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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이슈

뷰티 디바이스, ‘안티에이징'에서 ‘스킨 롱제비티’로 전환…의료기기·제약 기업 B2C 진출 본격화

삼정KPMG, 스키니피케이션·BaaS·초개인화 등 6대 트렌드 제시
하드웨어 넘어 기술·데이터·AI 결합한 ‘퍼스널 케어 플랫폼’으로

 

[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안티에이징을 넘어 피부의 자생력과 회복력을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스킨 롱제비티(Skin Longevity)’가 뷰티산업의 새로운 화두로 부상하면서 뷰티 디바이스 시장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과거 뷰티 디바이스가 화장품 흡수를 돕거나 피부 탄력 개선을 보조하는 '홈케어 기기'였다면, 이제는 피부 상태를 진단하고 맞춤형 관리 루틴을 제안하는 '퍼스널 케어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술 고도화와 함께 경쟁의 중심도 기기의 출력과 기능에서 나아가 화장품, 데이터, 인공지능(AI), 콘텐츠를 하나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다.

 

 

24일 삼정KPMG 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스킨 롱제비티 시대, 진화하는 뷰티 디바이스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2017년 77억 8,700만 달러에서 2023년 147억 2,400만 달러로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국내 시장 역시 슬로우 에이징과 홈케어, 웰니스 트렌드의 확산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2030년 관련 시장 규모가 4억 8,84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삼정KPMG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뷰티 디바이스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소형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한 홈케어 확장 ▲얼굴에서 두피·바디 등으로 관리 영역을 넓히는 스키니피케이션 ▲화장품·소모품을 결합한 BaaS(Beauty-as-a-Service) ▲AI를 활용한 초개인화 ▲의료기기·제약 기업의 B2C 진출 ▲K-뷰티 디바이스의 글로벌 확장 등 6가지 핵심 트렌드로 제시했다.

 

# 첫째, 병원 시술의 보완재로 자리 잡은 홈케어

 

뷰티 디바이스 시장 성장의 출발점은 피부과 시술의 대중화와 홈케어 수요 확대다. 고가의 피부과 시술을 받은 소비자들이 시술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가정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관리 수단을 찾으면서 홈 뷰티 디바이스가 시술과 일상 관리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보완재로 자리 잡고 있다.

 

통증이나 회복 기간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비침습적 관리에 대한 관심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병의원과 전문 관리 영역에서 활용되던 에너지 기술이 가정용 안전 기준에 맞춰 소형화·저출력화되면서 소비자가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확장됐다.

 

뷰티 디바이스는 일반적으로 미용 개선을 목적으로 물리적·전기적·광학적 에너지를 활용하는 가정용 전자기기를 의미한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표피 또는 진피층에 자극을 전달하는 비침습적 방식이 주류이며, 반복적인 사용을 전제로 상대적으로 낮은 출력으로 설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술 역시 빠르게 진화했다. 2010년대 초반에는 모터 진동이나 회전 브러시를 이용해 피부 표면과 모공의 노폐물을 세정하는 ‘클렌징 보조도구’ 수준이었다면, 이후 갈바닉, 일렉트로포레이션(EP) 등이 도입되면서 화장품 유효 성분의 피부 전달을 돕는 스킨케어 보조기기로 발전했다.

 

이후 고주파(RF), 집속초음파(HIFU), 미세전류, LED, EMS 등 전문 관리 영역에서 활용되던 에너지 기술이 가정용 제품에 적용되면서 기능과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초음파는 미세 진동을 이용한 마사지와 성분 전달뿐 아니라 집속 에너지를 활용한 탄력 및 리프팅 관리에 적용되고 있으며, RF는 진피층에 열에너지를 전달해 피부 탄력 관리에 활용된다. LED는 특정 파장의 빛을 이용한 피부 진정과 컨디션 관리, 미세전류와 EMS는 전기 자극을 통한 탄력과 윤곽 관리에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개별 에너지 기술을 넘어 여러 기술을 하나의 기기에 통합하는 복합화도 진행되고 있다. 하나의 디바이스에 3~4개 이상의 에너지 기술을 결합하고 피부 부위와 고민에 따라 서로 다른 관리 모드를 제공하면서 뷰티 디바이스는 단순한 기능성 기기에서 종합적인 홈케어 솔루션으로 진화하고 있다.

