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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지금 타업종 '화장품 브랜드 론칭' 전성시대

글리코, 후지필름, 아지노모토 등 신규 사업으로 화장품 선택


 
▲ 글리코가 새로 선보인 'gg 엘레지나 페이셜 소프'.

 

[코스인코리아닷컴 일본 통신원 이동화]  일본 대표 과자회사인 ‘글리코(Ezaki Glico)’가 9월부터 세안비누 통신판매 사업을 시작했다. “글리코가 왜 비누를?”이라고 의외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글리코는 2012년부터 자사 브랜드 ‘gg’로 화장품 업계에 뛰어들어 순조로운 매출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이렇게 일본에서는 후지필름이나 로토제약, 아지노모토 등 타업종 기업들이 자사의 기술을 살려서 화장품 업계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회사가 화장품 브랜드를 런칭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과자 기술을 화장품 기술로 승화시킨 ‘글리코’

 

글리코의 화장품 브랜드 ‘gg’는 글리코의 g와 보습성분을 함유한 ‘EPA글리코겐’의 g를 따서 만들었다. 글리코겐은 에너지로 변환되기 쉬운 포도당이 결합한 것으로, 내장 등에 저장해 두면 운동시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리코라는 회사명은 창업자가 글리코겐을 캐러멜 안에 넣은 영양과자를 만들어 판매한 것에 유래하고 있는데, 회사측은 피부나 모발 등에도 글리코겐이 축적돼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gg’ 시리즈는 글리코가 독자 개발한 EPA글리코겐을 배합해 각질층에 윤기(수분감)를 주는 것이 특징이며, 2012년 로션과 크림을 선보인 이래 2년간 10만명 이상이 구입하는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글리코는 화장품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세안비누 ‘gg 엘레지나 페이셜 소프(gg EREGINA FACIAL SOAP)’를 출시했는데, 이 제품은 높은 보습 효과를 내세우며 40~50대 여성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글리코 마케팅 관계자는 “2017년에는 gg 시리즈 매출이 10억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라인업에 비누를 추가함으로써 신규고객을 확보해 전년대비 2배 규모의 매출 신장이 전망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사진 필름 기술을 응용한 ‘후지필름’

 

타업종 기업의 화장품 사업 참가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단연 후지필름이다.

 

2006년 화장품 업계에 진출한 후지필름은 이듬해인 2007년 스킨케어 화장품 ‘아스타 리프트’는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마츠다 세이코(松田聖子)와 코이즈미 쿄코(小泉今日子)를 기용한 티비 광고가 히트를 치며 출시 4년만에 100억엔 매출 신화를 달성했다.

 

후지필름은 주력사업이었던 필름의 두께가 머리카락 굵기와 같고, 시간이 지나면서 생기는 필름이 열화를 막고 보존하기 위해 콜라겐 등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런 기술을 콜라겐을 배합한 스킨케어 화장품 제조에 응용한 것.

 


 
▲ 마츠다 세이코의 '아스타 리프트' 광고장면.

 

회사 관계자는 “1990년대 후반부터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이 가속화하면서 사진(필름) 업계의 시장규모가 급격히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랐다”며 “우리는 사업구조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었고, 콜라겐 기술을 살려 화장품 사업에 대담하게 진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젠 업종에 제한 없다…의외의 업계도 참가?

 

이 밖에도 제약업의 기술을 살린 로토제약의 화장품 브랜드 ‘Obagi’, 아미노산 연구를 활용한 식품기업 아지노모토의 ‘JINO’뿐만 아니라 주조 메이커도 효모 기술을 살려서 도전장을 내던지는 등 본업의 연구개발을 통해 얻어진 성분을 화장품에 응용해 신규 사업을 창출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미 포화 상태에 달한 일본 화장품 시장에서 더 치열한 점유율 전쟁을 만들 뿐이며, 얼마나 판매될지도 미지수”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타업종 기업들은 “독자기술을 살려서 부가가치 높은 화장품을 제조하기 때문에 가격 설정이 조금 높지만, 우리의 타깃은 자금의 여유가 있는 40~60대 여성”이라며 안정적인 매출신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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