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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칼럼

[화장품 컬럼] 무언의 소통 ‘향’ 이야기

안봉전 편집위원(대구한의대학교 화장품약리학과 교수)

[코스인코리아닷컴 안봉전 컬럼위원] 향은 인류의 탄생과 함께 생활의 영역에서 내면의 세계를 지배하는 도구로서 뿌리 깊게 자리잡아 오고 있다.

 

대부분 사람은 지나가다 꽃향내를 맡았을 때 마음의 평정을 얻는다. 향은 불가사의한 힘을 가지고 있어 사람의 마음을 강하게 움직이기도 하고 미묘한 감정을 지배하기도 한다. 나폴레옹 황제를 사랑의 노예로 만든 수다쟁이 황후 조세핀, 시저와 안토니우스란 시대의 영웅을 굴복시킨 클레오파트라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이는 향기를 통해서 상대를 유혹하여 쾌락을 얻는 전문가였다고 역사는 증언하고 있다.


사람 후각에서 느끼는 냄새는 두 가지가 있다. 쾌감을 주는 것을 향기라 하고 불쾌감을 주는 것을 악취라 한다. 일상생활에 유용한 향기 물질(유향 물질)을 향료(퍼퓸))라고 칭하며 불쾌취라고 하더라도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사용되는 경우는 향료에 포함하기도 한다.


어떤 유향 물질을 입에 넣어 미각과 후각을 동시에 자극하여 독특한 향미를 느끼게 하는 것을 식품향료(Flavor)라 하며 향장품 향료(Fragrance)와 구분해 부른다.

 

어원을 살펴보면 향이란 영어의 퍼퓸(Perfume)은 라틴어의 '연기를 통하여'란 의미에서 유래되었으며 방향 물질을 태우는 훈향(燻香) 의식에서 시작되었다고 본다.


이러한 어원을 볼 때 향료를 사용한 최초의 형태는 불을 발명했던 원시시대에 식물에서 분비되는 액이나 향이 있는 나무를 태워서 향기를 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미 기원전 4천 년 전에 향기 나는 물질과 그 제조법을 알고 있었고 향 제조법이 구약성서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종교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의 향 발달사를 보면 불교의식에서 공향(供香)이라는 것이 있는데, 불전에 향을 피우고 기도하면 부처님이 소망을 들어 준다고 하여 향을 숭상하기 시작했다. 불교가 널리 신봉됨에 따라 청결, 청정이 더욱 강조되어 목욕 용품이 발전하게 되었다. 목욕 용품은 곡물을 이용한 원시 비누를 사용했던 관계로 곡물 특유의 비린내가 있어 이를 없애기 위해 향을 이용하였다고 한다.

 

향의 전래 시기는 삼국유사의 기록에 의하면 신라 19대 눌지왕 시절 중국 양나라에서 향료와 옷감을 보내 왔는데 향료에 대하여 아는 바가 없어 방을 써 붙였다. 고구려 승려 묵호자가 방을 보고 찾아와 불전에서 기원하는데 쓰는 물품이라고 설명을 하였다고 한다. 또 신라 경덕왕 때부터 궁녀들이 향낭을 차고 다녔다는 기록도 있다.

 

이처럼 향료에 대해 일찍부터 조정이나 민간에서 크게 관심을 기울임에 따라 조선 세종 때에는 향료의 재배와 생산을 장려했으며 성종 때에는 향 식물의 재배관리를 감독하는 전향별감(專香別鑑)이라는 벼슬을 두기도 했다.

 

일본 문헌에 의하면 선조 대에 조선에서 최신의 제법으로 제조한 아침의 이슬(朝露) 이란 화장수를 일본에서 발매했다는 기록이 있어 우리의 향수 개발은 일본보다 상당히 발전해 있었음을 알 수가 있다.

 

향은 내면의 세계를 다스리고 무언의 소통이며 향을 아는 자는 넓은 아량을 베풀 수 있다는 말이 있다. 험난하고 치열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좀 더 여유로운 나만의 삶에 충실하도록 나의 취향에 맞는 향수 하나쯤은 장만해 보면 좋지 않을까? 

 

안봉전 대구한의대학교 화장품약리학과 교수 

 

프로필 : 전 일본 큐슈대학 약학부 교환연구원, 전 롯데그룹중앙연구소 생물공학연구팀장, 전 식품의약품안전처 화장품심의위원, 매일신문 매일춘추 칼럼연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 수상, 세계인명사전 마르퀴스 후즈 후 인더월드 외 4개 분야 10년 연속 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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