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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안전 불감증, 화장품 미생물 관리 필요하다

업계 화장품 제조 위생, 미생물 관리 미약한 수준 전문가 양성 절실

[코스인코리아닷컴 김정근] 최근 세월호 침몰 사태로 국민들은 충격과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를 못하고 있다. 아직 한창 커 나아가야 할 청소년들이 수백명이나 목숨을 잃어 버린 사태에 대해 정말로 어이가 없고, 그런 재난을 초래하게 한 사회적 시스템에 대해 정말로 어처구니가 없고, 상상하기도 힘든 상황이 현실로 이어진 현 상황이 안타깝기도 하다.
 
이 모든 사태를 초래한 원인도 따지고 보면 안전 불감증이며, 위기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시스템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화장품의 미생물 품질관리 안전 시스템에 대해서는 어떠한지에 대해서 살펴 보고자 한다. 

어쩌면 이 글을 읽는 대다수의 화장품 회사 관계자들이 불쾌할 수도 있고 어쩌면 항의할 수도 있지만 정말로 사실이 아닌 사실을 들어서 억지를 부린다는 항의를 받아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어쩌면 대다수 화장품 회사의 미생물 품질관리 수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기도 하다.
 
먼저 몇가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상상을 해 보자. 화장품에 유해한 균은 세균에서는 3가지 종류인 녹농균, 포도상구균, 대장균 등이 있으며, 이스트로는 Candia albicans, 곰팡이로는 Aspergillus niger 등이 있다.
 
녹농균(Psedomonas aeruginosa)은 녹농균은 패혈증, 전신감염, 만성기도 감염증과 췌낭포성 섬유증 환자에게 난치성 감염을 일으키는 병원성 세균이다. 최근에는 녹농균이 요도 감염과 콘택트렌즈 사용자의 각막궤양에서도 검출되고 있으며 녹농균에 의한 각막궤양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일단 감염되면 실명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다.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은 가장 대표적인 화농균이며 엔테로톡신 생산주(生產株)에 의한 포도상구균식중독은 장염비브리오식중독과 더불어 세균성식중독 가운데서 가장 발생빈도가 높은 것이며 눈에 감염시 세균성 각막염에 의해 실명의 위험까지 갈 수 있는 세균이다.
 
대장균(E.coli)은 사람을 포함해서 포유류의 장관을 기생장소로 하고 있는 장내세균으로 화장품 회사에서는 청정도의 지표균으로 검출되어서는 안되는 균이라 할 수 있다.
 
이스트 종류로 Candia albicans가 있으며 주로 칸디다 질염의 원인균이며 곰팡이류인 Aspergillus niger는 호흡기를 통해 호흡시 폐렴의 원인균이다.
 
이와 관련해 출하 전 미생물 시험시 자칫  병원성균을 놓칠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한다면 다음과 같다.
 
첫번째로 화장품 회사에서 화장품 미생물 시험용 배지(미생물 검출용 배양 물질)에 대한 검증 문제다. 만약 잘못 만든 배지 혹은 검증되지 않은 배지를 사용해서 제품 품질관리를 한 후 병원성균(녹농균, 포도상 구균, 대장균)을 검출해 내지 못한 상태에서 제품이 오염된 상태로 그대로 출하 된다면 어떠한 현상이 벌어질 것인가?
 
두번째로 화장품에 오염된 병원성균이 화장품 내에 있는 방부제에 의해 사멸되지 않고 배지에 의해 발견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제품내 잠복되어 있다가 나중에 소비자에게 오염된다면 어떠한 현상이 발생할 것인가?
 
세번째로 제대로 방부 처방을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검증되지 않은 제품이 소비자 사용중 이차 오염(이차 오염이란 소비자 사용중의 오염을 의미하며 일차 오염은 제조 과정상의 오염을 의미한다)에 의해 병원성균이 소비자에게 오염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어떠한 현상이 벌어질 것인가?
 
