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올해 하반기 국내 화장품 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며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수출 시장이 기존 미국, 일본에서 유럽, 중동 등으로 확대되면서 업종 전반의 성장 모멘텀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분기 K뷰티 브랜드들은 미국과 일본에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유럽, 중동 등으로도 수요가 빠르게 확대됐다. 특히 이커머스 플랫폼에서의 성공과 SNS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소비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오프라인 채널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어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 기반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북미, 일본 등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더 많은 K뷰티 브랜드가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며, "유럽 현지 수요 증가와 맞물려 브랜드 입지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어 K뷰티의 차세대 핵심 성장 거점으로서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고 제시했다.
지역별로 보면 역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유럽과 중동 수출 급증이다. 유럽 수출은 4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0% 성장하며 북미와 유사한 비중을 기록했고 중동 지역도 수출 비중이 4%까지 확대됐다. 실리콘투 등 유통 전문 기업들은 유럽 내 인프라와 인력 투자를 강화하며 현지 대응 역량을 높이고 있다.
2025년 4월 기준 한국 화장품 수출의 지역별 비중 추이 (단위 : %)
미국와 일본 시장에서는 한국 화장품이 프랑스를 제치고 수입 화장품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아마존, 큐텐 등 이커머스를 기반으로 한 초기 성공을 바탕으로 얼타(Ulta), 세포라(Sephora) 등 오프라인 채널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기존 대형 브랜드 외에도 아누아, 티르티르, 스킨1004 등 인디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하며 K뷰티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 등 이머커스 플랫폼에서의 높은 판매 성과는 유럽 등 다른 지역 진출의 교두보가 되고 있다. 일례로 아누아는 미국, 일본 아마존에서 높은 판매 성과를 올리며 유럽·, 중동, 호주 등으로 진출을 확대했다.
중국 시장에서도 긍정적 신호가 감지됐다. 낮아진 수출 기저, 로컬 브랜드 중심의 ODM 수요 회복, 브랜드사 수익성 정상화, 인바운드 수요 증가 등 다양한 업사이드 요인이 동시 다발적으로 작용하며 점진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부진했던 중국 시장은 그간 국내 화장품 산업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해 왔지만 올해 성장세로 전환할 경우 산업 전반에 추가적인 상승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화장품의 유럽 수출액 월별 추이 (단위 : 백만달러)
브랜드별로 보면 에이피알은 1분기 미국와 일본 시장에서 3배 가까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해외 매출 비중이 71%에 달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메디큐브가 약 7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는 아모레퍼시픽 라네즈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성과다.
특히 아마존 등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베스트셀러 상위 랭킹에 진입한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SNS 채널을 활용한 인플루언서 마케팅 효과가 드러나면서 얼타, 세포라 등 주요 오프라인 채널로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21%로 마케팅 비용이 매출 대비 18%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 확대와 판관비 효율화로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달바글로벌은 1분기 매출이 1,100억 원, 영업이익은 301억 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72%, 104% 성장했다. 수익성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판관비와 광고선전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높은 영업이익률(26%)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은 56%로 특히 러시아, 일본, 북미 시장에서 고른 성장을 나타냈다. 러시아에서는 현지 유통사와 협업하며 H&B 채널을 확대했고 북미와 일본 시장에서는 각각 아마존과 큐텐 등 이커머스에서 매출의 대부분이 발생했다. 유럽 아마존 마켓플레이스에서도 베스트셀러에 등재됐으며 연내 오프라인 채널 진출도 확대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다변화를 가속화하며 북미와 유럽, 일본을 중심으로 브랜드 진출과 채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1분기 해외 매출이 4,70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44%를 차지했으며 특히 북미, EMEA, 일본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라네즈는 북미 시장에서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 매출 670억 원을 달성하며 미국 내 화장품 브랜드 1위에 올랐다. 북미, 유럽, 일본에서 20%대 후반에서 80%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한 가운데 COSRX 인수 효과도 실적에 일부 반영됐다. 한때 실적을 견인한 주요 시장 중국에서는 매출이 감소했으나 광고비와 고정비 절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1분기 주요 브랜드사의 해외 매출 비중 (단위 : %)
브이티는 1분기 해외 매출이 39% 성장하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4%까지 확대됐다. 기존 일본 중심의 매출 구조에서 미국, 중국, 동남아, 유럽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글로벌 성장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이 전체 해외 매출의 77%를 차지하는 가운데 중국과 미국, 기타 국가에서 매출이 4배 이상 증가하며 지역 다변화를 본격화했다.
대표 제품인 ‘리들샷’을 중심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고른 성장을 달성했고 제품 믹스 개선으로 매출총이익률이 60%를 넘겼다. 미국에서는 아마존, 코스트코, 얼타 등 오프라인 채널을 확장하고 중국에서는 왕홍 마케팅과 오프라인 유통 확대를 추진 중이다. 마케팅 비용과 인력 확충으로 영업이익률은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29%의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ODM사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올해 1분기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는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K뷰티의 글로벌 확장 속에 대형 고객사 중심의 수주 집중 현상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일본에 더해 유럽 등 신시장 공략이 활발해지면서 ODM사의 R&D와 생산역량은 브랜드의 빠른 현지화와 시장 안착을 돕는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화장품 ODM 4개사 한국 CAPA(생산능력) 추이와 전망 (단위 : 백만개)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겸비한 대형 ODM사는 단순한 외주 생산업체를 넘어 브랜드사의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은 단기 납품 계약을 넘어 수년간 지속되는 장기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함께 참여해 제품 컨셉 기획, 처방 개발, 품질 테스트, 생산, 납기 등 전 과정에 걸쳐 긴밀히 협업하며 브랜드의 시장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글로벌 브랜드가 현지 인증 기준, 소비자 니즈, 기후 환경 등 다양한 조건에 적합한 제품을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는 ODM사의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브랜드사들은 기술력과 대응력이 입증된 대형 ODM사와의 파트너십을 선호하게 되고 이는 곧 수주 물량 확대와 생산 규모 증가로 직결되는 구조다.
화장품 ODM 4개사 매출 비중 추이 (단위 : %)
중형 ODM사도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메카코리아, 씨앤씨인터내셔널, 제닉 등은 고객사 다변화와 틈새시장 집중 전략을 통해 2분기부터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 글로벌 브랜드 수가 늘어나고 신흥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중형 ODM사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제품 품질, 디자인, 납기 대응력 등 강력한 시장 경쟁력을 갖춘 패키징 상위 업체들에는 수주가 몰리며 뚜렷한 낙수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국내 화장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는 데 있어 차별화된 패키징이 핵심적인 경쟁 요소로 부각되면서 친환경 소재 활용, 혁신적 디자인, 사용 편의성 제고 등 부가가치 창출 역량에 대한 요구가 확대되고 있다.
용기업체 합산 매출 비중 추이 (단위 : %)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세가 ODM사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흐름 속에 패키징 업종 역시 브랜드, ODM사와의 혀업을 통해 밸류체인 전반의 실적 개선 효과를 함께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증권은 화장품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비중 확대(Overweight)’ 유지하며 올해 화장품 업종의 수출 성장률을 13%로 전망했다. 미국과 일본의 완만한 성장세 속에 유럽과 중동 등 신시장의 기여도가 뚜렷하게 부각되는 전환기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최선호주로는 실리콘투와 에이피알을, 관심종목으로는 아모레퍼시픽, 브이티, 코스맥스,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제닉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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