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최근 중국 인구 구조의 고령화 흐름 속에 뷰티 시장의 중심축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50대 이상 ‘실버 소비자’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는 한편, 20~30대는 조기 안티에이징에 뛰어들며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두 흐름이 결합되면서 중국 안티에이징 시장은 단순히 ‘젊어 보이게 하는 것’을 넘어, 성분 중심 소비와 개인화된 수요를 기반으로 한 보다 정밀한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 SNS에서 시작된 '실버 경제', 2030년 3,000조 원 시장으로 성장
중국 화장품 시장의 실버 뷰티 흐름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감지된다. 중장년 크리에이터들이 스킨케어 루틴과 일상 관리법을 공유하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샤오홍슈에서는 50~60대 여성이 ‘20년 젊어 보이는 관리법’이나 ‘동안 피부 유지 루틴’을 소개하는 콘텐츠가 확산되며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들은 제품 추천부터 생활 습관까지 공유하며 소비자들과 신뢰를 구축하고 있다.
일례로 크리에이터 아바 리(Ava Lee, @Glowwithava)는 어머니의 스킨케어 루틴 영상을 게시하며 주목을 받았다. 영상 속 어머니는 능숙하게 피부 관리 과정을 보여주며 윤기 있는 피부로 화제를 모았고, 해당 콘텐츠는 샤오홍슈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이후 어머니는 ‘@Jelloskinmom’ 계정을 개설해 독립적인 크리에이터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도우인에서는 이른바 ‘패션 할머니(时尚奶奶)’, ‘동안 엄마’로 불리는 중장년 크리에이터들이 스킨케어뿐 아니라 메이크업, 스타일링까지 아우르는 콘텐츠를 선보이며 팔로워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일부 크리에이터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제품 판매에 나서면서 커머스의 주체로 세대 간 소비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는 인구 구조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중국 국가정보센터에 따르면 2025년 60세 이상 인구 역시 3억 명을 넘어서며 전체 인구의 22%를 차지한다. 중국의 실버 경제 규모는 2025년 기준 8조 3,000억 위안(약 1,200조 원)으로, 2030년에는 20조 위안(약 3,0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실버 경제의 성장 속에 '실버 뷰티' 시장은 스킨케어를 넘어 웰니스, 미용의료 등으로 소비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더욱이 50세 이상 소비자의 평균 지출이 전체 평균의 약 77%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향후 소비 여력 확대에 따른 추가 성장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다.
# 조기 안티에이징 시장으로의 확장, 보다 정교해지는 소비 트렌드
중국 안티에이징 시장은 2016~2025년 연평균 16%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평균(13.3%)을 상회했다. 올해는 시장 규모가 1,500억 위안(약 3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성장은 전 연령대로 확산된 소비 패턴 변화에서 비롯된다. 중장년층이 유지·개선 중심의 소비를 이어가는 가운데, 젊은 소비자들은 안티에이징을 예방 중심 투자로 인식하며 단기 시술, 집중 관리 등 조기 관리에 나서고 있다.
과거에는 ‘주름 개선’, ‘동안 피부’ 등 포괄적인 메시지에 초점을 뒀다면 현재는 노화와 관련된 보다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소비가 이동하고 있다. 중국의 시장조사업체 다수에컨설팅(Daxue Consulting)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주요 고민은 피부톤 저하(61.2%), 건조(55%), 탄력 저하(43.8%) 등으로 세분화돼 나타난다. 연령별 소비 패턴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40대 소비자는 피부결과 탄력 등 외형적 변화에 집중하는 반면, 50대 이상 소비자는 건강, 에너지, 인지 기능 등 전반적인 신체 상태까지 관심을 확대하는 경향을 보인다.
성분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징데일리에 따르면 소비자의 72.5%가 브랜드나 효능이 아닌 성분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콜라겐과 같은 핵심 성분이 스킨케어를 넘어 이너뷰티까지 확장되며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여기에 레티놀이나 산 성분 남용으로 피부 장벽이 손상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민감성 피부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중국 주요 플랫폼 안티에이징 스킨케어 분야 상위 5개 브랜드
이처럼 소비자 취향과 니즈가 다양화되면서 시장은 더욱 파편화되고 있다. 다수에컨설팅이 발표한 화장품 트렌드 보고서를 보면, 중국 뷰티 시장 상위 10개 브랜드 점유율(CR10)은 2021년 30.8%에서 2025년 20.3%로 감소했다. 특히 도우인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들은 기능성과 감성 스토리텔링을 결합해 빠르게 성장하며 기존 대형 브랜드의 공백을 공략하고 있다.
# 플랫폼 이후의 실버 뷰티 경쟁, 정밀화된 타겟팅에 초점 둬야
현재 실버 뷰티 시장은 도우인과 라이브커머스를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데이터 분석 기관 퀘스트모바일(Quest Mobile)에 따르면 55~59세 연령층의 도우인 이용률은 76%에 달하며, 스킨케어 관련 관심 지수 역시 1년 사이 1,5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장년층의 디지털 콘텐츠 소비가 빠르게 확대되며, 플랫폼 기반 유입이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러한 성장은 특정 플랫폼과 콘텐츠 방식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향후에는 샤오홍슈와 같은 커뮤니티 기반 플랫폼이 정보 탐색과 신뢰 형성의 중심 채널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오프라인 약국과 같은 신뢰 기반 유통 채널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즉, ‘노출 중심’에서 ‘신뢰와 경험 중심’으로 채널 구조가 재편되는 흐름이다.
경쟁 구도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로컬 브랜드는 빠른 제품 개발과 콘텐츠 대응력, 문화적 공감대를 기반으로 시장 적응력을 높이고 있는 반면, 글로벌 브랜드는 프리미엄 이미지와 기술력을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중국 내 규제 환경이 강화되면서 ‘주름 개선’, ‘탄력 강화’와 같은 기능성 표현에는 인체 적용 시험 등 과학적 근거가 요구되고 있어, 일차원적인 마케팅 중심 전략은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중국 안티에이징 시장은 연령, 피부 상태, 성분 이해도에 따라 소비가 세분화되면서 시장은 더욱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실버 소비자와 청년층이 동시에 시장을 확장하는 이중 구조 속에서, 기업에게 요구되는 것은 단일 타깃 전략이 아닌 세분화된 소비자군에 대한 입체적 접근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핵심은 ‘누구에게 무엇을 언제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정밀한 이해에 있다. 향후 중국 안티에이징 시장은 규모의 경쟁을 넘어, 타깃 세분화와 성분·효능 기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곧 기업 간 경쟁이 ‘속도’에서 ‘정밀도’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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