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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2013 송년 특집] 2013년 분야별 정리 : 유통 ① 시판(브랜드숍, 드럭스토어)

브랜드숍-갑을 논란, 과당경쟁 드럭스토어-대기업 유통 신규 진출 두각



▲ 서울 명동은 올 한해 치열한 전쟁터가 됐다. 2013년 상위 브랜드숍 5개 업체의 할인판매
일수는 지난 9월 기준으로 252일을 넘어섰다.


[코스인코리아닷컴 최영재 기자] 세계적으로 몰아친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분위기에서 2013년이 시작됐다. 하지만 매년 성장을 거듭하며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각광받는 화장품 시장은 오히려 경기불황에 찾아오는 ‘립스틱 효과’를 기대하며 한 해의 문을 열었다.


올해 초 업계는 화장품 시판유통의 핵심역할을 하고 있는 원브랜드숍의 성장, 드럭스토어를 중심으로 멀티 브랜드숍의 성장, 인터넷 쇼핑몰의 성장 등을 예상했다.


하지만 2013년 화장품 시장을 지배한 단어는 ‘갑을 논란’, ‘진짜 불황’이었다. 또 업체들 간의 출혈경쟁으로 인한 수익구조 악화, 제4의 유통으로 기대를 받았던 드럭스토어의 성장률 둔화 등으로 요약된다.


코스인코리아닷컴은 브랜드숍, 드럭스토어를 중심으로 2013년 화장품 시판유통을 돌아봤다.

 
① 브랜드숍

올해 5월 언론에 공개된 남양유업 사태에서 번진 갑을 논란이 화장품 시장에도 몰아쳤다. 불공정 거래로 인해 고통을 받던 화장품 매장 가맹점주들은 ‘을’의 목소리를 키웠고, 결국 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으로부터 동반성장 다짐을 받아 냈다.

또 경기불황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소비자들의 얇아진 지갑 사정은 화장품 시장에도 불었다. 이에 저가 화장품 매장인 원브랜드숍의 매출은 오르고 수입 화장품과 백화점 화장품 매장의 매출은 줄어드는 트레이딩다운(tranding down) 경향이 나타났다.

하지만 원브랜드숍의 매출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여 시판 시장의 중추 역할로 자리매김한 원브랜드숍의 위상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브랜드숍 갑을 논란 사회적 '파장'



▲ 남양유업 사태에서 시작된 갑을 논란이 화장품 업계로 퍼졌다. 공정위는 8개 화장품 가맹
사업본부에 대한 집중 조사를 실시했다. 사진은 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명동 
아리따움 매장.


화장품 시장도 남양유업 사태로 시작된 갑을 논란을 피하지 못하고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7월 참여연대와 진보당이 아모레퍼시픽, 토니모리, 네이처리퍼블릭 등 화장품 브랜드숍 운영 업체들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하면서 화장품 업계로 전이된 갑을 논란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고발내용을 보면 토니모리의 경우 △부당한 계약해지 △계약갱신 거절 △영업지원 거절 등이며 더페이스샵은 평가점수를 이유로 계약해지가 가능하도록 간접적인 방법을 사용해 판매목표 달성을 강압한 사실 등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이나 신제품들을 과도하게 할당했다고 주장했다.



▲ 지난 7월 24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참여연대는 을의 눈물 화장품업계 불공정사례 발표
회를 개최했다.


고발 조치로 공정거래위원회는 8개 화장품가맹본부(아리따움,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토니모리, 스킨푸드, 미샤, 네이처리퍼블릭)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화장품 가맹본부의 대표적인 불공정 사례로는 화장품 밀어내기, 일방적인 계약해지와 영업정지, 근접 매장 오픈, 목표실적 강요 등이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숍들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화장품 업계로 이어진 갑을 논란은 가뜩이나 정체기에 들어선 브랜드숍을 더욱 움추리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7월과 10월 두차례에 걸쳐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현장조사를 받았다. 이런 시장 분위기에 따라 국내 브랜드숍 업계 최초로 전국아리따움가맹점주협의회가 지난 9월 발대식을 갖고 가맹점본사에 △단체교섭권 △가맹점 간 차별금지 △제품 출하률 인하 등 요구에 나섰다.

한편, 10월 13일 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아모레퍼시픽 피해특약점협의회로부터 전달 받은 음성파일 내용의 일부가 공개됐다. 녹음 파일 공개는 그간 ‘불공정 행위는 없었다’는 당시 아모레퍼시픽 손영철 사장의 주장과 대치 돼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녹음 파일 공개 후에도 논란이 지속되자 손영철 사장은 화장품 업계 처음으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고, 31일 국감 두 번째 출석 자리에서 가맹업주들과의 동반성장 협의방안 마련을 다짐한 바 있다.


‘제살 깎아먹기’ 할인판매 경쟁, 영업이익률 급감  

지속적인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2013년 원브랜드숍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0%대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매출액의 지속적인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 자료 출처 : 우리투자증권.


에이블씨엔씨의 경우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을 보면 매출액 3084억원, 영업이익 702억원에 이른다. 매출액은 31%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지만 영업이익은 작년과 비교해 80.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숍이 난립하고 가맹점을 늘리면서 매출 규모는 커졌지만 업체간 할인 경쟁, 과도한 프로모션 경쟁 등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이유로 분석된다.

