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장품 규제, ‘표준의 표준’부터 ‘안전기준’까지 다시 짠다…제품·원료별 관리기준 세분화

2026.09.11 17:03:00

제품표준 통칙 신설·40년 된 위생표준 개정, 규제 강화 넘어 ‘정교화’에 방점
제품 특성·위험도에 따라 관리기준 세분화…K-뷰티, 개발 단계부터 대응해야

 

[코스인코리아닷컴] 중국 화장품 규제가 표준체계 재정비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제품별 표준을 마련하는 공통 기준이 새롭게 마련된 데 이어, 40여 년간 유지돼 온 화장품 안전 관련 국가표준도 전면 개정됐다. 제품 분류부터 안전기준, 원료, 품질점검, 사후관리까지 규제 체계를 보다 세분화하고 표준화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말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은 화장품 산업표준 YY/T 10006-2026 ‘화장품 제품표준 통칙(化妆品产品标准通则)’을 발표했다. 해당 표준은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이번 통칙은 제품별 화장품 표준의 원칙과 체계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중국 내에서는 사실상 ‘표준의 표준’에 해당하는 성격으로 평가된다.

 

 

NMPA는 "화장품은 제형과 제조공정, 효능, 사용 부위, 사용 방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제품통칙에는 제품의 특성에 따라 화장품의 범주를 구분하고, 각 범주에 맞춰 제품표준을 설정하는 기본 원칙을 담았다"며 "제품 범주를 명확히 한 뒤 이에 맞는 원료 요건과 기술지표, 검사 기준 등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제품표준은 제품의 명칭과 분류, 요구사항, 시험방법, 검사규칙, 표시·포장, 운송 및 보관 등의 항목​을 포함하는 체계로 구성된다. 기본적인 품질 요구사항을 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요구사항을 어떤 방법으로 검사하고 적합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담았다.

 

제품 특성에 따라 관리해야 할 기술지표도 달라진다. 제품의 물리·화학적 특성, 원료와 함량, 미생물학적 지표 등 안전성과 품질을 확인하는 항목을 설정하고, 필요한 경우 해당 지표를 확인하기 위한 시험방법도 함께 제시하는 방식이다. 화장품 범주에 속하더라도 제형이나 사용 목적, 사용 방법 등에 차이가 있다면 제품별 특성에 맞는 별도의 기준을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씻어내지 않는 모발 세정제품과 일반적인 모발 세정제품의 경우, 모두 모발에 사용하는 제품이지만 사용방법과 제형 등이 다르다. 통칙은 제품 특성이 다른 경우 동일한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제품별 범주와 표준을 설정하도록 했다.

 

또한 제품표준에는 내용량과 표시사항, 사용기한뿐 아니라 포장과 운송, 보관 등에 관한 요구사항이 포함됐다. 제품의 생산 단계에서 품질 관리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 유통 과정까지 제품의 특성과 안전성을 고려하도록 표준 범위를 설정했다는 설명이다. 

 

 

제품표준 정비에 앞서 화장품 안전관리의 기본 틀을 세우는 최초의 국가표준도 개정됐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지난 7월 30일 GB 7916-2026 ‘화장품 안전 일반 요구사항(Cosmetics—General safety requirements)’을 승인했다. 해당 표준은 2028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며, 이번 개정에 따라 1987년 만들어진 GB 7916-1987 ‘화장품 위생표준’은 40년 만에 폐지된다.

 

SAMR에 따르면 새 표준은 화장품과 원료에 대한 일반적인 안전 요구사항뿐 아니라 제품 요구사항, 포장재와 용기, 표시, 보관 및 운송, 표준 시행 등을 포괄한다. 중국의 화장품 안전관리 기준이 완제품의 위생상태를 확인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원료에서 제품, 포장과 표시, 유통·보관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 안전관리 체계로 확대된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중국 당국 역시 이번 개정의 의미를 기존 ‘위생표준’에서 ‘안전표준’으로의 전환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위험도에 따른 차등 관리를 적용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GB 7916-2026은 제품의 노출 경로와 사용 부위, 사용 대상 등에 따라 안전기술 지표를 달리 설정하는 위험기반 접근을 취한다. 이에 따라 어린이 화장품이나 눈 주변 피부, 속눈썹, 입술 등에 사용하는 제품에는 일반 제품보다 엄격한 미생물 기준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일반 화장품의 균락총수 기준이 1000 CFU/g 또는 mL인 데 비해, 어린이 및 눈가·속눈썹·입술 제품은 100 CFU/g 또는 mL 수준으로 관리한다. 화장품이라는 동일한 범주 안에서도 사용 대상과 부위, 노출 특성에 따라 요구되는 안전관리 수준을 달리한 것이다.

 

유해물질 관리에서도 실제 위해 가능성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기준을 정비했다. 이와 관련해 수은·납·비소·카드뮴 등 유해물질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화장품 금지물질과 금지 식물·동물성 물질 목록도 개정했다.