실제로 이렇게 화장품 미생물과 관련된 사례는 외국에서는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미국 FDA 사례를 보더라도 1990년도부터 지속적으로 미생물 오염에 의해 제품이 리콜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그 품목들은 화장품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주로 로션, 크림, 샴푸, 바디 클렌저, 린스, 젤 마스크, 클렌징 크림등 다양한 품목에서 주로 검출되는 균들은 녹농균, 곰팡이등 병원성균들에 의해 리콜이 되고 있다.
 
또 업계 스스로도 미생물 오염의 심각성을 스스로 인식해서 2012년 외국 제품인 아베노 베이비 로션 2200EA를 비 병원성 Staphylococcus 오염 때문에 자진 리콜을 했다. 2013년에는 청정 국가인 호주에서도 ACCC(호주 공정 경쟁 소비자 위원회)에서 시중 115 제품에 대해 미생물 검사후 3개 제품에서 미생물이 검출돼 리콜한 사례도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5년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시중 유통하는 화장품 60종을 수거 검사한 결과 일반 화장품중 로션 1종과 베이비 크림 1종에서 기준치를 넘는 일반 세균이 검출되었으며 천연 화장품 중 1종에서는 화장품협회 기준치를 넘는 일반세균과 곰팡이도 나왔다고 보고한 바가 있다.
 
그렇다면 수입 화장품에 대해서는 어떠한가? 2013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미국에서 판매되는 유아용 선크림 SPF 30 Baby Sunscreen Lotion (4 OZ)등 2개 제품에서 미생물이 검출되어 시중의 전 제품을 회수한 바가 있다. 이들 제품은 제조 과정중에서 녹농균 칸디다균 아크레모늄 등에 오염되었다고 발표했다.
 
필자가 알고 있기로는 다행히 아직 국내에서는 위와 같이 미생물이 검출되어 리콜된 사례가 없고 2011년 식약처에서는 화장품 미생물 한도 기준 및 시험방법 가이드 라인을 제정하여 미생물 한도 기준을 모든 화장품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시행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아직 국내 화장품 업계의 화장품 제조 위생과 미생물 품질관리 전문 인원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그 수준 또한 화장품 미생물 한도 기준 및 시험방법에 제정되었다 하더라도 화장품 특성에 맞는 기준이 부족한 실정이다.
 
시험법의 시행과 제형 특성에 맞는 시험 방법의 Validation, 시험에 사용되는 배지의 검증, 화장품 제조환경에 있어서 미생물 검출 요인에 대한 사전 모니터링과 함께 방부력 시험을 수행하기에는 그 수준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미생물 시험은 다른 시험과 달리 시험자의 숙련도에 따라서 시험 결과의 오차가 많이 나타나는 편이며 이는 직접적으로 화장품 출하 여부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적잖은 부담을 안게 된다.
 
또 미생물 시험에 있어서 미생물 배지와 희석 배수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시험 오차는 출하 이후 소비자에게 잠재적 위험 인자로 작용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화장품 업계는 화장품 특성에 맞는 미생물 시험법에 대해 내부 교육 훈련을 강화시켜야 하며 이를 통해 소비자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기존 화장품 미생물 시험법은 화장품 특성에 맞는 시험법이 아니라 식품 미생물 시험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 결과에 있어서 오차가 심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다행히 식약처 화장품 미생물 시험법에 대한 가이드 라인이 제정되어 이런 오차는 많이 줄일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필자의 예전 사례를 살펴 본다면 회사별로 각자 출처 불명의 방법대로 미생물 실험을 해서 결과가 회사별로 상이하게 나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이를 봐도 각 회사는 반드시 식약처 화장품 미생물 시험법을 제대로 알고 숙지하고 익혀서 시험해야 할 것이다.
 
예전 회사에서 같은 제품을 3개 회사에서 동시에 미생물 시험을 실시한 적이 있는데 결과가 서로 상이하게 나온 경우가 있었다. 즉, 필자가 시험한 결과 동일 제품에서 미생물이 심각할 정도로 검출된 적이 있었고 해당 제품을 충진하고 포장한 다른 2개 회사에서는 미생물이 거의 검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해당 제품을 충진한 회사는 미생물이 나오지 않았다고 하고 포장한 회사는 미생물이 기준치 이내로 나와서 합격 판정을 내리고 출하시켰다고 한다.  

