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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칼럼

[화장품 컬럼] 초등학생을 위한 올바른 화장품 교육

김주덕 편집위원(숙명여자대학교 원격대학원 향장미용전공 교수)

[코스인코리아닷컴 김주덕 편집위원] 어린이 포털 사이트인 ‘다음 키즈짱’은 2012년 새해를 맞이하여 초등학생 약 2만여 명을 대상으로 새해 목표와 계획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조사 결과, 새해 목표 1위는 ‘다이어트 하기’로 나타났고, 또 새해에 꼭 이루고 싶은 소망으로 “새해에는 키도 크고 훈남 훈녀가 되게 해주세요”라는 내용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학업에 대한 목표와 소망이 주를 이뤘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몸짱’과 ‘얼짱’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는 초등학생들이 늘고 있다. 외모 지상주의라는 사회 분위기가 초등학생에까지 퍼진 것이 아니냐는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지만 이 또한 하나의 사회 흐름이자 현실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초등학생들이 이토록 외모에 신경을 쓰게 된 데는 성장발육이 빨라진 영향이 크다. 

우리 사회의 경제적 수준이 높아지면서 아동의 성장발육이 빨라지다 보니 사춘기 시기도 앞당겨진 것이다. 중고등학생 때 찾아오던 사춘기가 평균 초등학교 고학년 생으로 당겨지더니, 급기야 최근에는 초등학교 3~4학년 시기까지 내려 왔다. 사춘기를 겪기엔 다소 이른 듯한 나이지만, 이 시기 초등학생들은 외모에 높은 관심을 갖게 되고, 또 그렇다 보니 색조 화장도 또래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스마트폰, 인터넷, 소셜 미디어 등 각종 매체와 SNS의 발달로 인해 화장품과 화장법에 대한 정보도 얻기 쉬워져 초등학생들의 색조 화장은 이미 일반화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대 아이돌, 10대 모델 등 연예인들의 데뷔 연령이 낮아지며 또래집단인 이들에게 자극을 받아 화장에 관심을 보이는 경향도 높아졌다.  

초등학생들의 화장법은 각종 인터넷 사이트와 유투브(youtube), 블로그 등을 통해 소개되고 있어 접근이 용이하다. 또 초등학생들은 문방구, 대형마트, 플래그십 스토어,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성인용 비비크림, 립스틱, 블러셔, 매니큐어 등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구입 경로가 다양한데다 2000년대 초반부터 저가 브랜드들이 늘기 시작하면서 초등학생들은 저렴한 가격의 화장품을 언제든 장만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화장품과 화장법, 피부 건강에 대한 지식이 성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해 사용 안전성과 화장품 오남용 등의 문제에 노출되는 것이 우려된다. 또 온라인 쇼핑몰을 비롯한 각종 판매처에서는 아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화장품과 성인용 화장품을 따로 구분해 놓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자칫 피부 트러블이나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도 있다. 

초등학생의 피부와 성인 피부에는 분명 차이가 있으며, 또 피부 상태 및 타입, 나이에 따란 관리법과 화장품 사용법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관련업계에서도 그 위험성을 예견하고 업체 스스로 규제에 나서고 있는 곳들도 있다.
 
실제로 일부 업체에서는 늘어나는 초등학생 고객들의 무분별한 소비를 예방하기 위해 2011년 ‘초등학생들에게 화장품을 팔지 않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지금까지 초등학생들의 매니큐어, 화장품 구매를 단속하고 있기도 하다. 

초등학생들의 무분별한 화장품 소비 패턴을 감안할 때, 관련업체에서는 초등학생 소비자들을 위해 화장품 선택 방법과 사용법 등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주고, 또 트러블 유발에 대한 내용까지 알려줄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초등학생들 스스로가 정확한 사용법과 자신의 피부 상태 등을 진단하고 파악할 수 있도록 이에 대한 교육과 정부의 정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화장품 성분이나 사용법, 선택법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초등학생들이 화장 용도가 아닌 도구들로 화장을 하고 있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컴싸아라’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화장법으로, ‘컴퓨터용 싸인펜으로 아이라인’을 그리는 화장법의 줄임말이다. ‘컴싸아라’ 그리는 법까지 ‘네이버 지식인’에 자동 검색될 정도이며, 이는 모 방송국에서 ‘엄마들이 모르는 비밀’ 편에 방송되기까지 했을 정도다. 

이처럼 초등학생들은 만족스러운 외모 관리를 위해 화장품과 화장법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본인한테 맞지 않은 화장품을 선택하거나, 잘못된 화장 도구와 화장법으로 화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시정하고 예방할 수 있는 자구책 마련이 시급하다. 

2014년 초등학교 5~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숙명여자대학교 원격대학원 김미지 논문에 의하면 현재 32.4%가 색조 화장을 하고 있다고 한다. 초등학생들의 화장이란 말조차 거론되지 않았던 기존과 비교하자면, 이는 상당히 높은 수치다.
 
따라서 초등학생들의 화장에 대해 무조건 부정적으로 판단하거나 그들의 화장품 사용을 차단할 것이 아니라 초등학생들이 안전하게 화장품을 사용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 화장품 회사에서는 연령대에 관계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화장품을 개발하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 해야하고, 학교와 가정, 사회에서도 초등학생들이 올바르게 화장품을 선택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어린 나이에 화장을 하면 무조건 나쁘다는 교육은 이제 초등학생들에게 통하지 않게 됐다. 그들의 사용을 무조건 막을 것이 아니라 초등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화장법 교육을 마련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다. 제대로 된 세안법, 색조화장보다 중요한 자외선 차단, 자외선 차단제 똑똑하게 사용하기 등 기초 관리에서부터 한 단계씩 올라갈 수 있도록 교육과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김주덕 본지 편집위원  
프로필 : 
숙명여자대학교 원격대학원 향장미용전공 교수, 식품의약품안전처 화장품유해평가 자문위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개발사업 평가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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