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정부는 그동안 부처별로 분산돼 추진해 온 화장품 산업 지원 체계를 통합 운영하기 위해 국무조정실 산하 ‘화장품경쟁력강화협의회’ 출범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식약처 차원에서는 화장품 안전성 평가제도 시행 준비와 e-라벨 도입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수출을 중심으로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온 국내 화장품 산업이 성숙기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관련기사: “위조 상품의 유통 전 차단책 마련”... 국회 K-뷰티포럼, K-뷰티 상표권 보호 세미나 개최 )
식약처와 대한화장품협회는 12일 오후 1시 30분부터 5시까지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실에서 ‘2026년 화장품 정책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식약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으며, 온·오프라인에서 450여 명의 업계 관계자가 참여해 화장품 정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날 설명회는 △2026년 주요 정책 방향 및 제도 변경사항 안내(김현수 식약처 사무관) △2026년 화장품 제조·유통관리 계획(김현숙 식약처 사무관) △ICCR 활동 및 규제조화 지원센터 운영(김경옥 대한화장품협회 국제협력실장) △화장품 안전성 평가제도 및 가이드라인(고정은 대한화장품협회 정책연구실장) △기능성화장품 심사의 이해(윤경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사무관) △표시·광고 가이드라인 개정 사항 및 위반사례(이용준 식약처 주무관)등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첫 번째 발표에서 김현수 사무관은 화장품 안전성 평가제도 도입, e-라벨 제도화, 범부처 협력체계 구축 등 2026년 식약처의 주요 정책 방향과 중점 과제를 상세히 소개했다.
먼저 화장품 안전성 평가제도와 관련해 식약처는 연내 안전성 평가 전문기관인 ‘화장품안전정보센터’를 지정하고, 관련 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업 컨설팅과 상담 지원을 확대하고, 중소기업 대상 시범교육을 통해 전문인력 양성에도 착수할 방침이다. 장기적으로 국가 간 협력을 확대해 화장품 안전성 평가 역량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e-라벨 제도화도 추진된다. 식약처는 올해 2월 종료된 e-라벨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화장품법 개정을 추진해 올해 세계 최초로 화장품 e-라벨을 제도화할 계획이다. 특히 점자, 음성, 수어영상 등으로 연결되는 변환용 코드를 병행 표시하도록 지원해 소비자의 정보 접근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중점과제로 범정부 차원의 협력체계 구축이 소개됐다. 정부는 올해 국무총리 산하에 ‘화장품경쟁력강화협의회’를 구성해 기술개발 지원, 해외 규제 대응 등 부처별로 분산돼 있던 화장품 기업 지원 정책을 통합 관리할 예정이다. 협의회에는 식약처를 비롯해 중소벤처기업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산자원부, 지신재산처, 외교부, 관세청 등이 참여한다.
주요 제도 개선을 위한 입법 일정을 살펴보면, 지난해 화장품 안전성 평가 도입을 위한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올해 6월까지 입법예고를 비롯한 후속조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e-라벨 제도 도입을 위한 화장품법 개정은 연내 완료를 목표로 한다. 이와 함께 범정부 협의회를 중심으로 화장품 산업지원 기본계획을 5년 주기로 수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화장품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12월 발의돼 현재 국회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두 번째 순서로 김현숙 식약처 화장품정책과 사무관이 ‘2026년 화장품 제조·유통관리 계획’을 소개했다. 화장품 감시는 화장품법에 따라 정기·수시·기획 감시, 품질 감시, 표시·광고 감시로 구분된다. 정기 감시는 제조업자를 대상으로 2년 주기 자율점검을 기본으로 하며, 수시·기획 감시는 위반 신고나 특정 이슈 발생 시 대응한다. 품질 감시는 원료와 제품 검사를 중심으로, 표시·광고 감시는 부당광고 모니터링에 중점을 둔다.
대상별 중점 점검사항을 보면, 화장품 제조업자는 제조 과정과 품질검사의 적정성, 원료 사용의 적합성, CGMP(우수화장품제조·품질관리기준) 준수 등을 중심으로 점검받는다. 화장품 책임판매업자를 대상으로는 수입 통관 과정에서의 예보 적정성, 제품 변경 등록 여부, 판매 후 관리 체계 등 유통 전 과정에서의 관리 책임을 중점 확인하며, 맞춤형 화장품 판매업자는 조제 과정과 위생 관리, 원료 사용의 적정성에 대한 점검이 강화된다.
부당광고와 관련해서는 분기별 최소 1회 이상 기획 감시를 실시할 계획이다. 온라인 플랫폼(SNS·쇼핑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대상으로 부당광고를 집중 점검하고, 설·추석 등 성수기에는 특별 단속을 강화한다. 실제로 올해 설 선물용 화장품 관련 부당광고 점검을 통해 35건이 적발된 바 있다. 아울러 AI 모니터링 시스템을 확대해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와 자막까지 자동 스캔해, ‘피부 재생’, ‘염증 완화’, ‘줄기세포 함유’ 등 의약품 효능을 과장한 표현을 실시간으로 탐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어 김경옥 실장이 ‘ICCR 활동 및 규제조화 지원센터 운영’을 주제로 글로벌 규제 협력 동향과 기업 지원 플랫폼 운영 현황을 소개했다. 2007년 출범한 ICCR(International Cooperation on Cosmetics Regulation)은 화장품 제도 조화와 소비자 보호를 목표로 설립된 국제 화장품 규제 회의체로, 미국, 일본, 유럽, 캐나다를 비롯해 한국, 대만, 이스라엘 등이 참여하고 있다.