해당 시험 결과에 대해 각각 시험 오차는 있을 수 있지만 재차 실험해도 같은 결과가 나오고 미생물이 나오지 않았다는 회사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명해서 결국 공인 기관에 해당 제품을 정식 의뢰한 결과 최종적으로 해당 제품의 미생물 시험 결과는 필자의 시험 결과와 거의 일치했었던 사례가 있었다.  
 
나중에 그 원인을 추적한 결과 결국 미생물 시험에 사용한 배지와 희석액(중화액)에 차이가 있었음을 알게 됐다. 흔히들 화장품 회사의 미생물 시험법은 식품쪽의 미생물 시험법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방부제가 있는 화장품의 방부력을 충분히 불활성화시켜서 사용하지 않고 단순히 생리식염수나 증류수로 희석시켜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이유로 화장품에 오염된 일반 세균이나 병원성균이 충분히 모니터링 되지 않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그런 잘못된 방법으로 결국 지금까지 화장품 미생물 시험을 하고 출하시킨 것을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새삼 이 분야에서 교육 훈련이 얼마나 절실하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그럼 외국 사례는 어떠한가? 예전 외국계 글로벌 화장품 회사에서 감사를 받아 본 필자의 경험으로는 일단 모든 화장품 미생물 시험에 사용되는 배지는 일차적으로 병원성균을 해당 배지에 일부러 배양시켜서 병원성균이 배지에 일정한 기준내에서 제대로 증식되는지를 시험해서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배지의 불량 유무를 사전에 검증을 해야 한다. 

또 미생물 시험에 사용하는 희석 배수등도 혹시 제품 처방에 따라서 방부력이 불활성화 될지도 모르기에 사전에 희석액별로 희석 배수별(1/10,1/20,1/50,1/100)  사전 검증을 통해 미생물 검출 환경을 최적화 시킨다. 이는 화장품에 쓰이는 방부제의 종류, 농도, 처방에 따른 특이성을 감안해서 사전에 최적의 화장품 미생물 검출 환경으로 검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현장 검출균에 대한 모니터링 유통기간 동안 소비자 사용시 방부제의 안전성, 효율성 등에 대해 사전 검증하도록 시스템을 갖추어 놓고 있다.

물론 이러한 시스템은 국내 CGMP, 식약처 화장품 미생물 시험 기준내에 반영되어 있지만 필자가 지적하고자 하는 측면은 이런 체계화된 시스템을 국내 모든 화장품 회사들이 전부 숙지하고 실시 할 수 있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그나마 최근 들어 식약처에서 화장품 미생물 쉽게 하기 위해 사례집을 내 놓고 있고 일부 기관들에서 화장품 미생물 관련 교육을 지속적을 실시하는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직까지도 화장품 회사 전체적으로 확대되기는 아마도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주된 원인으로는 화장품 미생물 시험의 의무화 된 것이 몇 년되지 않고 그 이전까지는 국내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화장품 회사들이 이 분야에 대한 지원이나 교육을 통한 전문인력 양성 등에 대해 제대로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외국계 회사들이 왜 그렇게 까다롭게 제조 위생이나 시험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는지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볼 문제다.
 
세월호의 문제도 결국은 재난 대처 매뉴얼의 문제가 아니라 재난에 대비한 체계화된 훈련 시스템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기에 필자는 지금부터라도 화장품 업계는 스스로 화장품 제조 위생과 미생물 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고 식약처나 관련 기관에서도 인적이나 물적으로 여의치 않는 업계에 대해 이런 교육 훈련의 기회를 지금보다 확대해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화장품 미생물의 위해에서 소비자의 안전을 지켜 나가는 노력을 등한시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싶다.
 
국내 화장품 업계는 한류 열풍을 맞아 글로벌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화장품의 미생물 안전성 또한 무엇보다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제 국내 화장품 회사의 고객은 한국을 넘어 세계로 향하고 있으며 전 세계 소비자의 신뢰와 안전을 위해 과연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김정근 연구실장

 

화장품 방부력 미생물 시험 품질관리 ISO-GMP 

연구소 프로피드 연구실장,

화장품 미생물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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