 

# 둘째, 얼굴에서 두피·바디까지 ‘스키니피케이션’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은 얼굴 피부 관리에 적용하던 성분과 기술, 관리 방식을 헤어와 두피, 바디 등으로 확장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생겨난 셀프케어 문화와 전문 관리 수요가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은 얼굴뿐 아니라 두피·모발과 바디까지 고기능성 제품과 기기로 관리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바디 디바이스는 마사지와 제모 중심에서 미세전류와 초음파 등을 활용한 탄력 및 바디라인 관리로 세분화되고 있으며, 두피 케어 역시 단순한 두피 관리에서 벗어나 ‘스칼프 안티에이징’이라는 관점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페이셜 디바이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두피·바디·국소 부위 등 특화 카테고리를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강화될 전망이다. 다만 얼굴과 달리 두피와 바디는 면적이 넓고 굴곡이 다양해 에너지 전달 효율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탈모 방지나 셀룰라이트 감소처럼 의학적 영역에 가까운 효능을 제시하는 경우에는 정량적인 지표와 객관적인 임상 근거 확보도 중요하다. 새로운 적용 부위의 확대가 단순한 제품 외형의 확장에 그치지 않고 부위별 피부 구조와 사용 환경에 맞춘 연구개발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 셋째, 기기 판매 넘어 화장품과 결합한 ‘BaaS’

 

화장품 기업이 뷰티 디바이스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기기 자체의 판매보다 화장품과 디바이스를 결합해 새로운 반복 매출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디바이스는 화장품보다 교체 주기가 길어 단품 판매만으로는 지속적인 매출을 만들기 어렵다. 반면 전용 앰플과 젤, 카트리지, 기능성 화장품 등을 기기와 함께 사용하도록 설계하면 소비자의 관리 루틴을 고정하고 소모품의 반복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

 

화장품 업계에서 BaaS(Beauty-as-a-Service)가 새로운 수익 모델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화장품은 반복 구매가 발생하지만, 브랜드 간 전환이 상대적으로 쉽다. 반면 디바이스는 한번 구매하면 장기간 사용하는 내구재이기 때문에 소비자와의 접점을 유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결국 디바이스가 특정 화장품의 사용 빈도와 효능 체감을 높일수록 화장품은 기기의 부속품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 경험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하드웨어와 소모품, 콘텐츠를 하나의 관리 루틴으로 설계하는 역량이 향후 화장품 기업의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 넷째, AI로 구현되는 맞춤형 관리 '초개인화'

 

기술 경쟁의 다음 단계는 개인화다. 단순히 피부 타입이나 피부 고민을 기준으로 제품을 추천하는 수준을 넘어 센서와 카메라 비전,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사용자의 현재 피부 상태와 사용 습관에 따라 관리 방식을 조정하는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피부 수분도와 표면 상태, 모공과 주름, 색소 등 다양한 데이터를 측정하고 전용 애플리케이션과 클라우드에 사용 이력을 축적해 개인별 관리 루틴을 업데이트하는 방식이다. 실시간 피부 상태에 따라 출력 강도와 사용 시간을 조절하는 ‘오토 튜닝(Auto-tuning)’ 기술도 이러한 변화의 한 축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메이크온 ‘스킨라이트테라피 3S’는 피부 상태를 분석하고 개인 맞춤형 케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제품으로 소개됐다. 연동 애플리케이션에는 AI 피부 분석과 케어 솔루션 기술이 적용돼 측정 데이터를 축적하고 개인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다. 에이피알의 메디큐브 에이지알 ‘부스터프로 X2’ 역시 AI 모드를 통해 사용자의 관리 시간과 피부 고민, 기기 사용 패턴 등을 바탕으로 적합한 케어 모드와 사용 방법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개인화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향후 경쟁의 중심은 하드웨어 사양에서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피부 상태를 얼마나 정확하게 측정하고, 측정된 데이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에너지 출력과 관리 방식에 반영할 수 있는지가 제품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다섯째, '게임 체인저' 의료기기·제약 기업의 B2C 진출

 

시장의 플레이어가 늘어나면서 경쟁 구도도 변화하고 있다. 뷰티 디바이스 시장의 성장과 함께 화장품 기업뿐 아니라 의료기기·제약·바이오 기업, 생활가전 기업, 기술 기반 스타트업까지 참여하면서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 

 

 

각자 시장을 공략하는 방식은 다르다. 화장품 기업은 기존 브랜드와 소비자 접점을, 의료기기·제약 기업은 전문 기술과 메디컬 데이터를, 생활가전 기업은 하드웨어 설계와 양산, 유통·체험망을 각각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기술 기반 스타트업은 의료 기술의 소형화나 독자적인 에너지 제어 기술 등을 앞세워 특정 피부 고민이나 세부 카테고리를 공략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에이피알, 달바글로벌 등 기존 화장품 기업들은 기존 스킨케어 제품과 디바이스를 결합해 화장품의 사용 경험과 효능 체감을 높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세라젬, 쿠쿠홈시스, 앳홈 등 생활가전 기업들은 정교한 하드웨어 개발과 생산 역량, 유통·체험 인프라를 활용해 뷰티 가전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테라웨이브, 에코디엠랩 등 기술 기반 스타트업 역시 독자적인 기술을 앞세워 특화된 틈새시장을 공략 중이다.