ICCR에서는 규제 당국뿐 아니라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도 참여해, 동물대체시험법, 나노테크놀로지, 자외선 차단제 등 다양한 주제를 논의한다. 최근 e-라벨링 도입,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강화, 원료 안전성 평가 등과 관련한 조인트 워킹 그룹이 운영되고 있다. 이 중 e-라벨링 관련해서는 유럽의 디지털 패스포트를 참고해 논의가 진행 중이며,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 과학적 정보를 소비자 친화적 언어로 전달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이날 대한화장품협회가 운영 중인 ‘글로벌 규제조화 지원센터’ 웹사이트도 소개됐다. 해당 사이트는 해외 화장품 규제 및 인허가 정보, 교육 자료, 웹이나 영상, 챗봇을 통한 질의응답 등 다양한 자료를 제공한다. 미국, 인도네시아, 영국,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국 인허가 절차와 규정도 정리돼 있다. 최근에는 각국의 위해 화장품 회수 조치 정보를 매월 업데이트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네 번째 순서로, 고정은 실장이 ‘화장품 안전성 평가제도 및 가이드라인’에 대해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화장품법 일부개정법률안에서는 제4조의2가 신설돼, 책임판매업자는 안전성 평가 자료를 작성·보관할 의무를 가지며, 평가자 자격 기준은 총리령으로 정하도록 규정됐다. 올해는 법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로 시행규칙과 고시 개정이 진행된다.
이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업은 판매 전 화장품의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보관해야 하며, 이를 사전에 정부에 제출할 의무는 없다. 안전성 평가는 내부 직원뿐 아니라 외부 평가기관에서도 수행할 수 있으며, 해외 평가자가 검토한 자료도 국내 자격 기준과 동일한 경우 인정된다. 자료를 작성·보관하지 않거나 평가자 검토를 받지 않았거나, 자료를 제공하지 않은 경우에는 행정처분과 제품 회수 대상이 될 수 있다.

평가 대상은 단계적으로 적용·확대된다. 2026~2027년 2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제도가 본격 시행되는 2028년에는 연 생산액 10억 원 이상 기업의 신규 기능성 화장품부터 평가가 의무화되며, 2030년에는 연 생산액 10억 원 이상 기업 또는 신규 업체의 전체 제품으로 범위가 확대된다. 다만, 수입대행형 제품 등 일부 품목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고 실장은 “화장품 안전성 평가는 원료, 성상, 포장재, 안정성, 보존력, 사용 조건, 독성 자료 등 모든 정보를 종합해 안전성을 입증하는 과정으로 기존 실험 데이터와 국제 가이드라인, 권위 있는 기관 자료 등을 활용할 수 있다”며 "다만 리뉴얼 시 원료, 조성, 포장재 변경에 따른 안전성 정보를 반드시 현행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섯 번째로 윤경은사무관이 '기능성 화장품 심사'와 관련해 주요 절차와 유의사항을 설명했다. 기능성화장품은 인체를 청결·미화하고 피부·모발 건강을 유지·증진하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으로, 약리학적 작용을 가진 의약품은 포함되지 않는다.
심사를 위해서는 안전성, 유효성·기능성, 시험 방법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데, 이때 안전성 부문은 OECD 또는 국내외 인정 시험법을 적용할 수 있다. 유효성·기능성 부문은 효력시험과 인체 적용 시험으로 국내외 대학이나 전문 연구기관에서 수행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인체 적용 시험의 경우 시험 대상자 선정 기준, 시험 부위·기간, 무작위 배정, 통계 분석 결과 등을 명확히 기재해야 한다.
자료 작성 시 주의사항으로는 제품명과 효능·주성분 일치 여부 확인, 원료 구성 및 분량 명시, 제형 특성 반영, 자외선 차단·특수 원료 사용 시 별도 근거 자료 제출 등이 강조됐다. 또한, KFCC 기준과 별표 고시를 참고해 시험 방법, 분석 조건, 통계 분석 근거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윤 사무관은 보고서 제출 시 오류·누락 사례를 소개하며, 제출 전 기능성 보고 시스템을 통해 요건 확인과 자료 검토를 반드시 수행할 것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이용준 주무관이 최근 개정된 화장품 표시·광고 관리지침과 부당광고 위반 사례를 발표했다. 지난해 1월 개정에서는 인체유래 성분이나 화장품 범위를 벗어난 사용법에 대한 표현을 제한하고 금지표현을 명확히 했다. 같은 해 8월 개정안에서는 천연·유기농 관련 표현과 추출물 함량 표시 기준을 구체화해 기업의 제품 정보 광고가 소비자를 오해하게 하지 않도록 강화했다.
주의가 필요한 부당광고 사례로는 체내 투입이 가능한 제품으로 오인될 수 있는 여성청결제 광고와 미세침·니들 등 침습적 방법으로 유효성분 전달을 암시하는 표현, 의료시술과 유사한 효능·효과가 있는 것처럼 과장한 광고 등이 소개됐다. 특히 '피부 깊숙이 침투', '피부 재생 효과', '필러', '항염·진정', '의사 추천', '공인 개발' 등의 표현은 금지 대상이다.
이 주무관은 "화장품 원료에 대한 설명이 완제품의 효능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하고, 사용 부위를 과장하거나 실증 자료 없이 효능을 과장하는 표현도 삼가야 한다"며 "기업들은 광고 전략을 세울 때 이번 개정 사항을 충분히 고려해 부당광고를 예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설명회를 주관한 대한화장품협회는 “화장품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소비자 안전 확보를 위해 정부와 업계 간 긴밀한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안전성 평가제도의 정착, 범정부 차원의 지원체계 구축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는 한 해가 되도록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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