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8 (목)

  • 맑음동두천 -1.0℃
  • 맑음강릉 5.1℃
  • 맑음서울 2.2℃
  • 맑음대전 1.6℃
  • 맑음대구 5.5℃
  • 맑음울산 4.9℃
  • 맑음광주 3.9℃
  • 맑음부산 6.8℃
  • 맑음고창 1.4℃
  • 맑음제주 8.3℃
  • 맑음강화 0.6℃
  • 맑음보은 -1.7℃
  • 맑음금산 -0.8℃
  • 맑음강진군 2.3℃
  • 맑음경주시 5.7℃
  • 맑음거제 7.1℃
기상청 제공

기획특집

[2025 송년특집] 두피도 피부처럼 '스키니피케이션', 기능과 신뢰로 이동하는 글로벌 화장품 시장

'미용재'가 아닌 '관리기제'로의 인식 확대, 전신케어·개인화·디지털 플랫폼·뷰티테크가 선도하는 변화

 

[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올해도 글로벌 화장품 시장은 확장 국면을 이어갔다. 주요 시장조사업체들의 추정치는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2025년 기준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4,200억~4,300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되며, 중장기적으로는 연평균 5% 안팎의 성장률이 전망된다. 고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성숙 산업에 접어들었다는 평가지만, 소비 구조의 변화와 카테고리 재편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프리미엄 스킨케어 수요 확대, 이커머스 및 소셜 커머스 채널의 구조적 성장, 비건·클린 포뮬러에 대한 수요 확대 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화장품을 단순한 미용재가 아닌 일상 관리와 건강의 일부로 인식하는 소비자 인식 변화는 시장의 성격 자체를 바꾸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 두피도 피부, 스키니피케이션... 자외선차단제, 독립적인 스킨케어 카테고리로 정착

 

올해 글로벌 시장을 관통한 주요한 변화로 미래 성장과 혁신의 방향이 스킨케어에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소비자는 화장품을 ‘보이게 만드는 제품’보다 ‘기능을 수행하는 제품’으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이는 임상 근거와 성분 효능을 강조하는 브랜드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

 

기능성 중심의 선호는 나아가 두피와 헤어, 자외선 차단, 바디 케어 등 신체 전반으로 확장됐고, 이는 단순한 카테고리 확장이 아니라, 스킨케어 논리가 전신 관리로 전이되는 구조적 변화로 해석된다. 

 

헤어 카테고리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이른바 ‘스킨케어화(skinification)’다. 두피를 얼굴 피부의 연장선으로 인식하는 시각이 확산되면서, 기존의 샴푸·컨디셔너 중심 시장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두피 세럼, 앰플, 토닉, 마스크 등 고기능 제품이 늘어났고, 탈모·민감성·유분 및 각질 관리 등 구체적인 고민을 겨냥한 제품이 시장의 중심으로 이동했다.

 

일부 브랜드는 피부 진단 기술을 응용한 두피 진단 서비스를 도입해 개인맞춤형 관리 서비스를 강화했다.  일례로 럭셔리 헤어케어 브랜드 케라스타즈(Kérastase)는 'K-SCAN'이라는 스마트 카메라 기반 두피·모발 진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살롱에서 머리와 두피를 스캔한 후, 미세한 두피 상태(지성, 붉음, 각질 등)에 대한 AI 기반 분석이 이뤄지고, 그 결과에 맞는 맞춤 헤어 루틴과 제품 추천이 이뤄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자외선 차단 제품은 더 이상 메이크업의 보조 단계에 머물지 않고, 독립적인 스킨케어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 자외선 노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선케어는 계절성 제품이 아닌 연중 필수 관리 단계로 인식되고 있으며, 사용감이 가볍고 자극이 적으면서도 보습·진정·안티에이징 기능을 결합한 제품이 시장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실제 브랜드 전략에서도 확인된다. 호주 선케어 브랜드 울트라 바이올렛(Ultra Violette)은 미국 시장에 론칭한 선크림 제품을 통해 가벼운 사용감과 강력한 자외선 차단력을 동시에 강조하며 전문 화학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K-뷰티 브랜드 조선미녀와 스킨1004 역시 항염 성분과 피지 컨트롤 기능을 강조한 하이브리드 선크림으로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바디 케어 역시 저관여 소비 영역이라는 기존 인식이 약화되면서 소비자들은 단순 세정이나 보습을 넘어, 얼굴과 동일한 수준의 케어를 선호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바디 제품에서도 성분 구성과 효능, 임상 근거를 전면에 내세우는 흐름이 강화되면서, 미백·탄력·안티에이징 등 고기능 제품의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솔 데 자네이루(Sol de Janeiro)는 7종 히알루론산과 비타민 E를 앞세워 바디 케어의 프리미엄화를 이끌었다. 유니레버는 도브와 바세린 브랜드를 통해 천연 성분을 결합한 안티에이징·진정 바디 제품을 확대하고 있으며, 로레알 그룹은 니베아와 가니에를 중심으로 임상 테스트를 강조한 바디 케어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시세이도, 존슨앤드존슨, 아비누도 식물 기반 고효능 포뮬러를 통해 바디 케어를 기능성 관리 영역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 피부를 읽는 기술, AI와 데이터가 결합한 개인화 전략

