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김민석 기자] 호주 식품의약품청(TGA)가 선크림 규제 개편에 나선다는 소식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25년 6월 호주 소비자단체 초이스(CHOICE)가 시판 선크림 20개를 시험한 결과 16개 제품이 표시된 자외선차단지수(SPF)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특히 SPF 50+ 제품 중 일부는 실제 차단 지수가 크게 낮아 자발적 리콜과 판매 중단으로 이어지며 ‘선스크린 케이트(sun screen gate)’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호주방송공사(ABC)는 서로 다른 여러 제품이 동일한 호주 치료용품 등록부(Australian Register of Therapeutic Goods, ARTG) 번호로 유통된 정황을 보도하고, 일부 해외 시험기관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선크림 시험·인증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 요구가 확대되면서 TGA가 규제 개편 검토에 나섰다.
지난 3월 26일 호주 식품의약품청(Therapeutic Goods Administration, TGA)은 선크림 규제 개선을 위한 공개 의견수렴 절차에 착수했다. ‘호주 선크림 규제 개선방안 모색(Seeking improvements to the regulation of sunscreens in Australia)’을 주제로 진행된 의견수렴은 5월 23일까지 약 8주간 진행됐다. 호주는 피부암과 흑색종 발병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로, 선크림 효능에 대한 소비자 신뢰 확보가 중요하다.
개편안은 선크림 시험의 신뢰성과 규제 투명성을 높이도록 시험·라벨·인증체계를 전반적으로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TGA는 현재 제조사가 ARTG 등재 과정에서 제출 의무가 없는 SPF 시험 자료의 공개를 검토하고 있다. 이는 SPF 등급의 과학적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업계는 시험 데이터가 경쟁사의 배합 역설계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시험 방식 변화도 예고됐다. TGA는 기존 ISO 24444 기반의 인체 적용(in vivo) 시험과 함께, 시험관 내(in vitro) 방식인 ISO 23675의 허용을 검토 중이다. 현행 인체 시험은 결과 편차가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시험관 시험은 보다 일관된 결과를 제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SPF 라벨 표기 방식도 바뀐다. TGA는 △ 기존 SPF 수치 체계를 유지 △ 자외선 차단율 설명 추가 △ ‘저·중·고·매우높음’ 형태의 등급제 도입 등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했다. 이밖에 시험기관 인증 의무화, 품질보증 체계 강화, 치료용·화장품 선크림 간 표시기준 정비, 우수제조관리기준(GMP) 가이드라인 개정 등이 함께 검토되고 있다. 개편안은 시험 결과의 신뢰성과 소비자 정보 제공 체계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업계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은 엇갈린다. 초이스는 시험 방식 다양화와 시험기관·제조사에 대한 감독 강화에는 찬성했으나, SPF 수치 표기를 단어나 그래픽 형태의 등급제로 전환하는 방안에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업계는 SPF 수치 체계에 익숙하며, 구체적인 수치 표기가 제품 효능에 대한 기업의 책임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현행 체계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규제 개편에 따라 시험기관 인증 의무화와 시험자료 공개 확대가 현실화될 경우, 제조사는 제품 효능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를 적극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한국 화장품 수출기업도 TGA 등록 요건과 GMP 관리체계를 점검하고, 독립 시험기관의 SPF 검증 자료를 확보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시험 결과와 품질 관리 체계를 투명하게 제시하는 전략이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호주의 SPF 논란은 향후 호주는 물론 글로벌 선케어 시장에서 데이터 기반 신뢰 경쟁이 강화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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