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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리즈

이은주 교수의 화장품에 대한 발칙한 생각 ⑬

민감성 화장품은 없다

[코스인코리아닷컴 이은주] "여러분의 피부 타입은 무엇인가요?"


조심스럽게 예상해 보자면 정상피부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10명 중 1명도 되지 않을 것 같고, 계절상 건성피부라고 말하는 사람이 50% 이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 나온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55.7%, 남성의 38.7%가 자신이 민감성 피부라고 생각한다고 했으니, 나머지 응답자는 민감성 피부가 차지할 지 모르겠다. 그런데 궁금한 것이 있다.


민감성 피부가 어떤 피부냐고 묻는다면 뭐라 대답하겠는가? 화학성분에 대한 거부감이 일부 근거없는 천연화장품을 우후죽순으로 양산했다면, 민감성 화장품의 증가에도 한 몫을 했다. 많은 민감성 화장품 광고에는 약속한 듯 다음의 문장이 나타난다.


“당신의 피부가 민감하다면 화학성분이 배제된 순한 우리 민감성 화장품을 사용하세요.”


민감성 피부란 피부의 유형분류라는 학문적 정의에서 출발한 것이 아닌 화장품 산업에서 시작한 용어로, 아직 명확하게 그 원인이나 정의에 대해 정리된 바 없다. 다만 외부 물질, 환경변화 등에 대해 정상인에 비해 더 민감하게 피부 자극 반응이 일어나는 피부로 반응이라는 것이 피부염처럼 육안으로 확인 가능할 때도 있지만, 주관적 판단에 의해 가렵다는 느낌을 받는 것만으로도 민감성 피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뢰플러 (Loeffler)박사에 의하면 민감성 피부 환자는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 환자,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피부장벽 기능 이상 환자, 화장품 등의 사용으로 인한 건조감, 자상감을 나타내는 환자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한다.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 환자의 경우 원인 물질과의 접촉을 제한하면 되는 것이고, 아토피 피부염의 경우 해결책은 될 수 없지만, 보완책으로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 주면 되고, 마지막으로 화장품 등으로 인한 자상감의 경우 해당 화장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민감성 피부의 증상이라고 말하는 피부 자상감, 작열감, 건조, 수포 등이 발견된다면 원인 물질을 제거하거나 수분공급을 잘 해 주는 것이 최선이 되는 것이다.


결국 이런 민감성 피부를 위한 화장품이란 애당초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민감성 피부라면 외부 자극으로부터 최대한 접촉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기에 수분공급을 해 줄 수 있는 최소한의 화장품만이 민감성 피부를 위한 최소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될 수 없음에도 이름 모를 각종 식물 추출물이 마치 민감성 피부를 해결해 주는 열쇠로 둔갑한 각종 민감성 화장품의 마케팅을 보면 한숨만이 나온다.


만약 스스로 판단했을 때 민감성 피부라고 생각한다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민감성 화장품에 관심을 꺼라. 민감성 화장품에 들어간 수많은 추출물에 다른 사람은 반응하지 않지만, 여러분의 피부에만 반응하는 특정 성분이 함유돼 있을지 알 수 없으며, 민감성 피부란 애초에 뭘 더 발라야 하는 피부가 아닌, 평상시 사용하던 화장품에서 최대한 줄여 기본적 유수분 공급과 각질관리만을 해줘야 하는 피부이다.

 

민감성 피부가 어떤 피부인지 명확한 정의도 없다. 그러니 그런 피부를 위한 화장품은 존재할 수 없다. 더군다나 민감성 피부가 화장품 제조에 사용되는 성분에 의해 반응하는 경우가 많기에 화장품으로 민감성 피부를 관리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결국 화려한 마케팅에 의해 민감성 피부를 광고하고 있지만, 자극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최소한의 보습제에 불과한 것이다. 그리고 민감성 피부를 위한 화장품을 찾기 전에 자신이 정말 민감성 피부인지 혹 최근 과한 각질관리 또는 건조한 계절 때문에 일시적으로 일어난 피부반응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신중히 생각해 보길 바란다.



이은주 NiC화장품연구소 대표
 
프로필 : 열린사이버대학교 뷰티디자인학과 겸임교수, 연성대학교 출강, 국제미용대회 심사위원, 주요 기업 화장품 관련 자문, 인터뷰(KBS, SBS, CBS, YTN 등), 화장품 강의
저서 :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에센스 화장품학, 피부 미용사 실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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