 

동시에 제조 과정에서 기술적으로 불가피하게 금지물질이 불순물로 유입될 수 있는 경우에는 단순히 ‘검출 여부’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정해진 한계값이나 안전성 평가 등을 통해 위해 수준을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유해물질 관리 기준은 명확히 하면서도, 불가피한 미량의 불순물까지 일률적으로 규제하기보다 실제 위해 가능성을 고려해 판단하도록 한 것이다.

 

이 밖에도 8월 한 달간 중국의 화장품 규제 정비 내역을 살펴보면 원료 목록과 금지성분 검사방법부터 시판 후 이상반응 관리까지 세부적인 제도 변화도 이어졌다.

 

먼저 원료 관리 분야에서는 3년간의 안전성 모니터링을 마친 신원료를 기존 원료 목록에 편입하는 절차가 진행됐다. 중국 NMPA은 지난 8월 19일 아젤라미도프로필다이메틸아민, 세틸다이글리세릴트리스(트라이메틸실록시)실릴에틸다이메티콘, β-니코틴아마이드모노뉴클레오타이드(NMN), 바쿠치올 등 4개 신원료를 ‘기사용 화장품 원료 목록(IECIC)’Ⅱ에 추가했다. 이들 원료는 3년간의 안전성 모니터링 기간이 종료된 뒤 관련 규정에 부합하는 것으로 평가돼 목록에 편입됐다.

 

금지성분에 대한 검사체계도 구체화됐다. 중국 NMPA는 8월 3일 ‘화장품 중 디클로페낙나트륨 시험방법(BJH 202601)’과 ‘화장품 중 우로트로핀 시험방법(BJH 202602)’ 등 2개의 보충검사방법을 발표했다. 기존에 관리 대상인 금지성분에 대해 실제 화장품에서 해당 성분을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시험방법을 마련한 것이다.

 

 

시판 후 관리와 관련해서는 이상반응 자체점검 보고서의 작성 기준이 구체화됐다. 중국 국가화장품부작용감시센터(CDR)는 8월 27일 화장품 등록인·신고인 및 중국 내 책임자를 대상으로 ‘화장품 이상반응 자체점검 보고서 작성 지침’을 발표했다. 지침은 이상반응 자체점검 보고서의 작성 대상과 방식, 보고기한 등을 제시하고 있으며, 중대한 이상반응의 경우 인지한 날부터 20일 이내 자체점검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등 구체적인 보고 요건을 담고 있다.

 

앞서 언급된 규정 외에도 화장품 기준 및 시험방법에 대한 개정 작업이 이어졌다. 화장품 안전성 시험방법과 염색제품 관련 기준 등을 포함한 9개 기준안이 의견수렴에 들어갔고, 미생물 시험과 관련한 국가표준안도 공개됐다. 제품표준과 안전기준을 새로 마련하는 동시에 원료 목록, 시험방법, 시판 후 관리, 세부 시험기준까지 규제의 각 단계에서 구체적인 기준을 정비하는 작업이 병행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흐름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규제 체계가 제품 특성과 위험도에 따라 보다 세분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YY/T 10006-2026은 제품별 표준을 마련하기 위한 공통 틀을 제시했고, GB 7916-2026은 화장품 전반에 적용되는 기본 안전 요구사항을 국가표준으로 재정비했다. 여기에 원료별 기술기준과 시험방법, 이상반응 관리 등이 더해지면서 중국의 화장품 규제는 제품의 개발부터 유통과 사후관리까지 각 단계별 기준을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국내 기업에는 이러한 변화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향후 제품군별 세부 표준이 마련되면서 시험항목이나 기술지표, 효능평가 및 자료 요건 등이 구체화될 경우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중국 기준을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제품표준 통칙 자체에는 구체적인 기준값이나 시험항목이 제시돼 있지 않아 실제 기업 부담은 향후 마련될 세부 제품표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제품 기획과 원료 선정 단계부터 중국의 표준과 안전기준을 검토하는 사전 대응 체계가 중요해졌다. 향후 제품별 세부 표준이 구체화될 경우 원료 선정, 시험, 표시, 품질점검, 사후관리까지 연결해 중국의 표준체계를 살펴보는 전략이 요구된다. 

 

중국 규제 당국의 재·개정은 단순한 규제 강화의 관점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있다. 안전관리 기준을 구체화하는 동시에 제품과 원료별 관리 기준을 명확히 한 만큼, 사전에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예측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의견이다. 



김세화 기자 kimma78@cosinkorea.com
Copyright ⓒ Since 2012 COS'IN. All Right Reserved.













PC버전으로 보기

서울특별시 금천구 디지털로 178 가산퍼블릭 B동 1103호 전화 02-2068-3413 팩스 : 02-2068-3414 이메일 : cosinkorea@cosinkorea.com 사업자등록번호 : 107-87-70472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제 2013-서울영등포-1210호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지현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박지현 코스인코리아닷컴의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Since 2012 COS'IN.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