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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 화장품 가격 세계 2~4위

립스틱은 수입 원가의 8배 이상, 삼성 갤3도 가장 비싸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 화장품 가격이 타 국가보다 여전히 비싸게 판매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립스틱의 경우는 수입가보다 8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가격 책정도 기준이 없어 논란이 될 전망이다.

(사)소비자시민모임(회장 김재옥, 이하 소시모)은 올해 7월~8월 미국, 일본, 영국, 호주 등 세계 18개 국 주요 도시에서 화장품, 스마트폰, 자동차 등을 비롯한 생필품 24개 품목 55개 제품에 대해 국제물가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15일 밝혔다. 

조사 대상 국가는 2011년 세계경제순위, OECD가입 여부, FTA 발효 여부 등을 고려해 총 18개 국가를 선정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EU는 물론 글로벌 경제 침체의 원인 국이었던 그리스가 포함돼 의아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에 대해 소시모의 윤명 정책국장은 "국제물가조사는 한미 FTA 협상이 시작된 2007년부터 관세 인하 등으로 수입 제품이 하락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시작됐다"며 "그 당시 선정된 국가 중에 그리스가 포함됐던 것이고 그 국가들을 계속 유지하는 이유는 과거와 비교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물가조사 대상 국가

▲ 자료 제공 : (사)소비자시민모임

윤 국장은 이어 "조사는 국제소비자기구의 회원국과 연계해 진행되기 때문에 사정에 따라 다소 변동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조사 대상 품목은 국내 소비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소비재를 중심으로 글로벌 조사가 가능한 제품으로 선정했다. 화장품, 패션상품(운동화, 청바지, T셔츠) 스마트폰, 태블릿PC, 전동칫솔, 자동차, 외식(햄버거, 커피) 원두 커피, 생수, 맥주, 와인, 분유, 세탁세제, 샴푸, 비타민, 의약품, 연료 등이 포함됐다.

조사 대상 매장(유통업체)은 유통 매장 유형별 1곳, 총 3곳(백화점, 대형할인매장(전문점) 일반슈퍼마켓)이 선정됐고 조사 방법은 총 3곳의 유통 매장을 직접 방문해 소비자판매가격을 조사하는 방식이었다.

조사 결과를 분석하는 방법은 유통 매장 3곳의 소비자판매가격 평균을 달러 및 한국 원화로 환산해 품목별 가격 순위를 비교했다. USD 환산은 2012년 8월 25일 기준 외환은행 국가별 환율을 적용했고 KWD 환산은 8월 25일 외환은행 달러 대비 원화의 환율을 적용했다고 소시모 측은 밝혔다.(US 1$ 당 1,103.98원)

소시모에 따르면 이번 국제물가조사는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품 및 국내 제품의 가격 수준을 조사해 소비자에게 가격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특히 한국에서 판매 가격이 비싼 제품에 대해서는 가격 상승 원인을 파악해 유통 구조를 개선하도록 요구하고자 조사를 진행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18개 국가의 55개 제품에 대한 국제물가 조사 결과 17개 제품이 한국에서의 판매 가격 상위 5위 안에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장품(크림, 립스틱, 선크림, 콤팩트, 향수)의 국제 가격 비교 결과는 18개 국가 중 올레이 토탈 이펙트 크림(2위, 35,000원), 로레알 선크림(2위, 25,000원), 시슬리 선크림(4위, 200,000원) 등이 5위 안에 포함됐다.

조사 대상 품목(화장품)

▲ 자료 제공 : (사)소비자시민모임

크림은 올레이 제품 외에도 에스티로더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컨센트레이트 크림 50ml(155,000원) 키엘 울트라 페이셜 크림 50ml(39,000원) 시슬리 시슬레아 크림 50ml(430,000원) 등이 모두 18개 국 중 한국이 9번째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선크림의 한국 순위는 18개 국가 중 로레알 UV 퍼펙트 30ml 2위(25,000원) 시슬리 4위(200,000원) 랑콤 6위(75,000원) 클라란스 7위(59,000원) 키엘 8위(46,000원) 록시땅 9위(63,000원)으로 조사됐다.

소시모의 윤 국장은 "선크림의 경우에는 고가로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시슬리의 판매 가격이 4번째로 비싼 것으로 집계됐다"며 "대중적인 글로벌 브랜드로 대형마트 또는 드럭 스토어를 중심으로 판매되는 올레이 크림과 로레알 선크림 등이 18개 국가 중 최상위권인 2위여서 의아했다"고 설명했다. 