 

스킨케어 시장에서도 올해 성장을 주도한 핵심 동력은 데이터와 맞춤형 솔류션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 경쟁이었다. 이제 소비자는 더 이상 막연한 효능이나 감성적 메시지에 반응하지 않는다. 피부 장벽 강화, 진정, 안티에이징처럼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기능이 구매 판단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고, 이에 따라 임상 데이터와 성분 설계를 전면에 내세운 브랜드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사용 방식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났다. 다단계 루틴보다는 핵심 기능을 압축한 간결한 관리가 선호되면서, 고효능 세럼이나 멀티 기능 제품, 특정 피부 고민에 특화된 단일 포뮬러가 빠르게 확산됐다. 스킨케어 소비가 ‘많이 바르는 것’에서 ‘정확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에스티로더는 스테디셀러인 갈색병 세럼을 중심으로 안티에이징 핵심 효능을 강조하며 복잡한 라인 확장 대신 ‘집중 관리’ 메시지를 강화했다. 캐나다 브랜드 디오디너리(The Ordinary)는 성분 단일화 전략을 통해 기능 중심 소비 흐름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기능성 경쟁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은 AI와 데이터 기술의 본격적인 도입이다. 로레알은 AI 기반 피부 진단 기술을 활용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플랫폼에서 피부 상태를 분석하고, 이에 맞는 제품과 루틴을 추천하는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단순한 제품 추천을 넘어, 피부 변화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차기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에 반영하는 구조를 구축한 점이 특징이다. 

 

K-뷰티 브랜드 역시 이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와 피부 데이터 연구를 결합해 개인화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일부 인디 브랜드는 모바일 기반 피부 설문과 사용 이력 데이터를 활용해 특정 피부 고민에 최적화된 루틴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형 브랜드가 기술과 자본을 앞세워 개인화 경쟁의 판을 넓혀가는 가운데, 중소·인디 브랜드는 민첩성과 전문성을 무기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맞춤형 스킨케어 스타트업 톤28(Toun28)은 고객의 피부 상태뿐 아니라 기후와 생활 환경 데이터를 수집해 개인별로 최적화된 유기농 화장품을 설계하고, 이를 월간 구독 형태로 제공하는 모델을 구축했다. 고객은 자신의 데이터에 기반한 맞춤형 제품을 매달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방식이다.

 

이러한 개인화 전략은 구매 이후 단계로도 확장되고 있다. 초기 피부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맞춤 샘플을 제공하거나, 사용 주기에 맞춘 구독 서비스와 리필 프로그램을 연계해 재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는 단발성 판매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피부 관리 파트너로 브랜드를 인식시키려는 전략으로, 스킨케어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제품 중심에서 관계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 플랫폼에서 시작해 플랫폼으로 끝나는 소비의 여정

 

카테고리 재편은 소비자 행동과 유통 채널의 변화와 맞물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25년 화장품 시장에서 숏폼 영상과 라이브 커머스, 소셜 커머스는 보조적 마케팅 수단을 넘어 핵심 구매 경로로 자리 잡았다. 특히 Gen Z와 젊은 밀레니얼을 중심으로 제품을 ‘탐색하고 비교하는 과정’은 대폭 축소되고, ‘발견–리뷰–즉시 구매’로 이어지는 소비 여정이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완결되는 구조가 일반화되고 있다. 브랜드 공식몰로 이동하지 않고도, 영상 시청과 결제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환경이 정착된 것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가 있다. 실제 사용자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전후 비교 영상과 사용 과정 시연은 기능성을 전면에 내세운 스킨케어, 두피·헤어, 바디 제품과 특히 높은 궁합을 보였다. 미국 시장에서 세럼과 선케어 제품이 틱톡을 통해 확산된 배경 역시, 전문 광고보다 일반 소비자의 리뷰 영상이 효능에 대한 신뢰를 빠르게 형성했기 때문이다.

 

세포라(Sephora)는 자사 플랫폼에 리뷰 영상과 숏폼 콘텐츠를 적극 결합하며, 소비자가 외부 SNS를 오가지 않고도 정보 탐색부터 구매까지를 한 번에 완결할 수 있는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시장에서 도입한 인하우스 어필리에이트 프로그램 *마이 세포라 스토어프론트(My Sephora Storefront)’다.

