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을 통한 특화상품 개발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라”
화장품 업계가 아니더라도 마케팅 전략을 논할 때 최우선적으로 거론되는 화두다.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게 문제일 뿐 누구나 알고 있는 명제다.
모든 기업이 ‘대박 상품’을 기대하며 제품을 내놓지만, 쉽다면 ‘대박’이라고 불릴까. 요즘 같은 장기 불황일수록 대박의 꿈은 더 간절하지만 입큰의 ‘진동파운데이션’(700억 원 매출)이나 동성제약 ‘버블비’(500만 개 돌파) 같은 대박 상품이 흔하게 나올 수는 없는 법이다.
하지만 이런 제품 하나면 웬만한 회사 일 년 농사는 거두고도 남으니 대박을 꿈꾸지 않을 수도 없다. 똑같은 시장에서 똑같은 꿈을 꾸면서 다른 기업보다 더 빨리, 더 많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고 있는 상품들은 어떤 강점을 지니고 있는 지 분석해 봤다.
기획부터 남다른 ‘코스맥스 캐비어 기술 개발단’
지난 10월 13일 CJ오쇼핑에서 첫 런칭한 캐비어 성분 기초화장품 ‘르페르(REPERE)’는 방송 20분을 남겨놓고 매진됐다. 준비 수량인 2,000세트를 50분 만에 완판한 것. 매출액은 총 7억 원으로 예상치를 230%나 초과 달성했다. 이후 10월 27일, 11월 첫째 둘째 주 등 골든타임에 잇달아 방송되며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 코스맥스 르페르 라인 |
40대 루비족을 겨냥해 내놓은 이 제품의 가격은 30만 원대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홈쇼핑에서 살 만한 가격대는 아니라는 게 출시 전 평이었다. 하지만 르페르는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으면서 새로운 성공사례를 만들어 냈다.
러시아 카스피해 철갑상어 캐비어 성분 100%를 내세워 루비족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는 게 CJ오쇼핑 측의 분석이다.
하지만 오로지 특화 성분에 맞춤형 마케팅 전략으로만 이런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르페르는 국내 대표 OEM·ODM 기업인 코스맥스의 작품이다. 코스맥스는 CJ오쇼핑과 이 제품을 런칭하기 위해 ‘코스맥스 캐비어 기술 개발단’이란 TF팀을 만들어 제품 기획부터 전략적으로 움직였다.
이 TF팀은 디자인팀 기술연구원 전략마케팅팀이 합작해 결성, 김한곤 연구소장의 지휘 아래 치밀하게 제품을 준비했다. 이런 전략적 결합을 통해 다량의 캐비어 성분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화장품에 적용할 수 있었다.
2개 임상기관을 통해 9가지 인체적용시험을 거쳐 효능을 입증 받도록 해 신뢰성을 높인 것도 애당초 계획의 일부다. 한 마디로 기획부터 남다른 발상이 이런 성공의 밑바탕이었던 셈이다.
코스맥스 캐비어 기술 개발단 정혜선 연구팀장은 “이번 제품의 특징은 디자인 기술연구원 전략마케팅팀 등 처음부터 모여서 기획 개발해낸 합작품이라는 점”이라며 “TF팀이 CJ오쇼핑 캐비어 라인 제품 개발을 위해 구성된 만큼, 추가적인 제품 개발을 위한 베이스 실험을 통해 더 나은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틈새시장? 잘 찾아보면 새로운 시장도 많다
특화 전략이란 무엇인가를 솔선수범해 보여주는 기업도 있다. 봉독, 태반 등을 이용한 특화 화장품으로 유명한 동성제약은 최근 신제품으로 정수리 소취제 ‘데오스칼프’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말 그대로 정수리 냄새를 없애주는 제품인데, 특별한 홍보 없이도 벌써부터 히트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 향료전문회사 사라보와 기술제휴를 통해 ‘키스를 부르는 향’ ‘백허그를 부르는 향’ ‘자신감을 부르는 향’ 등 3가지 향으로 개발된 데오스칼프는 지난 10월 출시한 이후 자사몰(www.deoscalp.co.kr)에서만 판매해 왔다.
그런데 입소문을 타고 소셜커머스 쪽에서 먼저 접촉해 와 현재 대표적 소셜커머스인 티몬에서도 판매 중이다. 또한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필수 앱인 카카오톡 '선물하기' 코너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굳이 소문내지 않아도 알음알음 찾아주고 9,900원으로 평균 3,000원 대인 카톡 선물치곤 비싼 가격임에도 꽤 많이 팔리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전망이 밝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 동성제약 데오스칼프 라인 |
그간 정수리 냄새만을 잡는 소취제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대개 본인이 사용하는 향수 등을 이용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크게 효과를 볼 수도 없고 비용 대비 효율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데오스칼프는 이런 점에서 특화된 상품으로서 가치가 있다. 특히 요즘 신세대들을 겨냥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 시장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원래 이 제품은 여성을 대상으로 기획됐지만 3가지 향 중 ‘자신감을 부르는 향’은 남성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동성제약 관계자는 전했다. 동성제약이 버블비의 대박신화에 이어 또 다른 대박 상품 반열에 데오스칼프를 올려놓을 지 주목된다.
동성제약 홍보팀 관계자는 “정수리 냄새를 ‘올킬’하는 디지털 퍼퓸인 데오스칼프는 그동안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정수리 냄새를 완벽하게 잡아주는 효과가 탁월하다”며 “데이트가 잦은 20~30대 여성과 깔끔한 이미지를 원하는 남성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관이 명관, 고유 한방의 최고봉 ‘산삼’으로 승부한다
한국화장품이 최근 야심차게 내놓은 ‘산심 백년삼 배양근 에센스’는 방판 유통 채널의 특성을 바탕으로 기획 출시된 제품이다. 우리 민족이라면 누구나 듣기만 해도 ‘혹 하는’ 산삼, 그 가운데서도 천종삼 추출액을 원료로 만들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화장품은 공인된 기관을 통해 110년 된 천종삼을 구입, 이를 배양해 추출물을 얻은 후 유효성분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특수용기를 개발해 그 안에 에센스를 담았다.
더불어 산삼 배양근 외에 피부를 윤택하게 하는 옥정수를 100% 담았고 황제를 위

▲ 한국화장품 산심 백년삼
배양근 에센스 |
한 진상품이었던 녹각영지, 자연산 꿀인 석청 등을 첨가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산심 백년삼 배양근 에센스’는 산삼 배양근의 강력한 피부회복 성분으로 푸석해진 피부를 건강하고 화사하게 해준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한국화장품 홍보 관계자는 “아직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소비자 반응에 대한 명확한 자료는 없지만 업체 측이 홍보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리뷰와 품평을 통해 간접적으로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18만 원이란 고가에다 산삼 추출물 성분이라는 점에서 유통 채널로는 방판이 안성맞춤이다. ‘긴가민가’ 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1:1 상담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 제품이 향후 큰 성공을 거둔다면 주력 유통 채널의 특성에 가장 적합한 제품을 찾아내기 위한 기획력이 이뤄낸 결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한국화장품 홍보팀 관계자는 “산삼 중에서도 사포닌 함량이 가장 많다는 110년 된 천종삼 조직을 고스란히 배양해 만들어낸 만큼 그 제품력에 대해서는 크게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며 “현재까지 소비자 반응을 볼 때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