립스틱의 순위는 18개 국가 중 샤넬 16위(39,000원), 랑콤 12위(39,000원), 에스티로더 7위(38,000원)로 나타나 비교적 낮은 순위에 포함됐다. 

하지만 수입 코드가 다양한 타 제품에 비해 단일 코드인 샤넬과 랑콤(프랑스) 에스티로더(미국)의 립스틱은 제조국, 제품의 용량, 수입원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제품의 판매 가격은 38,000원~39,000원으로 비슷한 가격대가 형성돼 있었다.

이에 소시모의 윤 국장은 "수입 원가 대비 판매 가격이 적정하게 책정됐다기보다는 타 경쟁 상품의 가격 정책에 따라 비슷한 수준에서 가격이 정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웠다"며 "가격 책정 기준을 알 수 없고 해당 업체가 답변을 하지 않아 답답하다"고 설명했다.

한국관세무역개발원에서 제공하는 수입액과 수입 중량 정보를 이용해 립스틱의 개당 수입 가격을 추정해 보면 올해 7월에 수입된 립스틱의 총액은 약 27억 원(CIF 운임 및 보험료 포함 가격을 말함. 관세 등 세금은 제외됨)이고 수입 중량은 19톤으로 나타났다.

소시모 측에 따르면 립스틱 용기를 포함한 무게 28g(서울YWCA, 2012.9.14 보도자료 수입 화장품의 가격 조사 결과 : 립스틱의 평균 중량 참고)을 평균 립스틱 무게로 계산한 결과 한 개당 세전 평균 수입 가격은 4,034원이었다. 여기에 립스틱에 부과되는 관세(미국 5.3%, 유럽 4%)와 부가세 10%를 가산한 후 미국 수입 가격은 4,673원, 프랑스 수입 가격은 4,615원으로 추정됐다. 

따라서 이번 국제물가조사에서 립스틱의 판매 가격과 수입 가격을 비교해 볼 때 약 8.1~8.5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시모 측은 전했다.

한편 이번에 조사 대상 18개 국가의 경제 수준을 2011년 국가별 총 GDP 순위로 비교해 본 결과 한국은 18개 국가 중 9번째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많은 수입 제품이 고가에 판매되고 있었다.
 
또한 삼성 스마트폰, 수입 와인, 수입 청바지, 수입 분유 등 일부 제품은 2008년 조사 이후 계속해서 상위 5위 안에 비싼 품목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삼성의 갤럭시 S3가 2위, 갤럭시 노트가 4위로 한국 브랜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의 판매 가격이 가장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 중 5위 안에 드는 비싼 17개 품목

▲ 자료 제공 : (사)소비자시민모임

불명예스럽게 한국인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구입하는 1위 제품은 모두 미국 제품으로 와인과 분유였다. 이어 리바이스와 일리 원두커피(2위) 칠레산 수입 와인과 하이네켄 맥주(4위) 그리고 퍼실 세탁세제와 펜틴 샴푸와 로레알 샴푸도 각각 4, 5위로 비싼 제품에 포함됐다.

현재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화장품, 와인, 청바지, 분유 등의 제품을 보면 독적점인 수입원을 통해 수입되고 유통마진 및 판매 수수료율이 가장 비싼 백화점을 통해서 유통하는 구조로 조사됐다. 이는 다양한 유통을 통한 가격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증거였고 고가의 마케팅 정책에 의해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는 걸 입증시킨 조사였다.  

소시모 측은 "수입품의 대부분이 고가의 마케팅 전략을 통해 백화점 등에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유통되고 있다"며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한 가격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아 백화점의 높은 수수료로 인해 소비자 가격만 인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시모 측은 "병행수입 활성화와 판매 유통 채널을 확대해 가격 경쟁을 통한 수입 제품 가격의 인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소비자들이 정확한 수입 원가도 모르는 채 비싼 가격의 수입 제품을 구매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물가 안정과 소비자의 알권리를 위해서라도 수입 원가를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시모의 윤 국장은 "소비자들은 수입품이라면 품질이 좋다고 생각하거나 가격이 비싼 것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서 제품을 선택하기보다는 국내 판매 가격이 적정한 지 등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돕기 위해 앞으로도 가격이 비싼 품목에 대해서는 수입 및 유통 구조의 개선을 촉구하고 제도 개선 등의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시장 감시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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