특히 의료기기·제약·바이오 기업의 B2C 진출은 기술력과 소비자 신뢰에 대한 기업 간 경쟁을 강화하며 시장의 판도를 바꿀 변수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업별로 보면, 클래시스는 병원용 HIFU 장비 ‘슈링크’로 축적한 초음파 집속 기술을 바탕으로 홈 뷰티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파마리서치는 ‘리쥬란’의 브랜드 자산을 기반으로 병원 시술과 화장품, 홈케어를 연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동국제약 역시 센텔리안24의 ‘마데카 프라임’ 라인업을 확대하며 고주파와 MFU·HIFU 기반 제품을 전개하고 있다. 라메디텍, 한국비엔씨 등도 각각 보유한 의료·바이오 기술을 기반으로 소비자 시장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들의 강점은 단순히 ‘의료기술을 적용했다’는 데 있지 않다. 병·의원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임상 경험, 메디컬 브랜드에 대한 신뢰는 고성능 홈케어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수용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가 돈다. 특히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단순한 미용 효과를 넘어 피부 관리의 지속성과 효능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이동할수록 이러한 전문성이 차별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의료기기 기업이라고 해서 B2C 시장에서 자동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 의료기술을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제품과 콘텐츠로 전환하고, 병원에서의 일회성 시술 경험을 가정에서 반복 가능한 관리 루틴으로 바꾸는 역량이 함께 요구된다. 결국 향후 경쟁에서는 ‘누가 더 강한 의료기술을 보유했는가’뿐 아니라 ‘누가 그 기술을 소비자의 일상 경험으로 전환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 여섯째, K-뷰티 디바이스의 글로벌 확장

 

국내 시장에서 성장한 뷰티 디바이스 기업들은 이제 해외 시장으로 무대를 넓히고 있다. 삼정KPMG에 따르면 국내 가정용 뷰티 디바이스 수출은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18% 성장했으며, 2025년 기준 수출 비중은 홍콩 19.1%, 미국 15.5%, 일본 11.5%, 중국 8.0% 순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기업 시가총액 1위 에이피알은 미국과 일본에서 온라인 채널과 오프라인 뷰티 편집숍을 함께 활용하는 투트랙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실제로 메디큐브 에이지알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2026년 1월 기준 600만 대를 넘어섰다. 달바글로벌 역시 해외 디바이스 매출이 2024년 800만 원에서 2025년 22억 4,300만 원으로 확대됐다.

 

국내 기업의 강점으로는 빠른 제품 기획과 생산 유연성이 꼽힌다. 국내 ODM·OEM 생태계와 소비자 피드백을 활용해 시장의 반응을 빠르게 제품에 반영하고, 비교적 짧은 주기로 신제품과 업그레이드 모델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민첩성은 제품 트렌드 변화가 빠른 뷰티 디바이스 시장에서 해외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국가마다 피부 특성과 소비자의 사용 습관, 유통 구조와 규제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현지 시장에 맞춘 제품 설계와 인증, 유통 전략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두피·바디 등 효능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은 영역으로 확장할수록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뿐 아니라 미국 FDA, 유럽 CE 등 주요 시장의 규제와 인증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K-뷰티 디바이스의 해외 경쟁력도 제품 수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 시장별 피부 데이터를 축적하고 현지 소비자에 맞는 알고리즘과 콘텐츠를 개발하는 동시에, 국가별 유통·인증 환경을 반영한 현지화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

 


삼정KPMG는 "이 여섯 가지 트렌드를 종합해보면, 향후 뷰티 디바이스 시장의 경쟁은 하드웨어 성능을 넘어 기술·데이터·서비스를 고객 경험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AI를 활용한 초개인화, 화장품과 디바이스를 결합한 지속적인 관리 서비스, 의료기술 기반의 신뢰도 확보 등이 기업의 차별화 요소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결국 스킨 롱제비티의 확산은 뷰티 디바이스를 일회성 미용기기에서 지속적인 피부 관리와 고객 관계를 만들어내는 플랫폼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향후 시장에서는 기기의 출력이나 기능 자체보다 화장품·기기·데이터를 연결해 소비자에게 얼마나 정교하고 지속적인 관리 경험을 제공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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