 

마이 세포라 스토어프론트는 뷰티 크리에이터가 세포라 공식 웹사이트와 앱 안에서 개인화된 디지털 쇼룸을 직접 구축할 수 있도록 한 플랫폼이다. 크리에이터는 자신이 추천하는 제품을 큐레이션하고, 전후 비교 영상이나 사용 후기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구성하며, 해당 페이지에서 곧바로 구매가 이루어지도록 설계할 수 있다. 팔로워는 외부 링크나 제3자 플랫폼으로 이동할 필요 없이, 세포라 생태계 안에서 리뷰 확인과 결제를 동시에 진행한다.

 

이 구조는 인플루언서를 단순한 홍보 채널이 아니라 유통과 구매 경험의 일부로 통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포라는 크리에이터에게 전용 URL과 데이터 분석 도구, 커미션 및 로열티 프로그램 혜택을 제공하는데, 브랜드 입장에서는 소비자 행동 데이터를 플랫폼 내부에 축적하는 데 효과적이다. 

 

 

라이브 커머스는 이러한 흐름을 한 단계 더 확장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라이브 방송은 단순한 판매 채널을 넘어, 성분 설명과 사용법 시연, 즉각적인 질의응답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로레알은 현지 인플루언서와 전문가를 결합한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제품의 임상 데이터와 사용 효과를 설명하며, 기능성 제품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K-뷰티 브랜드들 역시 미국과 아세안 시장에서 인플루언서 기반 라이브 세션을 통해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자사 플랫폼과 외부 라이브 커머스를 병행하며, 브랜드 메시지를 통제하면서도 실시간 소통을 강화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특히 기능성 스킨케어와 두피·바디 제품은 라이브 방송에서 사용 전후 비교와 질의응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전환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가 제품을 ‘설명 듣는 대상’이 아니라 ‘검증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숏폼과 라이브 커머스의 확산은 화장품 유통 구조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 브랜드는 더 이상 광고를 통해 관심을 유도한 뒤 외부 몰로 소비자를 이동시키는 방식에 의존하지 않는다. 대신, 콘텐츠와 구매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 플랫폼 중심 전략이 주류가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능성을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제품일수록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며, 유통 채널의 변화는 다시 카테고리 구조와 제품 기획에 영향을 미치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 신뢰가 곧 경쟁력, 규제가 만드는 새로운 기준

 

지속가능성은 더 이상 화장품 브랜드의 선택적 가치가 아니라, 시장 진입을 위한 기본 요건으로 자리 잡았다. 포장재 감축과 재활용, 공급망 투명성, 성분 공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 동시에, 광고 표현과 임상 주장에 대한 규제 역시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소비자는 이제 제품 효능뿐 아니라, 브랜드가 어떤 기준과 태도로 시장과 소통하는지를 중요한 신뢰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 흐름은 단순히 친환경 포장이나 비건 포뮬러를 도입하는 차원을 넘어, ‘무엇을 어떻게 말하느냐’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과도한 효능 표현이나 모호한 임상 주장, 과학적 근거가 불분명한 마케팅 문구는 빠르게 문제 제기의 대상이 된다. 특히 숏폼과 소셜 커머스를 통해 정보 확산 속도가 빨라진 환경에서는, 과대광고에 대한 소비자 반감이 브랜드 신뢰를 단기간에 훼손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디오디너리(The Ordinary)의 최근 행보는 상징적이다. 디오디너리는 스스로를 ‘클린 뷰티’나 ‘친환경 브랜드’로 포장하기보다, 유튜브 캠페인을 통해 화장품 업계 전반에 만연한 과장된 광고와 불투명한 임상 주장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복잡한 마케팅 언어 대신 성분, 농도, 작용 메커니즘을 명확히 설명해 온 기존 전략을 확장해, “화장품은 과학적 근거 이상을 약속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지속가능성을 환경 이슈에 국한하지 않고, 산업 전반의 투명성과 책임성으로 재정의한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신뢰하는 기준이 ‘얼마나 친환경적인가’에서 ‘얼마나 정직하게 말하는가’로 이동하고 있음을 정확히 짚은 셈이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임상 데이터의 범위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거나, 의학적 효능을 암시하는 표현에 대해 규제 당국과 플랫폼이 동시에 개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속가능성은 화장품 기업에게 운영·마케팅·커뮤니케이션 전반을 관통하는 리스크 관리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 성분과 포뮬러의 안전성뿐 아니라, 광고 문구 하나하나가 브랜드의 장기 신뢰를 좌우하는 요소가 됐다. 기술과 개인화, 숏폼과 라이브 커머스가 확산될수록, 역설적으로 브랜드의 가장 강력한 차별화 요소는 ‘과장하지 않는 태도’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복잡함을 걷어내다... 리얼 심플이 된 클린 뷰티

 

최근 화장품 마케팅에서는 ‘리얼 심플(Real Simple)’과 ‘클린 뷰티(Clean Beauty)’가 별개의 트렌드가 아니라, 하나의 방향성으로 수렴하고 있다. 소비자는 더 많은 성분과 메시지를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필요한 요소를 덜어내고, 무엇을 왜 사용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하는 브랜드에 신뢰를 보낸다. 

