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구미현 전 아워홈 회장이 코스닥 화장품 ODM 기업 본느의 경영권 인수에 나서면서 화장품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지분 인수를 넘어 구 전 회장이 뷰티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이자,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 추진의 출발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범LG가(家) 인사의 화장품 산업 진출 소식에 주식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경영권 인수 발표 이후 본느는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한국거래소는 본느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다. 단기간 주가가 급등하면서 투자 과열에 따른 시장경보 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6일 한국거래소는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시장감시규정 제5조의2'에 따라 본느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다고 공시했다. 거래소는 "최근 단기간 주가가 급등해 투자경고종목 지정 요건을 충족했다"며 "투자경고종목 지정 이후에도 이틀간 주가가 40% 이상 상승하고 지정 전일 종가보다 높을 경우, 1회에 한해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본느 투자경고종목 지정 공시 (2026.8.5.자)
본느는 지난 7월 31일부터 이달 5일까지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경영권 인수 계약이 투자심리를 크게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본느의 최대주주인 임성기 외 4인은 구미현 전 아워홈 회장과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구 전 회장은 계약 체결과 동시에 계약금 14억 원을 지급했으며, 오는 9월 10일 잔금 126억 2,335만 원을 납입하면 본느 지분 37.7%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른다.
본느 주식양수도 계약 체결 공시 (2026.7.31.자)
총인수금액은 140억 원으로, 주당 인수가격은 4,427원이다. 경영권 매각 공시 직전 주가가 1,500원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3배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높은 프리미엄을 두고 구 전 회장이 재무적 투자를 넘어 본느를 기반으로 한 사업 확장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한다.
이번 인수는 구 전 회장이 아워홈 매각 이후 처음으로 단행한 대규모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구 전 회장은 2024년 아워홈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대표이사 회장직에 올랐고, 이후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함께 보유 지분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매각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번 본느 인수로 약 1년 만에 다시 기업 경영에 복귀하는 셈이다.
주목할 점은 본느가 생산시설을 보유하지 않는 '무공장(Asset-light)' ODM 기업이라는 점이다. 본느는 연구개발(R&D)과 상품 기획에 집중하고, 생산은 외부 제조사에 맡기는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설비 투자 부담이 적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신규 브랜드 육성이나 사업 다각화에도 유연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향후 사업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구 전 회장 측이 설립한 투자법인 벤타셀렉트에는 과거 아워홈 경영총괄사장을 지낸 이영표 대표가 참여하고 있다. 벤타셀렉트는 최근 사업목적에 지주사업과 자회사 지배, 경영·금융 컨설팅 등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융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본느를 화장품 ODM 기업이 아닌 향후 투자와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활용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고 있다.
이번 거래를 통해 본느는 총 222억 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확보한다. 제5회차 사모 전환사채(CB) 100억 원은 구 전 회장이 직접 인수하고, 제6회차 CB 100억 원은 벤타셀렉트가 배정받는다. 여기에 약 22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에이치투자조합이 참여한다.
제5·6회차 CB의 전환가액은 1,396원이며 납부일은 이달 28일이다. 전량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현재 발행주식의 약 46%에 해당하는 신규 지분이 발행될 수 있다. 인수 공시 당시 주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전환권이 설정된 만큼 향후 경영권 안정과 추가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3개월간 본느 주가 변동 추이 (2026.8.6. 기준)
본느는 최근 시가총액이 코스닥 상장 유지 기준인 200억 원을 밑돌면서 상장 유지 부담을 안고 있었다. 최대주주 변경이 발표되기 전인 지난 7월 30일 기준 시총은 약 141억 원으로 22거래일 연속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부진한 실적도 발목을 잡았다. 본느는 지난해 8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2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여기에 현금성 자산이 54억 원 수준까지 감소하면서 유동성 우려가 제기돼 왔다. 다만, 이번 계약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이 추진되면서 상장 유지 요건 충족과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새 경영진 구성이 마무리되는 9월 이후 본느의 중장기 사업 전략이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 전 회장이 본느를 기존 화장품 ODM 기업으로 육성할지, 또는 다양한 사업을 아우르는 투자 플랫폼으로 확대할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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