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CJ올리브영이 그룹 내 핵심 자회사로 부상한 가운데, 미국 시장 공략과 인바운드 관광 수요 확대를 앞세워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실적 부진을 겪은 CJ그룹이 2분기부터는 올리브영을 중심으로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이달 29일 미국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 미국 1호 오프라인 매장을 개점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이달 미국 출장 기간 중 현장을 직접 찾아 해외 첫 매장을 점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패서디나는 미국 서부 핵심 상권으로, 인근에는 애플스토어를 비롯해 세포라, 아베크롬비 등 글로벌 유통·패션 브랜드 매장이 밀집해 있다. 캘리포니아공대, 패서디나 시티 칼리지 등 대학가도 가까워 현지 소비자와 관광객 유입이 활발한 지역으로 꼽힌다. CJ올리브영은 연내 LA 웨스트필드 등 주요 쇼핑몰을 중심으로 추가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올리브영은 캘리포니아 블루밍턴에 약 3,600㎡ 규모의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이어 오는 29일에는 미국 1호점 오픈과 동시에 현지 온라인몰 ‘올리브영 US’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오프라인 매장과 이커머스, 물류 거점을 동시에 확보하며 현지 유통 체계를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
현지 유통망에 종속되지 않는 강력한 독자 생태계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기존 K-뷰티 브랜드의 미국 진출 방식과도 차별화된다. 그동안 K-뷰티는 틱톡·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바이럴과 아마존 중심 온라인 판매에 강점을 보여왔다. 반면 세포라(Sephora)나 얼타(Ulta), 타깃(Target) 등 현지 대형 유통 플랫폼 의존도가 높은 미국 시장에서 직접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접점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PB(자체 브랜드)를 내세운 수익화 전략도 인상적이다. CJ올리브영은 직매입 유통 시 발생하는 물류·통관, 미 화장품규제법(MoCRA) 등의 비용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바이오힐보, 웨이크메이크 등 경쟁력 있는 PB 라인을 강화해 마진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동시에 세포라, 얼타 등 현지 메이저 유통망에 이들 PB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투트랙 영업 전략을 병행한다.
오프라인 매장은 올리브영 특유의 ‘K-뷰티 쇼케이스’ 콘셉트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현재 400여 개 국내 중소 브랜드 및 글로벌 브랜드와 입점 협의가 진행 중이다. 해당 매장이 북미 소비자들이 국내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인 동시에, 우수 중소 브랜드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상생 플랫폼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인바운드 관광 수요 확대가 올리브영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방한 관광객 사이에서 ‘한국에 오면 반드시 들러야 할 매장’으로 자리 잡은 올리브영은 이제 단순 쇼핑 공간을 넘어 K-뷰티 체험형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경험이 온라인 재구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충성 고객층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올리브영의 오프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21% 증가하며 방한 외국인 증가율을 웃돌았고, 온라인 매출 역시 34% 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여행 방식 변화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최근에는 서울 중심의 단기 관광에서 벗어나 지방 도시를 장기간 체류하는, 이른바 ‘한 달 살기’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방한 외국인 중 서울 외 지역을 방문한 비율은 34.5%로 전년 동기 대비 3.2%포인트 상승했다. 지방공항을 통한 외국인 입국객도 같은 기간 49.7% 증가했다.
올리브영의 지방 거점 점포 역시 빠르게 성과를 내고 있다. 글로벌택스프리에 따르면 지난 해 올리브영 비수도권 거점 점포의 외국인 매출 증가율은 전주 150%, 청주 130%, 광주 111%를 기록했다. 부산(83%), 천안(59%), 대구(30%) 등도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에 올리브영은 지방 거점 점포의 대형화와 체험형 콘텐츠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부산·대전·강릉 등 주요 거점 점포가 평균 200평 규모의 대형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문 뷰티 진단 서비스 등 체험형 요소도 확대되고 있다.
지역 특색을 반영한 로컬 전략도 주효했다. 경주 황남점은 한옥 콘셉트 외관을 적용했고, 제주 용담점은 돌하르방 인테리어를 활용해 지역 정체성을 강조했다. 지역 한정 상품도 관광객 유입을 이끄는 요소로 꼽힌다. PB 브랜드 라운드어라운드’ 제주 감귤을 활용한 립밤과 핸드크림을 선보였고, 강릉점은 커피와 소나무를 테마로 한 제품을 판매 중이다.
CJ올리브영의 견조한 성장세는 주요 계열사의 부진으로 고심하는 CJ그룹의 핵심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CJ그룹의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한 11조 5,00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3.2% 감소한 4,607억 원에 그치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CJ제일제당 바이오 부문의 수익성 둔화와 CJ ENM의 광고 부진 등이 전사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올리브영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미국 시장 진출과 글로벌 물류 인프라 구축 등에 따른 초기 투자 비용이 선반영되면서, 수익성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증권가는 2분기부터 성장 모멘텀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월 미국 패서디나 오프라인 1호점 출점과 현지 온라인몰 오픈, 하반기 북미 메이저 유통망 입점 등 해외 사업 성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여기에 국내 매장의 인바운드 관광객 매출 호조세까지 더해지면서, 올리브영을 중심으로 CJ그룹 전사의 실적 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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