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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트럼프 관세, K-뷰티 영향은? 中 ODM 생산 유입 따라 공급망 리스크 확대

中 생산 브랜드는 관세 부담 완화로 가격 경쟁력 회복이 변수
각국 대응 수위에 따라 추가 보복 관세 등 불확실성 우려

 

[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미 연방대법원의 위법 판결에 대응해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새로운 조치를 단행하면서 글로벌 무역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해 온 국내 화장품 업계의 단기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나, 단일 관세 부과로 인해 경쟁 구도가 재편되면서 중장기적인 가격 경쟁 압력에 직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20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된 글로벌 상호관세 및 펜타닐 관세를 위법으로 판결하자, 우회 조치로 전 세계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해당 관세는 24일부터 발효돼 150일간 한시적으로 적용되며, 이후 연장을 위해서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인 21일 관세율을 15%로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구체적인 시행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는 '무역법 제122조'에 따른 조치로, 해당 조항은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나 달러 가치 불안 상황에서 대통령이 별도의 조사 없이 즉시 발동할 수 있는 권한을 규정하고 있다. 50년 가까이 사용된 적이 없는 조항이지만, 국제수지 적자 등 비교적 명확한 요건이 명시돼 있어 일종의 임시 대응 카드로 활용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앞서 캐나다 관세 부과 표결 과정에서 공화당 내부 이탈표가 적지 않았던 만큼 의회 승인을 통한 연장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이른바 ‘슈퍼 301조’로 불리는 '무역법 제301조'나 '무역법 제232조'로 전환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무역법 제301조는 불공정·차별적 무역관행에 대한 보복 관세를, 제232조는 국가 안보 위협을 근거로 한 관세 부과를 허용하며 관세율이나 기간에 상한이 없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

 

다만 '무역법 제122조'에 따른 후속 조치가 당장 국내 화장품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부터 대미 화장품 수출에 15%의 상호관세가 적용돼 온 상황에서 이번 10~15% 관세는 실질적으로 기존 상태를 유지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미국 현지 생산 확대, 공급망 다변화, 가격 조정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온 만큼, 실적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KB증권에 따르면 미국향 매출 비중이 높은 에이피알의 경우, 15% 상호관세 적용으로 최근 6개월간 영업이익률이 약 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단순한 관세율 조정보다 ‘경쟁 구조 변화’에 쏠리고 있다. 23일 글로벌 트레이드 얼러트(GTA)에 따르면, 전 세계 수입품에 15% 관세가 일괄 적용될 경우 중국·브라질·인도의 평균 관세율은 각각 13.6%포인트, 7.1%포인트, 5.6%포인트 하락하는 반면, 한국(0.6%포인트), 영국(2.1%포인트), 이탈리아(1.7%포인트), 싱가포르(1.1%포인트)는 오히려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GTA는 "단일 관세 체제로 전환되면서 나라별 관세율 격차가 줄면서 상위 수입국 간 승자와 패자가 명확히 갈린다”며 “'반트럼프 전선에 선 중국·브라질,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 중인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반사이익을 얻고, 한국·영국 등 동맹국은 타격을 입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주목되는 대목은 중국 생산 기반을 활용해 온 미국 화장품 브랜드들의 부담 완화다. 기존에는 중국산 제품에 상호관세와 펜타닐 관세가 중첩 적용되며 최대 30% 수준의 고율 관세를 부담했으나, 이번 조치로 실질 부담이 10~15%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중국 ODM 생산에 의존해 온 미국 중저가 브랜드들의 원가 경쟁력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K-뷰티 기업들에 부담 요인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국 화장품은 중국산 대비 높은 품질과 혁신성을 강점으로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 왔으나, 중국 생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회복될 경우, 유사 가격대 제품군에서 경쟁 압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미국 브랜드들이 중국 ODM 생산을 유지할 유인이 강화되면,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한국 ODM 기업들이 기대해 온 반사 수혜 역시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각국 정부와 기업의 대응이 본격화될 경우 야기될 글로벌 통상 환경의 혼란도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일부 국가가 이번 판결을 근거로 대미 투자, 미국산 제품 구매 약속 등 기존 합의 이행을 지연하거나 재협상을 시도한다면 미 행정부가 추가 보복 관세로 대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기업 차원에서도 과거 납부한 상호관세의 위법성이 인정된 만큼 환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무역법 301조 등을 근거로 국가별 맞춤형 추가 관세에 나설 경우, 국가별·기업별 부담이 크게 달라지면서 글로벌 교역 환경의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러한 재협상 가능성이 실제로는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한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통상 분야에서 강력한 보복 수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안보 협력 등 비통상 영역에서도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유럽연합을 비롯해 한국, 일본 등 주요국이 미국과의 기존 합의를 일방적으로 재협상하거나 파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합의를 재검토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강력한 보복 조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어, 당분간 대응 수위를 놓고 긴장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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