우리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브랜드숍 상위 5개 업체의 2013년 할인판매 일수는 지난 9월 기준으로 총 252일로 나타나 2010년과 비교해 무려 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충성도가 비교적 낮은 저가 원브랜드숍의 경우 경쟁사가 진행하는 할인정책에 무관심할 수 없고 급기야 업체간 과도한 경쟁으로 이어져 수익구조가 더욱 나빠지는 형국이다.

WK마케팅그룹 마케팅연구소 한태수 소장은 “1년 365일 내내 진행되는 원브랜드숍의 할인 정책에 소비자는 더욱 무감각해지고, 결국에는 소비자의 피로도가 늘어난다”며 업체 간의 무분별한 할인 정책보다 각 브랜드에 내재된 고유 가치를 찾는 리브랜딩을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매출과 대비한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원브랜드숍 상위 업체가 당분간 시판 시장을 이끌어 갈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 원브랜드숍의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0월 9일 입법 예고한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내년 2월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기존의 공격적으로 진행됐던 가맹점 출점이 어려워져 현재까지 다수의 점포를 확보 중인 상위 업체가 선점자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제품 라인업을 구축한 대형업체들에게 유리한 양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업체 간 가맹점 늘리기에 혈안이 돼 공격적으로 진행했던 마케팅 비용 지출이 줄어들어 대부분의 브랜드숍의 수익 구조도 점차 안정화 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 박나영 애널리스트는 “정부 규제로 인한 할인과 프로모션이 축소되면 성장률은 둔화될 수 있지만 가격은 안정될 것”이라며 “해외 진출을 통한 수출 증가가 내수 시장의 성장률 둔화를 상쇄해 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더불어 현재 화장품과 관련된 소비 지표가 조금씩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특히 화장품 소매판매액 역시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고가 화장품 시장도 조금씩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② 드럭스토어

초창기 약사법 규정으로 의약품 중심 판매로 발전하지 못하고 헬스&뷰티숍(Health & Beauty shop, H&B shop) 형태로 발전한 드럭스토어는 몇 년 전부터 화장품 시판유통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 핼스&뷰티숍 형태로 발전한 드럭스토어 유통을 리드하고 있는 CJ올리브영과 GS왓슨스.


드럭스토어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CJ올리브영과 GS왓슨스 등은 현재 목적과 기능에 맞춘 소비를 지향하는 20~30대 여성들을 겨냥한 가치 중심 마케팅을 통한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국내 드럭스토어 시장은 2012년 기준 약 4천억원 규모로 지난 2008년 1135억원과 대비해 2.5배가 성장했다. 점포수도 금융감독원과 각사 자료로 분석한 결과 약 470여개로 추산된다. 
 
이마트, 메가마트 대기업 유통업체 대거 시장 진입 기대감 증폭

지난해 4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한 국내 드럭스토어 시장은 화장품 브랜드숍의 과도한 할인 경쟁과 맞물린 가운데 화장품 유통의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현재 CJ올리브영과 GS왓슨스의 매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2400억원으로 추산된다.

드럭스토어 주요 3사 매출액 추이



▲ 자료 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대기업 계열의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는 드럭스토어는 신세계 이마트의 분스, 농심의 메가마트와 롯데의 롭스 등 신규 업체들이 서울 중심상권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확장 경쟁에 뛰어든 것도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드럭스토어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져 수익성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J올리브영의 경우 매출은 지난해 3075억원으로 전년 대비 45.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억300만원, 17억2300만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8%, 74%에 그쳤다. 

GS왓슨스는 2011년 54개 매장에서 2012년 76개 매장으로 22개, 매출은 전년 대비 14%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드럭스토어 주요 3사 당기순이익 추이



▲ 자료 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같은 수익성 악화는 중심상권에 진출하는 각 업체들의 공격적인 가맹점 확장 사업과 반복적인 할인판매, 프로모션 등을 꼽을 수 있다. 카페베네가 운영하는 디셈버24는 시장 진출 5개월 만인 올해 1월 철수를 결정한 것도 H&B 사업에서의 수익성 악화가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PB 브랜드 출시 강화 고객 확보 새로운 전략 등장


한편,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드럭스토어의 성장 가능성에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CJ올리브영은 3월 PB브랜드 식물나라 제품을 리뉴얼한 것을 시작으로 남성 화장품 브랜
드 XTM 스타일 옴므, 자연주의 브랜드 보(boh)를 론칭했다.


화장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감에 따라 드럭스토어의 화장품 PB브랜드 출시도 두드러졌다. 


CJ올리브영의 경우 지난 3월 PB브랜드인 식물나라 제품을 리뉴얼해 새롭게 선보였다. 이어 지난 8월에는 남성 화장품 브랜드인 XTM 스타일 옴므를 론칭하고 지난 11월에는 자연주의 브랜드인 보(BOH)를 론칭하며 본격적으로 화장품 시장에 뛰어 들었다.



▲ 롯데그룹 계열의 H&B숍 롭스(LOHB).


롭스의 경우 현재 화장품 PB브랜드는 없으나 매장 내 화장품 매출 실적이 크게 오르면서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드럭스토어가 외형적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유통기업들의 신규 진출이 가속화 됐던 한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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