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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이슈

브랜드숍 시대, 중국에서도 열릴까?

저가시장 주도하는 전문점 위기···생산 판매 분리가 대안

중국 화장품 시장이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 화장품 시장과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어 중국에서도 브랜드숍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근 중국 화장품 시장은 마치 10여 년 전 전문점이 쇠락하고 브랜드숍이 우뚝 서기 시작한 국내 시장을 보는 듯하다. 한 때 국내 화장품 시장의 80%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던 화장품 전문점은 2002년 미샤를 필두로 한 브랜드숍 시장에 밀려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이후 10여 년 동안 브랜드숍은 전성기를 이루면서 새로운 화장품 트렌드를 창출해냈다. 이에 따라 국내 OEM·ODM 기업들이 동반 성장하면서 화장품 산업의 규모와 다양성이 확대되는 결과를 낳았다. 

최근 중국 화장품 시장 상황이 이 같은 10년 전 국내 시장 상황과 흡사해 보인다.

중국 화장품 전문지 등이 올해 산동, 사천, 내몽골, 연령, 호북, 철강, 강소 등지의 연간 판매액 50만 위안(약 8천800만 원) 이상 화장품 전문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1% 이상의 전문점에서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하락했다. 조사 대상 업체의 11% 가량은 매출에 큰 변화가 없었고 단지 약 18% 정도의 전문점만 매출이 상승했다. 

매출 하락의 원인은 일차적으로 세계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불황이지만 점차 상승하는 인건비와 관리비 등도 발목을 잡는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사천 금리화장품 대표는 “올해 전까지 사업이 잘 됐었지만 전문점의 관리비 등 부담이 크다”며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직원들의 이직 등 관리적인 측면의 문제도 많이 나타나 경영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경쟁이 심해지고 인건비 상승도 높지만 화장품 사업에 뛰어드는 사람이 많다”며 시장이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중국 현지 전문가들은 통계에 잡히는 중국 화장품 시장의 외형은 커졌을지 몰라도 저가시장을 선도하는 화장품 전문점들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 중국의 한 전문점 매장

현지에서 ‘통계의 오류’라고까지 지칭하는 외형의 성장은 외국 브랜드의 고가 화장품들의 선전과 이제 시장이 막 확장되기 시작한 서부 도시들에서 실적이 나오는 것일 뿐 전통적인 시장인 화남, 화중, 동북 등의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 

이들에 따르면 올해 중국 시장에서 팩 관련 제품을 제외하고 기초제품은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 같은 매출 하락의 타격은 결국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특히 생산과 판매를 동시에 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광주의 모 화장품 총경리는 “올해 실적은 작년과 비슷하지만 수익이 남을지 모르겠다”며 “그래도 지금 못 버티면 시장에서 탈락하기 때문에 고통스러워도 버틸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묘책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경기가 좋아질 기미도 없고 물가를 잡을 수단도 마땅치 않다. 또한 지금보다 더 중국 화장품 시장의 양극화가 가속화 될 것으로 대다수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저가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기업들의 활로 찾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지 전문가들은 경영효율화와 생존을 위해 중국의 저가시장에서도 생산과 판매가 자연스럽게 분리되는 형태로 화장품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미 이 같은 현상은 한국 등 외국계 브랜드숍 위주로 나타나고 있다.

광주 시안화장품 이병효 대표는 “제조 설비 구비 및 운영에 따른 경영 부담을 줄이기 위해 향후 중국에서도 생산과 판매의 전문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발 브랜드숍 시대 개막을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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