 

리얼 심플은 복잡한 루틴과 과도한 라인 확장을 경계하는 흐름으로 핵심 성분과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고, 사용 단계와 설명을 최소화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세라비(CeraVe)는 피부 장벽 회복이라는 단일 메시지를 중심으로 제품 구조를 단순화하며, 불필요한 스토리텔링보다 기능 중심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했다. 이는 소비자가 짧은 시간 안에 제품 효능을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전략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클린 뷰티 역시 같은 맥락에서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무첨가’나 ‘천연’을 강조하는 단계를 넘어, 성분의 출처와 역할, 안전성 기준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영국의 렌 클린 스킨케어(REN Clean Skincare)는 성분 투명성과 함께 포장재 감축과 재활용 구조를 명확히 제시하며, 클린 뷰티를 마케팅 수사가 아닌 운영 원칙으로 연결하고 있다. 모호한 친환경 메시지가 오히려 불신을 낳을 수 있다는 시장의 학습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이러한 흐름은 패키지와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에서도 드러난다. 이솝(Aesop)은 장식적 요소를 최소화한 디자인과 간결한 문구를 통해, 제품 철학과 사용 목적을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감성적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과잉 설명을 피하는 방식은 리얼 심플과 클린 뷰티가 결합된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브랜드가 말하는 ‘정직함’이 디자인과 언어 전반에서 일관되게 구현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리얼 심플과 클린 뷰티는 화장품 마케팅에서 성분부터 패키징까지 '덜어내는 전략'으로 수렴하고 있다. 이는 브랜드가 정보를 숨긴다는 의미가 아니라, 불필요한 수사를 제거하고 핵심만을 남기는 방향이다.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방식이 감성적 설득에서 명확한 설명으로 이동하면서, 이 두 흐름은 제품 기획과 커뮤니케이션 전반에서 같은 언어를 공유하는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 K-뷰티 강점 여전히 유효하나, 위기 요인도 있어

 

이 같은 환경 변화는 스킨케어 혁신을 강점으로 성장해온 K-뷰티에 구조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마스크팩과 세럼, 수분 중심의 라이트한 텍스처 제품에서 K-뷰티는 여전히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신성분과 제형을 빠르게 상용화해 시장 반응을 시험하는 속도 역시 강점으로 작용했다. 기능성과 사용감을 동시에 중시하는 글로벌 소비 흐름 속에서, K-뷰티의 ‘빠른 기획–빠른 검증’ 역량은 유효한 경쟁 요소로 평가된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K-뷰티는 디지털 친화적 전략을 앞세워 존재감을 확대해왔다. 숏폼과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를 중심으로, 15~60초 내외의 짧은 영상에서 사용감과 효능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 주류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라이브 커머스와 현지 인플루언서를 결합한 로컬라이즈드 이벤트는 미국과 아세안 등 주요 수출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형 인플루언서 중심의 노출 전략에서 벗어나, 마이크로·나노 인플루언서를 통한 니치 커뮤니티 공략 역시 신뢰 형성과 전환율 측면에서 효과적인 전략으로 평가된다.

 

다만 K-뷰티가 직면한 과제 역시 분명하다. 기능성과 성분 중심의 전략이 글로벌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단순한 제형이나 성분 차별화만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숏폼과 소셜 커머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플랫폼 정책 변화에 따른 노출과 유통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더불어 해외 시장에서는 성분 규제와 광고 표현, 임상 주장에 대한 사전 검토 역량이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결국 K-뷰티의 다음 과제는 속도와 혁신이라는 기존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신뢰와 규제 대응 역량을 얼마나 정교하게 내재화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기술과 플랫폼 환경이 빠르게 바뀌는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은 단기적인 바이럴 성과보다 장기적인 신뢰 구축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관련태그

#코스인 #코스인코리아닷컴 #화장품 #코스메틱 #2025년 #송년특집 #스킨케어 #두피케어 #선케어 #바디케어 #AI개인화 #데이터피부진단 #기능성 #클린뷰티 #리얼심플 #K뷰티 #인디브랜드 #숏폼커머스 #라이브커머스 #지속가능성 #규제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