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릿결을 생각하는 헤어케어
[코스인코리아닷컴 길태윤 기자] 헤어케어의 경쟁축이 ‘부드럽게 빗기는 사용감’에서 ‘손상된 모발 구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보완하는가’로 이동하고 있다. 세정, 자외선, 열 스타일링, 화학 처리로 모발의 피질과 큐티클, 지질 구조가 손상되면서 단순 컨디셔닝만으로는 윤기와 매끄러움, 탄력감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Berg+Schmidt Solutions는 현대 헤어케어에서 말하는 복원을 공유 결합 재구성이 아니라 과도한 팽윤을 줄이고 표면 질감을 회복하며 지질 균형을 유지하는 구조 안정화 개념으로 정의했다.
모발 섬유는 단백질이 풍부한 피질, 겹쳐진 큐티클층, 지질 기반 세포막 복합체로 구성된 복합 구조다. 기계적 스트레스와 계면활성제 노출, 자외선, 습도, 화학 처리는 이 구조를 점진적으로 변화시키며 수분 흡수 증가, 모발 팽윤, 큐티클 들뜸, 지질 고갈, 탄력성 저하로 이어진다. 이러한 변화는 곱슬거림, 칙칙함, 빗질 용이성 감소, 장기적인 모발 약화로 나타난다.
전통적인 컨디셔닝 시스템은 양이온성 고분자나 실리콘의 모발 표면 침착을 통해 즉각적인 사용감을 개선해 왔다. 그러나 반복 사용 시 잔류물이 축적될 수 있고 모발 내부의 구조적 취약성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데는 한계가 있다. 최근 헤어케어의 ‘스킨케어화’ 흐름은 피부 장벽 연구에서 익숙한 지질 보충, 표적 구조 안정화, 성분 투명성 개념을 모발 과학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번 원고가 강조하는 복원은 모발의 다이설파이드 공유 결합을 다시 만드는 개념이 아니다. 손상된 모발이 물을 과도하게 흡수해 부풀고 표면이 거칠어지며 지질 결속력이 약해지는 문제를 물리적으로 보완하는 접근이다. 이를 위해 내부 팽윤 조절, 큐티클 표면 정렬, 지질 보충이라는 세 가지 축이 핵심 방향으로 정리된다.
내부와 외부를 동시에 겨냥한 컨디셔닝 시스템에는 글라이콜릭애씨드, 알지닌, 4급화 전분이 적용됐다. 글라이콜릭애씨드는 모발 섬유 내로 침투해 단백질 매트릭스와 상호작용하고 알지닌은 손상 부위의 음전하 영역과 정전기적으로 작용해 글라이콜릭애씨드의 표적 침착을 돕는다. 스타치하이드록시프로필트라이모늄클로라이드는 큐티클 표면에 얇고 유연한 막을 형성해 표면 컨디셔닝을 보완한다.
이 복합체의 특징은 컨디셔닝 효과를 제공하면서도 장기적인 축적을 줄이는 데 있다. 고분자량 폴리쿼터늄과 달리 큐티클 표면에 형성되는 막은 가역적이며, 후속 세정 과정에서 대부분 제거될 수 있는 것으로 소개됐다. 표준화된 손상 모발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는 3% 컨디셔닝 혼합물이 함유된 샴푸가 플라세보 대비 빗질 저항을 낮춰 엉킴 개선과 모발 섬유 간 마찰 감소 가능성을 보였다.
모발 팽윤 감소는 구조 안정화를 보여주는 핵심 근거다. 표백된 백인 모발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3% 복합체 함유 샴푸는 플라세보와 비교해 2분 후 평균 팽윤을 21% 줄였다. 젖은 상태에서 모발이 과도하게 부풀면 내부 기계적 스트레스가 커지기 때문에 팽윤 조절은 세정과 열 노출 과정에서 모발 탄력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림 반복 세정 및 클라리파잉(clarifying) 샴푸 사용 후 빗질 저항력 – 시판 벤치마크 성분과의 비교

큐티클 표면에서는 광택 향상 전략이 다뤄졌다. 광택은 모발 표면에서 빛이 어떻게 반사되고 산란되는지에 따라 달라지며 매끄럽고 정렬된 큐티클은 정반사를 높이고 들뜨거나 불규칙한 표면은 산란을 증가시킨다. 해바라기씨오일 유래 고분자 트리글리세라이드와 유채씨오일 기반 지방산 유도체는 큐티클 표면에 얇고 유연한 필름을 남기는 소재로 평가됐다.
광택계 측정 결과, 적용된 필름 형성제의 종류에 따라 플라세보 대조군 대비 광택이 약 7~13% 증가했다. 이는 큐티클 수준에서 구조화된 막이 자리 잡으면 모발의 광학적 성능이 개선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글라스 헤어’처럼 정돈된 반사감을 강조하는 트렌드와 연결되는 지점이다.
지질 보충은 모발 복원 전략의 또 다른 축이다. 모발은 90% 이상이 케라틴 단백질로 구성돼 있지만 지질은 세포막 복합체를 중심으로 구조적 결속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손상, 노화, 계면활성제 노출, 화학 처리는 모발 길이를 따라 내인성 지질을 고갈시키고 이는 친수성 증가와 수분 흡수, 기계적 강도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세라마이드 NG는 모발 모방 지질 보충 소재로 다뤄진다. 비교적 비극성인 구조를 가져 내수성을 높이고 모발의 천연 지질이 지닌 소수성 특성을 모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라마이드 NG를 컨디셔닝 시스템에 도입하면 세포막 복합체 내 지질 결합을 보완하고 수분으로 인한 팽윤 저항성, 섬유의 매끄러움과 광택, 긴 모발의 탄력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결국 현대 헤어케어에서 복원은 단일 성분이나 즉각적인 사용감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내부 팽윤을 낮추고 큐티클 표면을 정렬하며 모발 지질 균형을 보완하는 다층적 접근이 필요하다. Berg+Schmidt Solutions의 헤어케어 전략은 스킨케어화, 헤어 사이클링, 글라스 헤어 트렌드 속에서 모발을 감각이 아닌 구조의 관점으로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관련 논문은 코스메틱저널코리아 6월호에서 전문을 볼 수 있다.(https://cosinkorea.com/news/article.html?no=57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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