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길태윤 기자] 항노화가 화장품 산업의 주요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작 그 본질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단순한 주름 개선과 탄력 강화 표현을 넘어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 바이오 소재, 천연·유기농 원료 인증을 함께 봐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제시됐다.
‘2026년 제2차 항노화 지식연구회’가 지난 5월 20일 서울 중구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연구회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수도권지역혁신국과 항노화 지식연구회가 주최했으며 항노화 산업현황과 정부지원정책 방향, 유기농산물 기반 화장품 원료 활성화 방안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행사장에는 ▲ 항노화 지식연구회 권영미 회장 ▲ KISTI 수도권지역혁신국 박영욱 국장 ▲ 인포베이스 정호석 대표 ▲ 씨에이치하모니 최성철 대표 ▲ 이진우 박사 등 주요 관계자와 항노화 화장품, 원료, 제조, 인증, 기술사업화 분야 기업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항노화 지식연구회 권영미 회장 겸 나담코스 대표는 개회사에서 “중동 리스크로 인한 원가 상승과 원부자재 수입 어려움, 경기 침체 등으로 기업들이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런 어려움이 곧 끝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현명하게 잘 대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호석 대표와 최성철 대표의 강의를 통해 참석자들이 좋은 정보를 얻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KISTI 수도권지역혁신국 박영욱 국장은 항노화의 의미가 단순히 노화 속도를 늦추는 개념에서 생애 전 주기의 건강과 삶의 질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국장은 “이번 자리가 항노화 화장품 산업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자유롭게 공유되고 새로운 협력 가능성을 발견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포베이스 정호석 대표는 ‘항노화 산업현황과 정부지원정책 방향’을 주제로 항노화 개념 변화와 화장품 산업의 대응 방향을 발표했다. 정 대표는 항노화를 안티에이징 하나의 표현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디에이징, 슬로우 에이징, 헬시 에이징, 웰에이징, 롱제비티 에이징 등 건강하게 오래 사는 문제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 발표에서 핵심으로 제시된 것은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였다. 그는 노화를 피부 탄력 저하, 근력 감소, 인지 기능 변화 등 신체 전반의 기능이 낮아지는 과정으로 보고 항산화와 세포 손상 억제뿐 아니라 염증 반응 감소가 항노화 접근의 중요한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바이오 소재의 중요성도 함께 다뤄졌다. 정 대표는 항노화 화장품이 단순한 처방이나 배합 경쟁만으로는 차별화되기 어렵다고 보고 마이크로바이옴, 엑소좀, 합성생물학, 국내 식물자원 유래 활성 소재 등 원천 소재 기술이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장품도 단순한 레시피나 배합만으로 국가 연구개발사업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시대로 가고 있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소재 기술이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정부지원정책과 AI 활용 필요성도 언급했다. 화장품경쟁력강화협의회, 안전성 평가제도 도입, e-라벨 시범사업, CGMP 의무화, 기능성 화장품 제도 개편 등이 정책 동향으로 제시됐으며 생성형 AI와 KISTI 사이언스온(ScienceON)을 활용한 논문, 특허, 국가연구보고서 분석 가능성도 소개됐다.
씨에이치하모니 최성철 대표는 ‘천연·유기농화장품 인증제도에 관한 이슈 및 발전방안’을 주제로 국내 제도 변화와 국제 인증 기준 차이를 설명했다. 최 대표는 천연·유기농화장품 제도가 정부 인증 중심에서 민간 인증과 표시·광고 관리 중심으로 이동한 만큼 기업이 스스로 신뢰를 입증할 수 있는 기준과 자료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국내 천연·유기농화장품 제도가 2010년 유기농화장품 표시·광고 가이드라인 이후 단계적으로 변화해 왔으며 2025년 8월 1일 ‘천연화장품 및 유기농화장품의 기준에 관한 규정’ 고시 폐지로 민간 기준과 표시·광고 관리 중심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는 기업이 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실증자료를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국제 기준과 국내 기준의 차이도 주요 쟁점으로 제시됐다. COSMOS-standard는 전체 성분 중 20% 이상이 유기농이어야 하고 물리적으로 처리된 농산물 원료(PPAI)는 95% 이상 유기농이어야 한다. 반면 국내 기준은 전체 제품에서 유기농 함량 10% 이상, 유기농 함량을 포함한 천연 함량 95% 이상을 기준으로 한다.
최 대표는 “10%와 20%는 단순한 숫자 차이가 아니다”며, “유기농 함량을 어떻게 계산하느냐, 농산물 원료를 어떤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처방과 원가, 표시·광고, 해외 인증 대응이 모두 달라진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표시·광고가 가능한 제품이라도 해외 인증 과정에서 같은 수준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국내 유기농 원료 산업을 키우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의 유기농산물 인증과 화장품 원료 인증체계를 연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인증 로고와 기준 정비, 국제 기준과의 정합성 확보, 국내 식물자원 기반 원료 개발, 원료 함량 표기 방식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김창배 선임연구원은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와 지원사업을 소개했다. 센터는 초기 기업의 네트워킹과 사업화 연계를 지원하는 보건산업 창업지원 거점으로 전문가 상담, 기술가치평가, 사업화 컨설팅, IR과 투자 연계, 사무공간 제공 등을 지원하고 있다. 김 선임연구원은 “특허나 인허가는 사업화 앞단에서 먼저 준비해야 뒤에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KISTI 수도권지역혁신국 정명동 전문위원은 연구회가 기업의 실질적인 기술 개발과 협업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문위원은 “KISTI 지식연구회는 기업이 활용해 성과를 만들어야 지속될 수 있는 구조다”며, “기업에 도움이 되는 소재 개발과 협업 기회를 계속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연구회에서는 향후 일정도 공유됐다. 다음에 진행될 제3차 항노화 지식연구회는 오는 8월 20일 오후 2시 40분 춘천 강원대학교에서 열릴 예정이며 항노화 AI와 소재 개발, 농수산물 유래 사포닌 화장품 원료 개발 사례 등이 다뤄질 예정이다.
이번 ‘2026년 제2차 항노화 지식연구회’는 항노화를 기능성 화장품의 한 영역이 아니라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 바이오 소재, 천연·유기농 원료, 민간 인증 신뢰, AI 기반 기술 분석까지 연결된 산업 전략으로 논의한 자리였다. 화장품 기업에게 항노화가 제품 효능 표현을 넘어 원료의 과학적 근거와 인증 신뢰성, 데이터, 정책 활용 역량을 함께 설계해야 하는 경쟁력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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