대한화장품협회와 함께한 가이드라인 구축 과정을 소개하며, 유럽 현지 기업 역시 유사한 고민을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별 대응 수준의 편차가 큰 만큼 화장품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 상무는 "PPWR 시행으로 당장 수출길이 막히는 것은 아니지만, 규제 당국과 거래처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문서와 데이터를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며 "특히 유럽 수입업자와 유통사가 공급망 전반에 대한 데이터 관리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화장품 산업은 브랜드 가치와 심미성을 중시하는 특성상 재활용성과 포장 단순화를 요구하는 PPWR과 상충하는 측면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중 소재 사용, 장식 요소, 소형 용기 중심의 제품 구조 등은 규제 대응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공급망 전반에 걸친 데이터 확보 역시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유해물질 관리 등 당면 규제에 대응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친환경 포장 설계와 재생원료 사용 확대 등을 포함한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협회가 배포한 가이드라인과 DoC·TD 템플릿을 적극 활용해 데이터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부서 간 협업을 통해 체계적인 ‘패키징 데이터 거버넌스’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송가람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컨설턴트가 ‘스킨케어 튜브형 제품 대상 DoC 및 TD 실무 작성 방법’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날 송 컨설턴트는 적합성 입증 절차를 △포장 구성요소 설정 △요구사항 검토 △적합성 평가 △TD 작성 △DoC 작성 △문서 보관 및 변경 관리의 6단계로 제시했다. 

 

이어 스킨케어 튜브형 제품을 예로 들어 포장재 구성 요소와 재질, 중량 등의 데이터를 일관성 있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초 설정한 포장 구성 정보가 적합성 평가와 DoC·TD 작성 과정 전반에 연계되는 만큼, 기업 차원의 체계적인 데이터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세부 시험 기준이 완전히 확정되지 않은 과도기 상황에서는 기존 국제표준과 공급망 증빙자료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 방안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향후 재활용성 등급제와 과대포장 규제 등에 대비해 포장재 구조와 재질 개선을 선제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송 컨설턴트는 “오늘 배포한 가이드라인은 기업이 규제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식별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수록된 예시와 템플릿을 자사 제품 특성에 맞게 활용한다면 DoC와 TD 작성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질의응답 세션에서도 사전 질의를 중심으로 PPWR 적용 범위와 실무 대응 방안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이수경 컨설턴트는 "제품 단상자와 아웃박스는 물론 물류 운송에 사용되는 팔레트, 랩핑 필름 등 EU 시장에 유입되는 포장재 대부분이 원칙적으로 PPWR 적용 대상에 해당한다"며 "일부 조항에서 예외가 인정될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모든 포장 구성 요소에 대한 적합성 입증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PPWR상 PFAS(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 제한은 통상 식품 접촉 포장재에 적용되지만, EU에서 화장품 포장재에도 PFAS-Free 요구가 확산되고 있어 관련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적합성 입증의 최종 책임은 생산자에게 있는 만큼,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수출국별 EPR 제도와 대리인 지정 의무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당국 요청 시 DoC와 TD를 즉시 제출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마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대한화장품협회는 딜로이트와 함께 개발한 '화장품 산업을 위한 PPWR 문서 작성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이에 대해 협회 측은 “함께 제공된 공용 서식과 가이드북은 지속적으로 보완·업데이트될 예정"이라며 "각 기업이 자사 상황에 맞게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세화 기자 kimma78@cosi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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