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장미란 기자] 바야흐로 면세점의 계절이 오고 있다. 지난해 면세점 시장의 폭풍 성장에 한껏 기대에 부푼 신규 면세점들이 잇달아 문을 열고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여념이 없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의 여파로 유통채널들이 힘들어할 때도 남 부럽지 않은 호황을 누린 면세점이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올해는 작년과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면세점을 놓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3월 11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하나투어 본사 건물에 프리오픈한 SM면세점은 찾았다.
현재 영업 중인 서울 시내 면세점은 롯데면세점 소공점을 비롯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신라아이파크면세점, 워커힐면세점, 신라면세점, 갤러리아면세점63, 동화면세점, SM면세점 서울점 등 모두 9곳이다.
올 상반기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이 문을 닫지만 지난해 12월 문을 연 HDC신라면세점의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을 시작으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갤러리아면세점63, 하나투어의 SM면세점 서울점까지 신장개업하는 면세점의 숫자는 이보다 많다.
이 때문일까. 지난 2월 15일 프리오픈을 하고 손님맞이에 한창인 SM면세점의 평일 오후 시간은 한산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관광객들의 움직임이 적었다.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버스가 없지 않았지만 5층의 매장을 채우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브랜드 입점도 마무리되지 않아 곳곳에 가벽이 세워진 채였다.
SM면세점 관계자는 “프리오픈한 상태로 아직 브랜드 입점이 진행 중”이라며 “4월 그랜드 오픈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님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시내 면세점들이 많다보니 ‘손님 모시기’에 면세점 간 출혈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고 귀뜸했다.
이에 SM면세점은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한 고객에게 인사동 한정식집이나 전통 찻집 쿠폰을 주는 등 인사동 거리를 살려 관광객 유치를 늘리는 ‘윈윈 프로모션’과 한류 기획관 등으로 차별화된 면모를 강조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건물을 들어서자마자 만나는 1층 공간에서부터 SM면세점만의 특징적인 면모가 눈에 띄었다. 유명 한류 드라마의 세트장을 축소한 공간을 1층 한켠에 구성한 것이다. 입점 브랜드도 마스크팩 다수와 헉슬리, 헤라 등 중화권에서 인기 있거나 드라마를 통해 노출이 이뤄진 브랜드를 주로 배치해 ‘한류’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모습이었다.
실제 SM면세점 관계자도 “1층과 5층에 자리한 세트장은 드라마나 방송 프로그램의 세트장을 재현한 공간”이라면서 “세트장 주변에는 드라마, 방송 프로그램과 연계된 PPL 제품을 주로 배치하는 등 한류와 화장품을 더해 새로운 대표 제품을 만들고자 기획됐다”고 말했다.
또 “드라마 세트장은 3~4개월 주기로 변화를 줄 예정이며, 한류 스타와의 만남이나 파워블로거 초청 메이크업 쇼, 고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이벤트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면세점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품목이라는 화장품은 주로 2층과 5층에서 만날 수 있었다. SM면세점은 500여개 입점 브랜드 가운데 200개가 화장품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2층에는 입점이 진행 중인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와 헤라, 설화수를 비롯한 K-뷰티 대표 브랜드들이, 5층에는 중소 화장품 브랜드 50여개가 편집숍처럼 옹기종기 모여 각자의 개성을 드러냈다.
특히 2층으로 올라서자마자 눈에 보이는 헤라, 설화수 매장에는 관광객들이 몰려 그 인기를 새삼 확인케 했다. 삼삼오오 모인 관광객들은 매장 직원들로부터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거나 제품을 사용해 보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매장 관계자들은 “한국 화장품이 인기 있다보니 제품을 알고 찾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구매하고 싶은 제품 리스트를 작성해 온다거나 사진을 찍어 보여 주는 등 콕 찝어 이야기하는 이들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중소 화장품 브랜드의 경우 제품의 사용을 권해보고 설명하는 등 시간을 들여 구매를 이끌어 내지만 후, 설화수 등 ‘알만한’ 브랜드는 이미 사용 경험이나 사전 정보가 있어 개별 제품으로도 구매해가고는 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3층에는 패션 액세서리가 주를 이뤘고 4층에서는 전자, 식품들 속 ‘아임쇼핑’ 매장이 눈길을 끌었다.
정부 시책에 따라 주요 시내 면세점에 들어서고 있는 아임쇼핑 매장은 국내 중소기업의 우수 제품의 집합소처럼 꾸며져 있었다. 한국 전통의 목공예, 칠기 제품을 시작으로 참신한 아이디어 제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최신 트렌드에 발맞춰 유아용품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품목은 단연 ‘화장품’이라는 게 매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브랜드 자체의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가성비가 높고 사용자들에게 반응이 좋은 제품 위주로 입점됐다”며 “수안보 온천수로 빚은 폼클렌징이나 진생베리를 함유한 고농축 앰플로 만든 마스크팩 등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일부 제품은 품절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