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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칼럼

[화장품 컬럼] 격해지는 국내 화장품 산업의 경쟁요인과 전략

김승중 편집위원(아리바이오 화장품사업부 대표)

[코스인코리아닷컴 김승중 편집위원] 지난해 제조업자, 제조판매업자 등록 제도 변경에 따라 국내 화장품 기업이 예상외로 많은 것으로 밝혀져 업계를 놀라게 했다.

2013년 7월말 기준 제조업자는 1,418곳, 제조판매업자는 3.454곳으로 모두 4,872곳으로 동시 등록을 추진한 700여 곳을 감안하더라도 대략 4,000여 기업이 화장품 산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과거에는 화장품 산업을 제조업체와 수입업체의 시각에서 파악했지만 OEM(수탁생산) 업체를 통해 자기 브랜드로 만들어 판매하는 브랜드 오너(Brand Owner)로서 제조판매업자도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에 화장품 산업의 구조 또한 그에 맞게 확장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2012년 생산실적을 살펴보면 1,000억원을 넘는 곳이 10개 업체로 전체 생산실적의 75% 이상을 차지하며, 10억원 미만인 곳이 1,500여 업체로 업체수의 양극화가 두드러져 있다. 전체 99%의 기업이 화장품 중소기업으로 생계형 영세기업도 많은 실정이다.

새롭게 정해진 화장품 중소기업의 범위인 매출액 1,000억원을 넘는 코리아나화장품, 스킨푸드, 에이블씨엔씨(미샤),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중견기업 19곳과 대기업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2곳을 보더라도 모름지기 9988(99%의 기업이 중소기업, 88%의 인력이 중소기업 인력)이라는 속설이 화장품 산업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상위 기업의 과점 현상과 국내 화장품 시장의 포화 속에서도 창업의 장려와 진출 편의성, 아이디어 상품의 성공 가능성, 새로운 유통 구조의 출현, 해외 관광객의 한국산 화장품 선호와 해외 수출 등에 힘입어 정부에서도 화장품 산업을 수출 전략산업으로 육성, 지원하고 있다. 

또 여러 지자체에서도 화장품 산업 육성, 지원을 부르짖고 있어 여전히 화장품 산업을 매력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필자는 과연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이렇게 격해지고 있는 국내 화장품 산업의 상황을 5가지 경쟁요인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5가지의 경쟁요인 분석(5 forces analysis)은 1982년에 하버드대학의 마이클 포터(Michael Eugene Porter) 교수가 발표했던 기법으로 수년 전 일본의 화장품 산업 구조 분석사례를 접했던 필자가 국내의 최근 상황과도 비슷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추어 새롭게 살펴 보고, 어떤 전략으로 경쟁우위를 차지하며 지속성장이 가능한 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기로 한다.  

5가지 중요 경쟁요인은 ①새로운 경쟁자의 진입 ②공급자의 교섭력 ③구매자의 교섭력 ④대체품의 위협 ⑤기존 업체간의 경쟁요인으로 나눠진다.

이들이 업계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에 따라 경쟁 자체의 강도와 기업의 수익이 변화하는 것을 파악할 수 있기에 자사에 유리한 포지셔닝을 도모할 수 있다.


화장품 산업에서의 5가지 경쟁요인

  

먼저 도표에 표시된 5가지 요인 중 새로운 경쟁자의 진입을 살펴 보자. 화장품 산업에 새로 진입해 오는 기업은 기존 업종에서의 새로운 활로 개척, 신성장 동력으로 화장품 사업을 참여하고 있으며, 의약품 관련 기업과 전혀 다른 업종에서의 참여 기업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영향력과 규모가 작다지만 학교기업의 참여, 지역 특화산업의 육성에 따른 계속적인 신규 참여도 눈여겨볼 만하다.   

의약품 관련 기업으로는 국제약품, 셀트리온, 일동제약 등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병원도 영리사업이 가능해져 병원 피부과 의사들도 본격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전혀 다른 업종에서의 화장품 사업 진출 사례로는 신안종합건설이 자회사를 설립해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 것을 들 수 있으며 시계로 유명한 로만손의 향수 화장품 사업 참여, 패션 의류 기업 등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해외 진출을 위한 화장품 사업을 검토하는 곳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현재 OEM ODM 기업들로부터 상품을 조달하고 있지만 향후 사업성과에 따라 직접 생산체제를 구축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의약품 관련 기업은 기존 사업에서 축적된 기술을 활용하여 고기능, 고부가가치 화장품을 개발하고 상품화하는 경향이 강해 소비자 측의 요구가 점점 고기능 화장품으로 전환해 나가는 가운데 강한 기술 기반을 가지고 있어 기존 기업에 위협이 될 수 있지만, 획기적인 신기술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상품기획력과 트렌드 상품개발 등에 앞서 있는 기존 화장품 기업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음으로는 공급자의 교섭력을 살펴 보자. 화장품 기업의 공급자로는 크게 원부자재업체와 OEM 업체로 볼 수 있다. 화장품 시장의 확대와 산업 발전에 따라 원료, 부자재업체가 크게 성장한 곳이 많으며 OEM 업체 또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기업은 알게 모르게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하는 고객사 기업과의 독점 혹은 우호적 협약 등에 의해 시장 경쟁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달팽이 화장품의 시장 확산에 따른 달팽이 관련 원료업체의 독점 혹은 제한 공급, 해외 거래처에 내용물을 포함한 부자재업체들의 화장품 공급 등 원부자재 업체의 교섭력과 OEM 업체들의 고객사와의 협약 등이 그 사례다. 

