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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20억 이슬람 소비자 겨냥한 K-뷰티 진출 전략은?

한-말련 FTA 타결... 할랄 화장품 경쟁력 세계 1위, 말레이시아 사례에서 확장 가능성 타진

 

[코스인코리아닷컴 김민석 기자]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말레이시아 할랄 화장품 시장 분석 보고서’를 8월 31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할랄 화장품 시장은 42억달러로 글로벌 시장(315억달러)의 13.4%를 차지한다. 규모가 적어도 글로벌 이슬람 경제지표(Global Islamic Economy Indicator, GIEI) 할랄 화장품 부문에서 1위다. 종합 순위에서도 11년 연속 선두를 지키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할랄 인증은 1974년 처음 시작했으며, 인증을 총괄하는 말레이시아 이슬람 개발부(JabatanKemajuan Islam Malaysia, JAKIM)는 47개국 85개 기관과 상호인증을 맺어 세계에서 가장 넓은 인증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이에 비해 인도네시아의 할랄 화장품 시장은 66억달러로 말레이시아의 1.6배 규모이지만 할랄 인증은 올해 10월 12일 의무화를 앞두고 있다. 두 나라를 비교하면 말레이시아는 인증을 자율에 맡기면서도 제도 완성도에서 앞선 국가로 평가받는다고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분석했다. 

 

말레이시아 대표 할랄 화장품 브랜드는 사피(Safi)와 실키걸(silkygirl)이다. 사피는 1988년 설립된 할랄 퍼스널케어 브랜드로 성별과 연령을 가리지 않고 무슬림 소비자를 타깃팅 한다. 알코올과 젤라틴을 쓰지 않은 제품 구성을 앞세우며, JAKIM 인증을 내세워 저가 가격대에서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하고 있다. 

 

실키걸은 2005년 설립된 색조 전문 브랜드로 도시 젊은 여성이 주요 고객이며 중저가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았다. 할랄 인증 일부 제품에만 인증 마크를 표기하고 나머지 제품에는 비건 인증이나 동물실험 미시행 표시를 붙인다. 할랄 제품은 전체의 10%에 못 미치는데 할랄 인증을 의무화하지 않은 말레이시아 시장의 특성이 여기서 드러난다. 

 

코트라 쿠알라룸푸르무역관이 2025년 5~9월 현지 19개 매장에서 42개 브랜드, 423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기초, 색조화장품은 대부분 할랄 인증을 받지 않았다. 인증 확인 브랜드는 사피와 인도네시아 브랜드 와르다(wardah) 정도였고, 고가 유통망인 세포라에는 인증 제품이 한 건도 없었다. 매장 직원들은 화장품에 하람 성분이 들어가지 않아도 별도 인증이 필요없다고 전했다. 

 

대신 성분 안전성을 내세운 마케팅이 주를 이뤘다. 실키걸은 인증받지 못한 제품에 에코서트(ecocert) 비건 인증과 동물실험 미시행 표시를 붙이오, 유오유(Y.O.U)는 알코올 프리 표기를 패키지에 적었다. 치약과 가글처럼 구강에 직접 닿는 위생용품은 인증 보유율이 높았다. 

 

말레이시아는 다인종 사회로 무슬림 말레이계인 부미푸트라(Bumiputera)는 전체 인구의 68%를 차지하는데 하위 소득 50% 안에 70%가 들어갈 정도로 소득 수준이 낮다. 반대로 인구의 24%인 중국계는 소득 상위 10% 계층의 절반이 넘는 54.3%를 차지한다. 

 

유통채널도 고가 제품은 수리아·파빌리온·TRX 등 대형 쇼핑몰과 세포라 20여 개 매장에서 판매된다. 중저가 제품은 왓슨스(watsons), 가디언(guardian) 매장에서 주로 유통된다. 

 

한국 화장품은 대부분 중고가 시장에 비건, 클린뷰티 제품으로 들어가 있어 할랄 인증보다 성분 안전성을 앞세우는 현지 흐름에 맞추고 있다. 

 

해외 기업이 받는 국제 할랄 인증은 식음료와 화장품에만 열려 있고, 심사에 약 6개월이 걸린다. 수수료와 별개로 현장 심사관의 출장 비용도 신청 기업이 부담한다.

 

화장품 인증서는 3년간 유효하며 기준을 계속 지키면 5년까지 늘릴 수 있고 갱신은 만료 3개월 전부터 신청할 수 있다. 성분과 공정을 바꾸지 않는 한 만료일이 없는 인도네시아 인증서와 대비된다. 

 

2025년 10월 26일 한국과 말레이시아가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 FTA)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말레이시아가 맺은 협정 가운데 비이슬람권 국가와 할랄 분야 협력을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은 할랄 산업의 기술과 인력, 연구개발 분야에서 경험과 지식을 나누기로 했다. 할랄 제도가 낯선 한국 기업으로서는 시장에 다가서기가 한결 수월해졌고, 통상 조건도 함께 나아졌다. 원산지 기준이 RCEP보다 느슨해 제3국에서 들여온 원료를 쓰더라도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폭이 커졌다. 한국산 원료로 말레이시아에서 완제품을 만들면 그 원료를 말레이시아산으로 인정하는 조항도 들어갔다. 인증 절차가 디지털로 바뀌고 통상 여건까지 나아지면서, 말레이시아 진출을 검토하는 기업에는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글로벌 할랄 화장품 소비자는 20억 명에 달하며 시장 규모는 315억달러(’24년)로 2032년까지 연평균 8.9% 성장할 전망이다. 말레이시아의 할랄 화장품 경쟁력을 분석해, K-뷰티의 글로벌 할랄 화장품 시장 진출 전략을 새롭게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원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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