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권태흥 기자] 원브랜드숍과 드럭스토어의 영토전쟁이 치열한 가운데 세포라의 ‘디지털 플랫폼’이 매장 성공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포라는 손에서 손으로(hand-in-hand) 타깃 소비자를 연결하는 초연결(hyper-connected)로 디지털 환경을 구축했다.

▲ 세포라 IQ Station 매장

증강현실(AR) 어플로 양방향 소통

기존 브랜드들이 단순히 온라인을 통해 보여 주는 1차원적 연결이라면 세포라는 매장 내 곳곳에 AR(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하여 소비자의 쇼핑을 자연스럽게 보완해 주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니치 브랜드로 하여금 새로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온라인 전략과 결합하여 쇼핑 습관에 영향을 주어 충성도로 연결시키려는 것이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손성민 연구원은 “세포라의 소비자 중심 전략에는 디지털-소비자 접목 기술이 선도하고 있다”며 “국내 브랜드들도 AR 기술을 접목한 화장 시연 앱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포라는 소비자들이 매장 내에서 쇼핑을 하면서 핸드폰을 활용한다는 점에 착안,

▲ 세포라 투 고 앱.

세포라 투 고(Sephora to-go) 어플을 개발했다. 이 앱은 온라인 접속과 오프라인 방문 트랙픽을 별개로 구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또 입점 제품 정보를 어플에서 얻도록 하며 소비자가 청하지 않은 도움을 매장 판매원이 개입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쇼퍼가 편안함을 느끼도록 했다.

세포라는 소비자들 스스로가 지인에게 제품 특장점과 리뷰 등을 작성 전달하는 동료간 행동 영향(peer-to-peer act)에 주목해 디지털 앱을 개발했으며 덩달아 소비자 충성도노 높이는 효과도 얻고 있다.

‘캣본디 에버라스팅 립스틱’은 9천개의 리뷰와 65개의 ‘좋아요’를 받아 세포라 매장에서 꼭 사야하는 필수 뷰티템으로 화제를 모았다.

또 똑똑한 맞춤형(Smart Customization) 고객 서비스가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큐 스테이션(IQ Station)은 세포라가 야심차게 내놓은 진정한 의미의 맞춤형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백화점 판매원에게서 제공받던 고급 서비스와 유사하게 구성된 가상현실 서비스다. 아이큐 스테이션에는 세포라에서 수집한 쇼퍼의 정보를 최소공배수로 해서 개인 성향과 취향에 따른 추천을 받을 수 있다.

기존 기업에서 제공하는 피부 타입이나 색감 등은 기업의 제안일 뿐이지만 아이큐 스테이션은 직관적 감지기술로 고객 맞춤형 제품을 추천한다.

실제 랑콤의 LeTeint Particulier 서비스는 맞춤형 파운데이션 서비스로 사전 예약부터 제품 제작까지 긴 시간이 소요돼 불편하다. 하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제품을 구매하길 원하는 고객에겐 제품 만족도를 높이고 낭비를 최소화하며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 왔다.

한편, 체험 판매(Experiential retailing)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있어서 효과적인데 반해 매스(mass) 브랜드와 소매점의 경우 세포라 모델을 채용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P&G의 맥스팩터(Max Factor)는 AR(증강현실) 기술로 유명한 블리파(Blippar)의 어플을 통해 브랜드와 소비자 간 소통을 꾀하고 있다.

▲ 블리파를 이용한 증강현실 서비스

제품의 기원에 대한 설명이 증강현실을 통해 전달이 되면 소비자들은 이 제품이 드럭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이유와 구매 영향 등의 리뷰와 조언을 양방향 소통할 수 있어 스토리 텔링이 가능하다.

디지털 소비자 시장은 두 가지 요소로 나뉜다. 디지털 연결성(Digital Connectivity Index)과 디지털 상업 플랫폼 준비도(Digital Commerce Reading Index)가 있는데 이는 인터넷 접근성과 속도‧스마트폰 소유‧상업시스템 인프라‧온라인 매출 등으로 구성된다.

디지털 소비자 척도 중시

세포라는 디지털 소비자 척도(Digital Consumer Index)의 성장이 높은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아랍에미레이트(UAE)로 2016년 24% 성장한데 이어 디지털 소비자 척도가 17위에서 2020년 13위까지 성장(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할 것으로 내다보고 집중 공략하고 있다.

세포라는 1969년 파리 1호점을 시작으로 전세계 30여개국에 1,7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MD가 입점을 허가하기 때문에 지역이나 국가별로 진열 제품이 다를 수 있다. 국내 브랜드가 유럽 입점 후 미국 입점 협상을 별개로 진행하는 이유다.

프랑스 파리의 조그마한 화장품 가게에서 글로벌 유통사로 발전한 세포라처럼 온-오프 영향력을 동시에 행사하는 화장품 전문 유통 기업은 거의 없다. 한국 유통사들이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