한편, 제조업자, 제조판매업자 등록을 통해 직접 참여하는 곳도 있다. 부자재업체인 태성산업의 화장품 사업인 토니모리는 잘 알려졌으며, 바이오랜드 등 많은 원료업체들이 화장품 제조업자 등록을 통해 참여의 길을 열어 놓았다. 

다음은 구매자의 교섭력을 살펴 보자. 이것은 제조업자로부터 화장품을 구매해 소비자에게 판매를 하는 판매 유통에 관한 경쟁요인으로 영향력을 누가 가졌느냐에 따라 제조판매업계와 유통판매업계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제조판매업계로는 방판, 대리점, 직영 특약점, 브랜드샵 등이 있으며, 유통판매업계로는 백화점, 전문점, 마트(GMS), 편의점(CVS), H&B샵(드럭스토어), 홈쇼핑, 소셜커머스 등이 화장품 판매에 관여하고 있다. 

제조판매업계는 유통의 계열화, 제도화를 통한 구속력과 협상력을 강화하고 있고,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계는 PB(Private Brand) 화장품 출시를 통해 화장품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근 제조판매업계나 유통판매업계에서 구속력과 영향력에 대해 갑을 논쟁이 펼쳐지고 공정성을 추구하고 있다지만 화장품의 판매 시장에서 욕망 어린 경쟁이 더욱 격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은 대체품의 위협을 살펴 보자. 화장품의 대체품은 먹는 화장품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몸 안에서 피부를 깨끗하게 하자는 콘셉트로 개발된 드링크류 제품들이 메이크업을 잘 받게 하는 기능으로도 발전돼 점차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나 위협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기존 업체 간의 경쟁요인을 살펴 보자. 대기업 군에 속하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경쟁, OEM 기업에 속하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의 경쟁, 브랜드샵에 속하는 미샤와 더페이스샵 등의 치열한 경쟁은 이미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다. 

1천여 곳이 넘는 제조업자, 3천여 곳이 넘는 제조판매업자의 경쟁은 규모와 형태별로 다르긴 하겠지만 대체적으로 대기업, 중견기업의 영향력과 경쟁 속에 중소기업은 판로가 적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격해지는 경쟁과 국내 시장의 포화상태로 해외 시장 진출로 경쟁을 완화시켜 보려고도 하고 있지만 이 역시 규모가 큰 회사들이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앞 다투고 있기에 격돌이 예고되고 있다. 

즉, 해외 시장 진출로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의 위상을 높이고는 있지만, 외국 유명 기업의 브랜드력과 현지 토종 기업의 저가격 방어로 진입시장이 거의 블록화 되어 있는 실정이라 외국 기업이 아닌 우리끼리의 지나친 경쟁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상 포터의 5가지 경쟁요인 분석에 따라 화장품 산업의 구조를 살펴 봤다. 화장품 산업에서는 소비자가 지니는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도 중요하지만, 제조판매업계의 유통계열화와 유통판매업계의 영향력 등 제조 공급자와 구매자의 구속력과 협상력이 매우 강해 양극화가 심한 것을 알 수 있다. 

포터는 시장구조(Structure), 기업행동(Conduct), 업적(Performance)을 의미하는 SCP 패러다임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산업에서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확립하기 위한 전략을 제창했는데 시장 구조와 기업 행동이 성과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업계에 새로 진입하는 기업이 많아질수록 판매가격의 하락과 제품 제공 비용의 상승 등으로 기업 수익은 저하된다. 화장품에 새롭게 참여하는 기업은 이러한 5가지 경쟁요인에 의해 시장 구조를 분석해 산업의 매력도를 정확히 측정하고, 진입 장벽의 정도에 따라 제품의 차별화를 택할 것인지 동종 제품에서의 가격우위를 택할 것이지 등 경쟁 우위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승중 본지 편집위원 

프로필 :
(주)아리바이오 경영자문 및 화장품사업부 대표 겸임, (주)사임당화장품 경영지도 위원, 대한화장품OEM협의회 총무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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