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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칼럼

[화장품 컬럼] 미국의 화장품 안전과 유해성

김주덕 편집위원(숙명여자대학교 원격대학원 향장미용전공 교수)

[코스인코리아닷컴 김주덕 편집위원] 화장품의 기능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화장품을 통해 피부를 개선하고 아름다워지고 싶어하는 여성들의 욕구가 반영되며 다양한 기능성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추세다. 

보톡스 효과로 깊은 주름을 옅게 만들어주는 크림, 비타민 복합체가 착색된 기미와 잡티를 옅게 만든다는 미백 제품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기초 제품 뿐 아니라 색조 화장품에서도 이 같은 ‘기능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예를 들면 입술을 촉촉하고 도톰하게 만드는 플럼핑 효과의 립스틱, 물이나 땀에도 번지지 않는 초강력 워터프루프 마스카라 등을 들 수 있다. 

이처럼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각종 기능성 제품들이 계속하여 출시되면서 화장품 안전성에 대하여 많이 이슈화가 되고 있다.  

이런 기능성을 주기 위해서는 천연 성분만으로 가시적인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그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에 안티에이징, 브라이트닝, 보습, 모공 축소 등 각종 기능을 최대화시키는 천연 성분 이외의 성분들도 함께 사용된다. 

그렇다 보니 천연 성분 이외의 성분의 종류, 배합 한도, 안전성 등에 대한 정책이 새롭게 생겨나거나, 화장품 유해성과 안전에 관한 민간 단체들의 움직임 또한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2013년 5월 미국의 연방식품의약국(FDA)은 2010년 시판 립스틱 400종의 납 성분 함량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같은 검사를 진행했을 때와 비교해 립스틱의 납 성분 함량이 최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납 성분 함량이 가장 높은 상위 20개 브랜드에는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는 유명 브랜드들이 포함돼 있었다. 연방식품의약국의 이같은 발표는 민간단체와 화장품 업계에서 ‘납 성분이 인체에 유해한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자체적으로 진행한 것이다.
 
또 같은 해 4월, UC 버클리 공공보건 연구소에서도 약국과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립스틱과 립글로스 32개를 조사한 결과 납, 크롬, 카드늄, 알루미늄 등의 금속물질이 발견되었다고 발표했다. 

이 조사를 담당한 UC 버클리 환경건강학과 카타린 해몬드 교수는 하루 두 번 립스틱을 바른다면 평균 24mg의 금속 성분을 섭취하는 것과 같다며 유해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FDA는 화장품은 식품과 달리, 체내 흡수량이 매우 적기 때문에 이 같은 조사와 결과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미국 내 화장품 유해 성분과 안전 점검에 대한 관심은 정부와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모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올해 1월 캘리포니아 정부는 화장품 유해성분 함유 여부를 알려주는 웹사이트(www.safecosmeticsact.org/search)를 개설해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화장품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사이트에 접속하면 현재 내가 사용하고 있는 혹은 구입을 원하는 화장품의 성분과 그 성분의 유해 여부를 알 수 있다. 검색창에 화장품 종류와 브랜드를 입력하면 해당 브랜드의 성분 목록이 나타나 성분과 그 성분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 준다. 

또 성분을 검색어로 입력했을 경우 해당 성분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어떤 화장품에 그 성분이 들어있는지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검색창에 ‘수은’을 입력했을 때 ‘중추신경계, 뇌, 신장 등에 위험하며 중독성이 높다’는 메시지가 확인된다. 

이와 더불어 수은 함량이 높은 대표 제품도 함께 나타난다. 이 웹사이트에서는 샴푸, 보디로션 및 보디워시 등에 대한 정보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화장품 구입 전, 혹은 화장품을 사용하면서도 해당 화장품이 안전한지 점검해볼 수 있어 편리하다. 
 
스마트폰의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화장품의 안전한 사용을 알리는 방법도 등장했다. Lily TSE라는 미국의 한 여성이 만든 ‘Think Dirty’ 어플리케이션이 그것으로, 스마트 폰에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은 후 화장품 바코드를 스캔하면 해당 화장품의 안전도를 알 수 있다. 

갖고 있던 화장품 바코드를 스캔해 보니 안전도 등급이 숫자 4로 나타났는데 1에 가까울수록 유해성분 함량이 낮아 안전하다는 의미였다. 등급은 1~10 총 10개로 분류돼 있으며 7 이상일 경우 유해성분 함량 수치가 높아 피부 및 신체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이 어플리케이션에는 무려 68300개의 화장품 바코드가 입력돼 있고 피부에 독이 되는 성분에 대한 설명들도 쉽고 자세하게 나와 있어 누구나 ‘화장품 안전성’에 대한 정보를 얻기 용이하다. 

특히 워터프루프 마스카라, 클렌징 티슈, 각질 제거제 등 기능과 성분이 다소 강하다고 판단되는 제품을 사용하기 전에 유해성과 안전성를 점검해보기 좋다. 이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한CEO Lily TSE는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선택하고 사용하기 전에 성분을 꼼꼼히 따져보고 안전한지 여부를 판단해볼 것을 권유한다.
 
미국 FDA는 전세계적으로 ‘까다로운’ 기관으로 통한다. 그만큼 승인을 받기 어렵고 규제 역시 강한 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FDA가 자체적으로 립스틱의 금속물질 함유량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다. 

아직 화장품 성분의 유해여부와 안전성에 대한 경고 알림 등에 관한 규제나 의무사항은 없지만 민간단체의 꾸준한 움직임으로 인해 미국 정부가 나서서 화장품의 유해성과 안전에 관한 조사와 정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러한 움직임들이 화장품 개발자, 정부의 규제 등에 영향을 미쳐 결국에는 피부에 더 안전한 화장품이 개발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주덕 본지 편집위원  

프로필 : 
숙명여자대학교 원격대학원 향장미용전공 교수, 식품의약품안전처 화장품유해평가 자문위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개발사업 평가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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