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 길기우 발행인 1주기 추모... 화장품산업 생태계의 기록자이자 촉진자로 30여 년 언론 외길

2026.07.19 22:53:15

7월 20일, 코스인 발행인 고 길기우 대표가 영면에 든 지 1년이 됐다. 작년 이맘때 인코스메틱스 코리아 전시장을 둘러보고 저녁 늦게까지 기사 작성과 CJK 저널 편집에 몰두하다 지병으로 인해 쓰러진 후 깨어나지 못했다. 

 

아, 마지막 길은 당부의 말 한마디 남기지 못하고 눈을 감음으로써 유가족과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럼에도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면 그가 남기고 싶었던 ‘유언’의 일단을 엿볼 수 있으리라.   

 

그는 30여 년 화장품산업 전문 언론인의 길을 걸어왔다. 금융계 기자 생활을 거쳐 장업신문 창간 멤버로 참여했으며, CMN 편집국장을 역임했다. 2012년 코스인(COS'IN)을 창간하고, 잇달아 화장품 R&D전문 저널 프로그랜스저널(현재 코스메틱저널코리아 CJK)을 발간했다. 

 

그는 산업과 언론 관계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 온 것으로 보인다. 또 누구보다 그 기능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있었다. 바로 단순 정보 전달을 넘어 ‘산업 생태계의 촉진자(Facilitator)’ 역할이다. 

 

화장품산업의 발전적 생태계를 위해 ▲ 화장품 전문기술 교육센터 ▲ 화장품산업 전문 교재 출판사를 운영했다. 이어 화장품 지식몰이자 리포트 등을 판매하는 코스인몰을 오픈했으며, 바우처 수행기관으로 업계 홍보를 지원했다. 이는 2010년 이후 K-뷰티 발전 속도에 발맞춘 언론사의 행보로 많은 이들의 호응과 환영을 받았다.

 

코스인 창간은 당시 상품지에 그쳤던 화장품언론을 산업지로 환골탈태하는 계기가 됐다. 길기우 발행인은 “소비재인 화장품의 속성 상 소비자 인식 형성 → 브랜드 신뢰 구축 → 시장 트렌드 확산이 글로벌 도약의 지름길”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근본적인 질문, 곧 ‘전문 기술 교육과 연구개발 분위기 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부지런히 발걸음을 놀렸다.  

 

 

특히 저널 창간 기념으로 ‘기능성화장품 연구개발(R&D) 이노베이션 포럼’을 2026년까지 12차례나 개최하면서, 국내 유일의 화장품 전문 포럼으로 육성했다. 매년 ▲ ‘Rising 신소재·신제형 최신 동향 세미나’ ▲ ‘글로벌 핫이슈 화장품시장 이슈와 전망 컨퍼런스’ ▲ 성공적인 K-뷰티 글로벌 시장 브랜드 확장 로드맵‘ 등을 개최하며 업계 교류를 강조했다. 

 

지인들은 “어디 가나 눈에 띄는 부지런한 기자” “조기축구회까지 찾아갈 정도로 다양한 분야의 업계 관계자와 소통” “전문교육으로 화장품 연구개발 저변 확대 노력” 등을 회고한다. 

 

기억해보니 작년 봄 그를 만나 “기업 덩치는 커졌지만 생태계는 여전히 연구·개발에 소홀하다. ‘공부하는’ R&D 환경을 만들려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를 고민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원천 기술’ 없는 한국 화장품산업이 ‘돈’만 쫓아선 ‘모래 위에 성 쌓기’라고 걱정하던 고인이 새삼 떠오른다. 

 

고 길기우 발행인은 오직 기자로서의 삶을 보냈다. 멀리 높게 보면서도, 화장품 생태계의 약점을 좁고 깊게 파악해, 역할을 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제 화장품산업은 국가가 관심을 보이는 “수출이 잘되고 책판과 제조자가 넘쳐나고 말 많은 동네”가 됐다.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하는 화장품산업 생태계에서 ‘내용’을 들여다 본 그의 안목이 그리울 때가 오리라 믿는다. 

 



권태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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